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이야기가 담긴 '원각사지십층석탑'

왕의 이야기가 담긴 '원각사지십층석탑'

2016.08.22. 오전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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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에 위치한 탑골공원

이곳에는 수많은 역사의 흔적들이 남아있는데요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국보 제2호에 지정된 원각사지 10층 석탑

불교가 억압받던 조선시대.

사찰이 남아나지 않을 만큼 불교는 쇠락하고 있었는데요

어떻게 이곳에 새로운 석탑이 생겨날 수 있었던 것일까요?

조카였던 단종을 폐위시키고 왕이 된 세조.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자 세조에 대한 민심 또한 흉흉해졌는데요.

세월이 흐를수록 죄책감으로 괴로워했고 건강 또한 나빠져 온 몸에 종기가 돋아나기 시작합니다.

결국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 위해 오대산에 머물던 세조는 한밤 중에 개천에 나와 몸을 씻었고 그곳을 지나던 동자 하나가 다가와서 말을 겁니다.

"등을 문질러 드릴까요?"

"마음이 있거든 이리 오너라"

등을 문지르자 종기 때문에 가려웠던 세조의 등이 한결 나아졌고 세조는 흡족해하며 동자에게 말했습니다

"임금의 등을 문질렀다는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그러자 동자는 대답합니다.

"대왕께서도 문수동자를 친견했다고 말씀하시지 마십시오"

문수동자라는 말에 세조는 놀라서 돌아봤지만 동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문수동자란 동자의 모습을 한 문수보살이라는 뜻으로, 불교에서는 최고의 지혜를 상징하는 보살

이후 세조의 병은 깨끗이 나았고 본궁으로 돌아온 세조는 원각사와 석탑을 세웠는데요.

세월이 흐르면서 제 모습을 잃어버리기도 했지만 1946년 미군 공병대에 의해 복원되어 불심으로 병을 이겨낸 왕의 이야기를 오늘날까지 전하고 있습니다

후회와 가책으로부터 자유를 얻었던 세조

원각사지석탑에는 죄책감으로부터 구원을 얻은 왕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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