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가 품은 타임머신 '불복장'

부처가 품은 타임머신 '불복장'

2015.09.07. 오전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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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5년 조선,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갔다가 10여 년 만에 돌아온 인조의 아들, 소현세자.

하지만 그는 귀국한지 두 달 만에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됩니다.

결국 세자빈이 역모의 주범자로 처형 되었고 소현세자의 자녀들도 제주도로 유배를 가게 됩니다.

네 살의 나이에 유배를 시작한 소현세자의 아들, 경안군.

후에 경안군의 아내가 된 허씨는 고된 유배생활과 역모죄로 목숨이 위태로운 남편의 무병장수를 빌며 금빛 부처상에 간절한 소망을 담아 봉인 합니다.

부처가 품은 타임머신, 불복장이었습니다.

전라도 송광사에서 새로 금칠을 하기 위해 불상을 옮기던 중 엄청난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불상 안에서 조선 중기의 역사를 증명하는 유물이 450여 점이나 발견 된 건데요.

이 중, 모든 이의 눈길을 끈 보물은 바로 소현세자의 며느리이자 경안군의 아내, 허씨가 봉인한 옷들.

쪽빛 저고리 안에는 불상이 만들어진 날짜와 도움을 준 사람들의 이름이, 여성들이 입던 조끼인 '배자' 안에는 건강과 장수의 기원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부처의 영혼을 담기 위해 진귀한 보물들을 불상 안에 비밀스럽게 담아 두는 '불복장'.

유물과 함께 불상 안에 넣은 갖가지 향료들이 방충작용을 하기 때문에 복장유물들은 좀이 슬거나 상하지 않아 뛰어난 문화재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데요.

현재 우리나라 국보나 보물 중 약 40퍼센트가 불상 안에 있던 복장유물이라고 합니다.

수백 년의 시간을 넘어 우리의 역사를 고스란히 만나게 해주는 부처가 품은 타임머신!

불복장은 우리의 소중한 유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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