무덤의 돌들이 왜 청계천의 다리가 된 걸까?

무덤의 돌들이 왜 청계천의 다리가 된 걸까?

2016.11.29. 오후 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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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물길, 청계천.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명소지요.

아름다운 물길을 따라 놓인 수많은 다리들 또한 훌륭한 볼거리!

그 중 서린동과 다동을 잇는 광통교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요.

광통교를 받치고 있는 돌들이 본래 무덤에 있었다는 사실!

도대체 왜 무덤에 있어야 할 돌들이 청계천의 다리가 된 것일까요?

조선 건국에 큰 공을 세웠던 왕자 이방원.

그는 배다른 동생 이방석이 세자로 책봉되자 정적들에게 복수를 다짐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소외시켰던 정도전과 세자 방석마저 숙청해 버리고 마는데요.

하지만 복수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방원이 끝까지 복수를 다짐했던 사람은 이미 세상을 떠난 태조의 계비 신덕왕후 강씨!!

이방원은 정동에 있던 신덕왕후의 묘 정릉을 사대문 밖으로 옮겨버렸는데요.

때문에 오늘날까지 이곳을 정릉동이라 부르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이것으로 분이 풀리지 않았던 것일까요?

이방원은 정릉에 있던 병풍석을 모조리 뜯어 청계천에 가져와 다리로 만듭니다.

때문에 정릉은 다른릉과 달리 오늘날까지 병풍석이 없는 릉으로 남게 되었고 왕후의 무덤에서 하루아침에 다리가 되어 사람들의 발에 밟히는 운명을 맞게 된 것이지요.

해방 후 이뤄진 복개사업으로 땅 밑에 묻혔던 광통교!

지난 2005년 청계천과 함께 그 모습을 되찾았지만 신덕왕후의 병풍석도 다시금 사람들의 발에 밟히는 얄궂은 운명에 처하게 됐는데요.

광통교에 올라 아름다운 청계천을 바라볼 때마다 신덕왕후의 명복을 빌어 주는 것은 어떨까요?

아름다운 다리에 서린 태종과 신덕왕후의 한!

광통교에는 권력을 탐했던 권세가들의 야망과 한이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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