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교과서] "4시간 일하면 카트 가득 음식을"…월드 하베스트

[세상교과서] "4시간 일하면 카트 가득 음식을"…월드 하베스트

2016.01.30. 오후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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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업들의 기부를 받아 빈곤층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푸드뱅크 운동은 전세계적으로 많이 확산이 돼 있는데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는 좀 특별한 방식으로 운영하는 푸드뱅크가 있습니다.

음식을 가져가는 사람들에게 이곳에서 일을 하거나 소액의 기부를 하도록 유도하는 건데요.

어떻게 운영을 하는지 김은경 리포터와 함께 가보시죠.

[기자]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월드 하베스트 푸드뱅크입니다.

사람들이 차에서 청바지를 내리고 있네요.

이곳에서는 음식뿐만 아니라 각종 생활필수품도 기부를 받고 있습니다.

[글렌 크라도 / 월드 하베스트 사장 : 이 바지들은 업체에서 제작한 지난 시즌 것들입니다. 시즌이 지나서 판매하지 않는 것들을 저희에게 기부한 것이고, 저희는 필요한 가족들에게 줄 수 있어요.]

청바지 뿐 아니라 다양한 식품과 야채, 과일에서부터 생필품까지 대형 슈퍼마켓과 기업들이 기부한 물건들이 가득합니다.

기부한 기업들은 세금을 감면받고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소액의 운영비만 내면 물건을 가져갈 수 있는데요.

하지만 산체스 씨는 돈을 내지 않고, 일주일에 4번이곳 계산대에서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쉘라 산체스 / 봉사자 : 이곳에서 먼저, 돈을 절약할 수 있고요. 채소 종류의 음식이 많아서 건강에도 좋아요.]

이곳에 오는 많은 사람들이 산체스 씨 처럼 일을 합니다.

혼자 올 경우 4시간, 두 명이 올 경우 각각 2시간 정도씩 일을 하면 카트 한 가득 물품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일손이 많이 필요한 푸드뱅크 운영에도 도움이 되고 물건을 가져가는 사람의 마음도 편해지는 일석이조의 운영방식입니다.

9년 전, 월드 하베스트를 설립한 크라도 씨는 모든 사람들이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조건이 달린 기업후원금을 포기했습니다.

[글렌 크라도 / 월드 하베스트 사장 :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제한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시민권자여야 하고, 불법체류자는 안되고, 다른 서비스를 제공받으면 안 되는 등 이곳을 이용해야하는 사람들에 대한 제한이 있었죠. 그래서 그 지원금을 돌려주었어요.]

이후 굳이 봉사를 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30달러만 내면 카트 가득 상품들을 가져갈 수 있게 했는데요.

[마리아 말티사 / 손님 : 다른 마켓들과 비교해보면 이곳은 정말 가격이 저렴한 거죠. 이 가격에 엄청난 양의 음식을 제공하니까 그렇게 자주는 오지 않아도 됩니다.]

20년 전에 이민 온 버나드 씨 가족 역시 수년 째 이곳을 이용하고 있는데요.

온 가족이 나들이하듯 이곳을 찾아 기부금을 내고 쇼핑을 즐깁니다.

[엘리자베스 버나드 / 손님 : 한 달에 한두 번 찾고 있습니다. 다른 마켓들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어서 주기적으로 찾는 곳입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만도 하루에 200여 명.

그간 45,000여 가족들에게 음식을 제공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는데요.

이곳은 이제 더 큰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군요.

[글렌 크라도 / 월드 하베스트 사장 : 어린이들이 학교에 가기 전에, 또는 학교를 마치고 부모님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에게 따뜻한 수프와 음식을 제공하는 곳을 마련하는 것이 제 다음 목표입니다.]

봉사와 기부로 운영되는 월드 하베스트 푸드뱅크.

차별 없이 모든 지역 주민과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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