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원의 디자인인터뷰〕 도청의 민원실과 로비가 도민을 위한 열린 사랑방 공간으로 거듭나

〔안정원의 디자인인터뷰〕 도청의 민원실과 로비가 도민을 위한 열린 사랑방 공간으로 거듭나

2017.04.12. 오전 06:4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안정원의 디자인인터뷰〕 도청의 민원실과 로비가 도민을 위한 열린 사랑방 공간으로 거듭나
AD
● 멋진 세상 속 건축디자인(경상북도청 도민사랑방(민원실 이노베이션 프로젝트)과 경상북도청 신청사 로비 디자인 프로젝트)

선비정신을 은유적으로 구현한 로비와 사랑방 개념을 도입한 개방적이면서 휴식형 민원처리 공간

“경상북도청 신청사 로비 디자인 프로젝트, 경북 정신의 상징적 표현과 스토리텔링적 공간 구성으로 향후 관공서 건축의 좋은 예로 남게 될 것”

〔안정원의 디자인인터뷰〕 도청의 민원실과 로비가 도민을 위한 열린 사랑방 공간으로 거듭나

지난해 3월 개청한 경북도청 신청사는 콘크리트 건물에 전통 한옥의 양식을 적용하여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구현하고자 한 이색적인 관공서 공간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한국적 전통성을 추구한 외관과 어우러져 민원실 이노베이션 프로젝트인 경북도청 도민사랑방과 신청사 로비 디자인 역시 주변의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라는 장소성을 기반으로 선비정신의 자부심을 반영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으로 접근하고 있다. 민원실이 그저 경직되어 있는 업무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자유롭게 방문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따뜻한 디자인을 반영하고 있다.

〔안정원의 디자인인터뷰〕 도청의 민원실과 로비가 도민을 위한 열린 사랑방 공간으로 거듭나

선비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문방사우와 사군자의 요소들을 적절히 도입한 공간 스토리는 지역의 고매한 선비정신을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거대한 붓과 벼루를 공간의 오브제로 십분 활용한 수직적 공간 축의 정수 공간은 보는 사람들을 압도하게 만든다. 도정의 청렴성을 반영한 거울과 ‘군자유구사’라는 논어 계시편의 글귀는 경북도청의 올바른 정책 방향성을 고스란히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안정원의 디자인인터뷰〕 도청의 민원실과 로비가 도민을 위한 열린 사랑방 공간으로 거듭나

35년의 오랜 대구 더부살이를 끝내고 안동에서 경상도 700년의 찬란한 영광과 자존의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신도청 시대를 열어가는 경상북도청사의 공간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하회마을과 더불어 지역 문화와 선비정신이 깃들어 있는 넉넉한 사랑방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안정원의 디자인인터뷰〕 도청의 민원실과 로비가 도민을 위한 열린 사랑방 공간으로 거듭나

안정원(에이앤뉴스 발행인) : 국내 관공서 실내 공간의 현황을 살펴본다면, 기존의 건축을 토대로 한 일반적인 마감과 경직된 공간 디자인으로 단순히 업무처리를 위한 곳이 허다하다. 이에 비해 경북도청사의 실내 공간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스토리텔링과 도정의 확고한 방향성과 지역주민을 화합하는 넉넉한 디자인 개념이 두루 공간에 적용되어 있다. 최근 개방 ‧ 휴식형 공간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경북도청의 로비와 도민 사랑방 프로젝트는 처음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그 속에 어떠한 디자인 개념이 적용되어 있는지 설명해 달라.

〔안정원의 디자인인터뷰〕 도청의 민원실과 로비가 도민을 위한 열린 사랑방 공간으로 거듭나

장순각(한양대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교수) : 최근 몇 년 사이 지방자치단체의 거점이나 공기업의 본사 등 공공건축물이 지방으로 이전하여, 새로이 오픈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턴키방식의 디자인 선정 과정이나, 기획자들의 전문성 결여 등으로 인하여 건축 자체가 가지고 가야 할 질적인 측면이 고려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공간 자체가 추구해야 할 철학적 표현의 부재와 정체성의 결여로 이어져 선진국의 문 앞에 서있는 한국 건축의 방향성에 의문 부호를 남긴다. 공간을 구축하는데 필수인 설계, 디자인 전문가, 사용 주체인 주민, 그리고 개발의 축인 발주처의 적극적인 협력과 참여가 필수적인 상황임에도 발주처 중심의 상식적 편견이 우선되다 보면, 이내 그 공간은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게 된다.
경북도청은 건축 자체의 권위적 모습으로 크게 호불호가 갈리는 상황이지만, 지역적 명소로서 자리매김한 부분은 인정받을 만하다. 도청이 이전할 무렵, 내부 공간에 경상북도의 정체성을 표현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외관의 전통적 모습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일반적 마감의 내부 공간을 리-디자인하면서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인근의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의 장소성을 차치하고라도 경북하면 떠올리게 되는 어떤 방향성이 스토리가 될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아 나갔다. 그래서 나온 것이 바로 ‘선비정신’이고, 이는 청렴과 봉사로 이어지며 궁극의 자부심으로 끌어올려지기를 원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중앙의 선비의 붓, 매화 문양을 3D 프린팅으로 재해석한 입체 문양, 그리고 한지를 재해석한 전시 모듈 등이 개발되었고, 동선에 따라 배치되었다. 이후 1층에 위치한 민원실 공간을 새롭게 만드는 프로젝트가 실행되었는데, 기존 도청의 딱딱한 사무공간을 탈피하여, ‘찾아가는 민원실’, ‘휴식과 기억으로서의 민원실’을 목표로 디자인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름도 ‘도민사랑방’으로 개명되었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개방·휴식형 민원처리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안정원의 디자인인터뷰〕 도청의 민원실과 로비가 도민을 위한 열린 사랑방 공간으로 거듭나

안정원 : 안동이라는 특별한 지역적 특색을 내부 공간 개념으로 끌어들였는데 그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이며 접근 방식은 어떻게 진행하였는가. 또한, 관공서 공간에 적용되기 쉽지 않았던 선비정신의 구현 방식과 붓, 벼루 등의 오브제의 구현 과정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밝혀주길 바란다. 구체적인 공간 스토리텔링이 적용 내용은 어떠한가.
장순각 :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지만, 그래도 디자인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주셨던 도지사님과 부지사님, 한은정 담당 사무관님 덕분에 경북도청의 로비와 도민 사랑방 프로젝트가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다. 공간 스토리텔링을 설명하자면, 원래 도청의 외부 주출입구부터 조경과 상징 조형물, 사인, 환경디자인 등을 거쳐서 여러 스토리를 경험하고, 로비에 들어오는 시나리오였는데, 예산과 공사기간 등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공하기로 하여, 로비와 민원실을 우선 만들게 되었다. 스토리의 중심은 “선비 정신을 사군자의 의미와 여러 전통적 표현의 현대화를 통하여 공간의 스토리로 표현한다”이고, 이를 순차적으로 경험함으로써 경상북도의 미래 방향성과 주민 친화적 공간, 그리고 디자인적 정체성을 느끼게 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였다. 사군자와 문방사우는 각각의 형태와 의미를 독자적으로 갖고 있어서 공간에 의미를 표현하는 각자의 스토리를 전개해준다.

〔안정원의 디자인인터뷰〕 도청의 민원실과 로비가 도민을 위한 열린 사랑방 공간으로 거듭나

안정원 : 경북도청의 상징적인 외부 공간과의 관계성 해석은 어떻게 풀어갔는가. 또한, 경북도청 실내 공간에 적용된 환경 친화적인 디자인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인지 설명해달라.
장순각 : 외부 공간은 목조건축 특유의 한국 전통성을 형태적으로만 현대화시켰다. 그 스케일이나 기단 등 축조 방식과 건축적 가치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그래서 외부 도착지점(Main gate)부터 주민들의 동선에 따라 스토리 포인트를 두고, 이러한 시퀀스들을 이어가면서 로비 중앙의 선비의 붓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구축했다. 가급적 최대한 목조 특유의 디테일과 전통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할 수 있는 부분에 주안점을 갖고 디자인했다.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볼 때, 일단 모든 재료는 리사이클이 가능한 목재, 금속, 석재 등 기본 재료를 활용하였고, 실내 공간에 자연을 끌어들인 작은 정원을 두어 포토 스포트(Photo Spot)를 형성하였다.

〔안정원의 디자인인터뷰〕 도청의 민원실과 로비가 도민을 위한 열린 사랑방 공간으로 거듭나

안정원 : 경북도청 도민사랑방과 로비는 현재 어떠한 방식으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설명해 달라. 또한, 경북도청 실내공간을 설계한 공간디자이너로서의 입장과 견해, 반영하지 못했던 점과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는가.

〔안정원의 디자인인터뷰〕 도청의 민원실과 로비가 도민을 위한 열린 사랑방 공간으로 거듭나

장순각 : 우선 하회마을과 병산서원과의 관광 연계성은 성공적이다. 굳이 민원 업무가 아니더라도, 예천과 안동에 오면 꼭 들르는 장소가 되었다. 특히 도민사랑방(민원실)은 찾아가는 민원 업무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휴식의 장으로 활용되어 기존의 관공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공간으로서의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공무원들이 주민과의 소통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민심 파악의 공간으로서도 활용되고 있다.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외부 조경과 환경디자인, 그리고 상징 조형물 등이 선비 정신의 스토리텔링 역할이 아직은 좀 약하다는 점이다. 이를 경험하고, 로비 중심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선비의 숲’이나 ‘민심의 못’ 등 여러 개념이 순차적으로 적용되리라 생각한다.

〔안정원의 디자인인터뷰〕 도청의 민원실과 로비가 도민을 위한 열린 사랑방 공간으로 거듭나

안정원 : 국내 관공서 건축의 실내 공간 디자인과 환경 디자인에 대한 공간디자이너이자 건축가로서 견해는 어떠한가. 또한, 발주처인 경북도청에 바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밝혀 주길 바란다.
장순각 : 턴키방식은 시공→건축→실내공간→디테일의 역순 방식의 도급 형태이다. 그러다 보면 토목과 조경, 건축에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실제 사용자들이 경험하게 되는 실내 공간이나 환경 디자인, 콘텐츠로서의 조경 디자인 등에는 아주 일반적인 개념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는 사용자의 감동이 없는 공간으로 귀결된다. 외부에서 내부가 아니라 내부에서 외부, 그리고 내외부가 동시에 고려되는 새로운 설계경기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큰 그림의 마스터플랜을 바탕으로, 경북도청이 매년 순차적으로 선비 정신을 담은 고귀한 그릇으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디자인 총괄은 장순각 한양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교수 + ㈜제이이즈워킹/ 송종현, 위치는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도청대로 455 경상북도청, 용도는 복합문화적인 민원카페, 시공은 에이스건설, 사진은 박완순, 박상국, 자료 ㈜제이이즈워킹 제공

안정원(비비안안)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annews@naver.com
제공_ 에이앤뉴스 건축디자인 대표 네트워크신문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