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

2015.09.03. 오전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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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9월 정기국회 개막을 맞아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섭니다.

오늘 연설은 이 원내대표가 지난 5월 취임한 이후 첫 대표연설인데요,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정의화 국회의장님과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여러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이종걸입니다.

광복 70년, 선조들이 목숨을 바치며 되찾은 이 나라를 우리가 잘 가꾸고 있는지 되돌아봅니다. 지금 우리 국민의 삶은 한 마디로 팍팍합니다.

아이들이 태어나지 않는 나라, 학생들이 사교육과 입시교육에 지쳐 웃음을 잃은 나라, 청년들이 결혼을 기피하고 애도 낳고 싶지 않고 살고 싶지 않은 나라, 장년들이 장시간 노동과 불안정한 비정규직 해고의 위협에 시달리는 나라, 노인은 가난에 찌들리고 자살로 내몰리는 나라, 여성은 불평등에 시달리며 유리천장을 올려다보는 나라, 장애인은 처절하게 인권과 기본권을 주장해야만 하는 나라, 다문화가정은 차별과 편견, 차가운 시선에 시달리는 나라, '가만히 있으라'던 말에 가족을 덧없이 떠나보내고 진실규명조차 되지 않아 가슴만 치는 세월호 유족의 나라, 목숨 걸고 지킨 나라에서 버림받은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나라,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에서 국가의 존재 이유에 의문이 드는 나라, 지금 이 나라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불안에 시달리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더 힘들었던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이 있습니다. 일제치하에서 태어나 보릿고개를 견디고, 6.25에는 총을 들고 조국을 지켰고, 전후에는 삽을 들고 전후복구에 앞장섰고, 베트남과 독일에 가서 근대화의 종잣돈도 마련했습니다.

근대화,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를 이룬 어르신들. 우리에게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제 이 자산을 바탕으로 다시 도약해야 합니다.

남북대화로 더 튼튼한 평화로서 만들어야 합니다. 1945년 9월 2일,미 해군 미주리함에서 일본의 항복문서 조인식이 있었습니다. 일본이 법률적으로 정한 우리의 전승일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은 거기에 배제됐습니다.

1932년 윤봉길 의사에게 진 날이었습니다. 맞은편 전승국 테이블 빈자리는 풍천노숙을 마다하지 않고 독립국가를 건설하려했던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투쟁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바로 얼마 전 광복절 경축사에서 올해를 건국 67주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1910년 일제의 주권침탈 이래 36년 동안 가열차게 전개됐던 우리 민족의 치열한 항일투쟁의 중요성을 폄하하는 것이자, 헌법에도 규정된 상해 임시정부의 법통을 훼손하는 잘못된 역사의식을 보여준 것입니다. 항일투쟁으로 스러져간 독립투사들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복 70년을 맞이한 지금, 한반도는 여전히 둘로 허리가 끊겨있고 강대국의 틈바구니에 끼어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역사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더 이상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 해서는 안됩니다. 지난 8월의 남북대치는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음을 확인하는 기회였습니다.

대통령의 인내와 결단에 이 기회를 빌어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 남북 협의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습니다. 지난 남북관계는 잃어버린 7년이었습니다. 정부는 잃어버린 7년을 조속히 회복하고, 장기적 대국적 전략으로 통일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산가족상봉을 정례화 하고 규모도 키워야 합니다. 남북간 민간교류협력사업을 다시 궤도에 올려놓고, 북방경제를 추진해야 합니다. 북방경제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입니다.

장관급회담이건 통통라인이건 남북고위급회담의 채널이 정해지면 대화의 정례화와 상설화를 위한 '회담에 관한 남북합의서'를 체결하고, 남북관계가 진전되면 개성에 가칭 '남북협력공동사무국' 설치를 제안합니다.

남북정상회담과 남북국회회담 추진을 제안합니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게 올 해가 가기 전에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열 것을 제안합니다. 공교롭게도 7.4 남북공동성명 당사자의 후예가 남북의 국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7.4공동성명의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 3대정신을 되살려 한반도평화, 한반도 공동번영, 한반도 비핵화, 남북교류활성화, 인도적 문제 해결, 이산가족문제 등 남북의 획기적인 새출발을 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여기에 계신 정의화 의장님이 제안하신 남북국회회담도 구체화하여야 합니다. 여야 원내대표를 공동대표로 한 남북국회회담준비위를 구성하여 북측에 광복 70주년을 기념한 남북국회회담을 제안하고, 그리고 올해 안에 개최하기로 합시다.

비무장지대의 평화공원구상을 실현하여 군사적 신뢰구축에 나서기를 바랍니다. 단절된 남북 군사 핫라인도 복원시켜야합니다. 우리는 8월의 대치 사태를 통해 무력도발은 어떤 경우에도 용인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위기를 해소하는 가장 유효한 수단이 대화라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우리는 평화를 위해 대화를 추진하고,대화를 통해 더 튼튼한 평화를 만들어야 합니다.그 전제는 튼튼한 국방입니다.

국방을 좀먹는 방산비리가 무더기로 적발되었습니다. 전직 해군참모총장 2명을 비롯해 63명이 기소되었습니다. 전우와 국민의 생명은 안중에도 없고 우리 안보태세를 갉아먹는 방산비리 철저히 수사해서 처벌해야 합니다정예과학군 육성을 위한 병력의 효율화와 장비의 현대화, 군조직의 선진화는 꾸준히 추진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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