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 학생도 없는데 왜 한국 축제를?

동포 학생도 없는데 왜 한국 축제를?

2016.05.21. 오후 8:3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호주 멜버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국 문화를 즐기는 축제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이 학교 재학생 중에 동포 학생은 한 명도 없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 학교에서 한국 축제가 열린 걸까요?

윤영철 리포터가 그 사연을 전해드립니다.

[기자]
색동저고리에 족두리까지, 꼭두각시 의상을 곱게 차려입은 호주 어린이들이 무대에 섰습니다.

꼬마 신랑 신부의 앙증맞은 춤사위에 관객들은 시선을 떼지 못합니다.

이번엔 다도 체험입니다.

처음 맛보는 한국의 녹차는 탄산음료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자연의 깊은 맛을 선사합니다.

멜버른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한국의 날' 축제 현장입니다.

[범현 스님 / 다도 시연자 : 오늘 이 다도체험을 아이들이 꼭 해보길 원했는데 애들이 조용히 잘 앉아서 지시를 잘 따랐고, 즐거워했습니다. 차도 맛있다고 했고요.]

[사라 돈론 / 초등학교 학생 : 오늘 정말 즐거워요. 그동안 학교에서 체험한 것과는 다른, 처음 해보는 경험이었어요.]

이 초등학교는 멜버른에서 가장 오랫동안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벌써 15년째 제2외국어 과목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한국의 날 축제가 열린 것은 처음입니다.

[마이클 루소 / 교장 선생님 : 우리 학생들은 한국인 선생님과의 교류를 통해 언어나 문화에 대한 이해 등 많은 것을 배웁니다. 오늘 한국의 날 축제는 한국 문화에 관한 것이고요. 우리에게 이런 활동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행사가 있기까지는 이 초등학교에서 6년 넘게 한국어를 가르친 동포 이채순 씨의 숨은 노력이 있었습니다.

이 씨는 학교의 유일한 한국인으로서 사물놀이와 꼭두각시 공연을 직접 가르치며 여섯 달 동안 축제를 준비했습니다.

[이채순 / 한국어 교사 : 일주일에 한 번씩 한국어 시간에는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보여줄 수가 없어서 / 한국의 날을 했으면 좋겠다, 아이들한테 우리 한국의 좋은 것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기획했습니다.]

첫 한국의 날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친 세인트 브리지드 초등학교는 이 축제를 해마다 개최할 계획입니다.

멜버른에서 YTN 월드 윤영철 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