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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허브, 연약지반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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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04-12-22
■ 기획의도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바다 매립지와 같은 연약지반을 개척해 국토로 활용하는 국책사업이 추진돼 왔다. 그런데 연약지반은 대형 건설 공사를 하기에 앞서 지반 속에 있는 수분을 제거하는 일이 우선돼야 한다. 연약한 지반 위에 대형 구조물이 들어설 경우 지반이 침하돼 구조물 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약지반의 수분을 제거하는 연약지반 개량 공법으로 PBD 공법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PBD 공법은 PBD 배수재를 연약지반 속에 심어 두면 토압의 영향으로 배수재가 땅 속의 물을 배출해내는 원리이다.

그런데 부산 신항만 건설 공사 등 국내 주요 SOC 사업 현장의 PBD 배수 공사가 매우 허술하게 진행돼온 사실이 지난 7월부터 지속적으로 계속돼온 YTN 8585팀의 취재 보도로 확인됐다. 8585팀이 제기한 PBD 배수 공사의 각종 문제점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집중 제기돼 그 부실성이 사실로 확인됐으며 건설교통부도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또 PBD 배수재와 관련해 석달 동안 수사에서 무혐의 처리를 내렸던 검찰도 송광수 검찰총장이 재수사 의사를 밝힘에 따라 재수사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PBD 배수 공사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온 YTN은 해외 선진국으로 눈을 돌려 그 대안을 모색하고자 이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해외 선진국에서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얼마나 철저히 PBD 배수 공사를 진행하는지 또 이들이 PBD 배수 공사를 왜 그토록 중시하는지를 취재함으로써 우리 국책사업 지반 배수 공사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아울러 현재 부산 신항과 인천 공항 확장공사 등 등 국책사업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배수재는 문제가 없는지 국내외 전문가들의 취재를 통해 알아본다.

싱가포르와 네덜란드는 바다 매립지와 같은 연약지반을 단단하게 잘 다져 세계적인 공항과 항만을 건설한 나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바다 매립지를 메워 건설된 싱가포르의 창이공항과 싱가포르 항만, 또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항만 등은 PBD 공사를 허술하게 했더라면 오늘날 그 명성은 없었을 것이다.이들 나라의 PBD 배수 공사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우선 이들 나라는 연약지반 개량 공사의 중요성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연약지반 개량 공사를 전체 공사의 지극히 일부로만 인식하고 있는 우리와는 전혀 다르다.

그 중요성을 잘 알기에 공사의 매 과정이 매우 꼼꼼하게 진행된다. 이들 선진국들은 또 어떤 원칙이 있으면 이 원칙을 철저하게 지킨다. 철저한 원칙 준수는 배수재의 품질 검사 과정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국내 배수재 공인 검사기관인 한국원사직물시험연구원의 경우 검사 방법을 임의로 바꾸거나 이미 폐지된 검사법으로 검사를 하는가 하면 검사 성적서를 허위로 발급하기도 했다. 이 모든 일들이 싱가포르의 국가공인 검사 기관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선진국들은 우리로서는 답답할 만큼 원칙을 지킨다.

배수재와 관련된 문제들은 결국 돈 문제로 연결된다. 시공업체 등은 배수재의 납품단가 조작을 통해 수백억원대의 국고가 손실됐다는 것이 연약지반 공학박사 출신인 열린우리당 조경태 의원의 설명이다. 배수재 납품 단가 조작을 통해 차익을 남기려는 시도는 선진국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재 부산신항만과 인천공항 확장공사 등 대형 국책사업 현장에서는 칼렌더링 처리가 된 배수재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 배수재는 투수 성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칼렌더링 처리를 한 배수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을 종합적으로 취재했다. 아울러 세계적인 배수재 필터 생산업체인 룩셈부르크의 듀폰 공장을 찾아가 해명을 들어보았다. 배수재 필터 생산업체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칼렌더링 처리된 배수재가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깊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칼렌더링의 문제를 지적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주장이 일관되고 매우 설득력이 있다는 점에서 적어도 문제가 없다는 최종 연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칼렌더링 처리 배수재는 사용을 보류해야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하지만 국책사업 현장 곳곳에서 이 배수재는 그냥 사용되고 있다.

훗날 그 문제가 생길 경우 과연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기획 : 문중선 | 취재: 김승재 | 촬영: 한원상 | 오디오: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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