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위로하는 한국의 손맛

어르신 위로하는 한국의 손맛

2016.05.21. 오후 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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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외 동포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것이 바로 고향의 음식이죠.

미국 워싱턴 주에서는 동포 여성들이 28년째 동포 어르신을 위한 한식을 만들고 있습니다.

큰 호응을 받자 미국 노인들을 위한 집밥 서비스까지 복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대한 부인회의 무료 급식 행사 현장, 박재영 리포터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미국 워싱턴 주에 사는 동포 어르신들이 페더럴웨이에 있는 대한 부인회 구내식당에 모였습니다.

돼지고기 볶음과 김치, 국 등 한식 밥상이 차려졌습니다.

흐뭇한 마음에 흥겨운 춤이 나오기도 합니다.

워싱턴 주 대한 부인회 회원들은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 아침부터 모여 음식을 만들고, 이렇게 동포 어르신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문우 / 동포 : 영양식을 주니까 (좋아요) 노인들이 해 먹을 수가 없잖아요. 노인들이 혼자도 살고 둘이 살아도 음식을 장만하기 힘들잖아요. 그런데 해주니까.]

워싱턴주의 한인 여성들은 워싱턴 주 한인 여성들의 권익을 높이기 위해 대한 부인회를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1988년부터 무료 급식을 시작했습니다.

근처에 마땅한 식당이 없어 한인 노인들이 모국의 음식이 그리워도 먹지 못한다는 딱한 사정을 듣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설자 워닉/ 대한 부인회 행정 위원장 : 그냥 이 밥 한 끼 먹으러 오는 것이 아니에요. (무료 급식 센터에서) 각박한 이민 사회의 모든 정보를 얻어가요. 물론 친구를 만나니까 좋고. 그러니까 외로움도 달래고 정보도 얻어가고.]

동포들의 손으로 만든 고국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이 무료 급식 행사는 한인 노인들의 성지가 됐습니다.

워싱턴 곳곳에서 노인들의 발길이 이어지자 주 정부는 연간 35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대한 부인회는 이제 한인 노인들뿐 아니라 지역 사회의 소외계층을 돕는데도 나서고 있습니다.

[이미영 / 대한 부인회 매니저 : 사회 복지 프로그램들이 점점 늘고 있고요. 동포들과 이민자들이 여기 와서 살면서 부족함이 없이 편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이고 계획입니다.]

지역 복지기관이 되기 위해 미국 노인들에게 미국식 집밥을 대접하는 서비스까지 확대하고 있습니다.

인종을 넘어 노인이면 누구나 느끼는 외로움과 고독을 덜어주기 위해서입니다.

[진 나듀 / 터코마 시민 : 저는 이 프로그램이 워싱턴 주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식도 맛있고 음악도 좋고 모든 것이 좋습니다.]

소외된 이들을 따뜻한 밥과 정으로 위로하는 대한 부인회는 한인 사회는 물론 지역 사회를 대표하는 사회복지단체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시애틀에서 YTN 월드 박재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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