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베이징 전통가옥 지구의 낡은 다섯 가옥이 티 하우스로 변모해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베이징 전통가옥 지구의 낡은 다섯 가옥이 티 하우스로 변모해

2017.06.22. 오후 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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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베이징 전통가옥 지구의 낡은 다섯 가옥이 티 하우스로 변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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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세상 속 건축디자인(다섯 개의 가옥이 하나의 연속된 회랑으로 한데 엮어진 베이징 후퉁 티하우스(Tea House in Hutong)
과거의 역사를 끌어안고 옛 건물을 활용할 수 있는 촉매제로 작용하며, 후퉁과 쓰허위엔의 바람직한 변화 가능성을 오롯히 제시해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베이징 전통가옥 지구의 낡은 다섯 가옥이 티 하우스로 변모해

중국 베이징의 구 성내를 중심으로 좁은 골목길이 빼곡하게 들어선 후퉁 지구의 낡은 전통 가옥이 세련된 티 하우스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새롭게 리모델링되기 전 기존 건물은 450㎡ 면적에 L자형 구조로 5개의 오래된 전통 가옥이 노후한 채 비어있었다. 건물의 관리는 부실했고 가옥의 일부 구조는 부식되고 썩고 있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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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정을 중심으로 사방이 집채로 둘러싸인 베이징의 전통 가옥 양식인 쓰허위엔(사합원)은 재개발로 인해 점차 사라지고 있고, 일부 건축가들에 의해 그 양식이 인정되고 새로운 실험 공간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현실이었다. 후퉁 티 하우스 역시 이러한 인식 하에 과거의 전통 가옥의 양식을 인정하고 필요한 부분만 개선하는 디자인 작업으로 진행된 프로젝트였다. 건축 설계는 베이징을 기반으로 한 젊은 건축가 한웬창과 그의 스튜디오가 맡아 작업을 수행했다. 약 10개월간의 설계기간과 11개월간의 공사 기간에 걸쳐 건물은 전혀 다른 공간으로 바뀌었다. 전통 가옥을 기반으로 리모델링된 티 카페는 사람들이 차를 마시면서 독서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로 디자인된 것이다. 각각의 공간은 메인 출입구로 들어서면 회랑의 동선을 통해 4개의 티룸과 2개의 다이닝룸, 북카페, 오피스, 스토어룸 등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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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후퉁 티하우스의 의미 깊은 변화는 고 가옥의 기존 데이터를 분석하고 오래된 것을 수리한다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작업 전개 과정에서 건축가는 건축물의 나무 구조와 회벽돌의 크기를 세세하게 분석하였고, 결과적으로 대지의 북쪽 날개 부분이 청 왕조 이전에 존재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반면에 동쪽과 서쪽 가옥은 이미 목재 구조가 썩어가고 있었고, 70~80년대에 주택들을 한차례 리모델링했어야 한다는 사실도 도출하였다. 남쪽의 목재 구조 역시 수리를 필요로 했다. 한편, 전통 가옥을 리모델링할 때 가옥의 수명과 재정적 상황, 역사적 가치 등을 고려해야 했기에 디자인 작업은 제한적이고 선택적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디자인을 맡은 건축가는 심각한 개선을 필요로 하는 북쪽 가옥의 경우 외관을 손상시키지 않고 벽돌만 교체하는 식으로 가볍게 보수했다. 남쪽 날개 부분은 지붕과 벽을 부분적으로 개조하여 실의 기본적인 형태를 변형했다. 동쪽과 서쪽 날개는 우선 건물을 철거한 후 목재 구조와 끝이 뾰족한 지붕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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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옥을 리모델링하면서 건축가는 무엇보다 새로운 환경이 기존의 건물에서는 만족시킬 수 없었던 편안함을 공간에 반영하고자 했다. 우선적으로 외부 온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건물이 완전히 닫혀져야 했는데, 건물의 시각적 구조를 유선형으로 바꿈으로써 해결했다. 결과적으로 마당이 있던 곳은 매력적인 회랑이 되었고, 과거의 전통 유산이 현대적인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탈바꿈될 수 있었다. 마당을 덮은 유선형의 구조물 덕에 근사한 5개의 가옥은 서로 연속된 내부 공간을 덤으로 얻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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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전통 가옥의 화랑은 절반이 안쪽에 있고 나머지는 바깥에 있는 형태로 높낮이가 서로 달랐다. 외부로 새롭게 확장된 화랑은 다소 좁아졌지만 화랑 내부의 흰색 공간은 각각의 실을 연결시켜주는 매끄러운 동선으로 작용한다.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화이트한 회랑과 더불어 구조물이 그대로 노출된 천장, 벽면을 감싸는 회벽돌과 고재 기둥 등을 통해 오래된 가옥의 정취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옛 건물의 썩은 목재를 대체한 강철 구조 빔 기둥 역시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이 함께 공존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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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안뜰의 경우 마치 중정처럼 3개의 무작위적인 호로 구분되어 있다. 안뜰에 자리 잡은 구부러진 회랑은 3개의 티룸에 각자 독립적인 경관을 선사하며 공적 풍경을 사적인 것으로 변화시킨다. 중정이 있던 공간의 일부는 투명한 곡선형 유리 커튼으로 마감하고 안쪽에 대나무를 심어 시간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자연스럽게 내부에서는 제법 운치 있는 대나무 정원을 만끽할 수 있고 중정은 외기에 노출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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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는 오래된 베이징의 도시의 모습이 역사적으로 풍부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복잡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음을 직시한다. 면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해 일정한 재정적 수입으로 도시의 역사적 가치를 유지하기도 하지만, 시설의 제약 없는 사용은 도시를 다채로운 예술 패턴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관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구시가지 주민들에게 역사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 사이에서 조화로운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동시에 부여한다. 주민들이 두 가지 가치관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을 잡을 수 있는지에 따라 풍요로운 환경이 조성될지 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건축가 한웬창은 “새로운 삶과 그 형식은 역사를 끌어안고 옛 건물을 더욱 활발히 활용하기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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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후퉁 티하우스는 기존의 가옥에 녹아든 여러 가지 삶의 모습과 어두웠던 과거의 건축 양식, 현대적인 디자인이 서로 절묘하게 융화되어 현재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그 작업의 면모에는 과거의 건축 양식을 인정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도록 적절한 리모델링을 가함으로써 점차 사라져가는 후퉁과 쓰허위엔의 미래 방향성을 오롯이 제시하고 있음을 찾아볼 수 있다. >>Han Wen-Qiang Founder and Principal Architect of ARCHSTUDIO, 자료_ Archstudio, Photo by Wang Ning, 기사 출처 News Source_ AN newspaper(AN news group) 제공

안정원(비비안안)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annews@naver.com
제공_ 에이앤뉴스 건축디자인 대표 네트워크신문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베이징 전통가옥 지구의 낡은 다섯 가옥이 티 하우스로 변모해

Design Team:Han Wenqiang, Cong Xiao, Zhao Yang/ ARCHSTUDIO
Location: East District, Beijing, China
Use: Tea House
Area: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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