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훈데르트바서의 ‘더 그린 시티’ 이야기 1.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훈데르트바서의 ‘더 그린 시티’ 이야기 1.

2017.03.29. 오후 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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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훈데르트바서의 ‘더 그린 시티’ 이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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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세상 속 건축디자인(아트 앤 컬처 스토리)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시도한 화가이자, 건축가, 환경운동가인 훈데르트바서의 ‘더 그린 시티’ 이야기 1.
“자연에는 직선이 없으며, 인간은 이 땅의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자연스럽게 살아가야 한다”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훈데르트바서의 ‘더 그린 시티’ 이야기 1.

독특한 예술세계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해 노력했던 훈데르트바서의 서울전이 지난 3월 1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렸다. 전시의 주제로 내걸은 ‘더 그린 시티(The Green City)’처럼 화가이자, 건축가, 환경운동가로 활동해온 훈데르트바서(1928~2000)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창조적이고 매혹적인 작업을 선보여 왔다.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훈데르트바서의 ‘더 그린 시티’ 이야기 1.

“혼자 꿈을 꾸면 꿈에 그치지만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그것은 새로운 세상의 시작입니다.” 훈데르트바서의 말처럼 평생을 평화주의자이자 자연주의자로 살며 자연과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을 실현하고자 했다. 이는 1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유대인인 어머니와 함께 제2차 세계대전 중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으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경험에 기인한다. 스스로 개명한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 역시 ‘평화롭고 풍요로운 곳에 흐르는 백 개의 강’이란 의미처럼 훈데르트바서는 전 생애에 걸쳐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실천하고자 하였다.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훈데르트바서의 ‘더 그린 시티’ 이야기 1.

강렬한 색채와 유기적인 형태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펼쳐간 훈데르트바서는 식물적 회화법이라는 독특한 작업방식으로 그린 나선형 그림들로 유명해지기 시작했으며, 20세기 말에는 건축가로서도 큰 명성을 얻었다. 유기적인 형태와 독창적인 건축 개념들이 녹아 들어가 있는 그의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 블루마우 리조트, 훈데르트바서 하우스 등의 친환경적인 건축물들은 지금도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들로 각광을 받고 있다. 훈데르트바서는 일생에 걸쳐 수많은 환경보호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원했으며, 1980년 워싱턴 D.C.시장은 ‘11월 18일’을 ‘훈데르트바서의 날’로 선언하기도 했다.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훈데르트바서의 ‘더 그린 시티’ 이야기 1.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 성황리에 마친 이번 전시는 가우디와 더불어 가장 독창적이라고 평가받는 훈데르트바서의 건축 모형, 환경에 대한 그의 신념이 담긴 포스터 작품들 등이 총 망라되어 전시된다. 훈데르트바서 비영리 재단과 오스트리아 쿤스트하우스빈 박물관의 소장품들을 중심으로 대표작 ‘타시즘을 위한 오마쥬’ ‘노란 집들-함께 하지 않는 사랑을 기다리는 것은 아픕니다’를 포함한 회화 100여점,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 등 건축 모형 작품 6점, 수공으로 제작된 태피스트리 5점, 환경포스터, 건축디자인 스케치 등 총 140여 점이 전시됐다.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훈데르트바서의 ‘더 그린 시티’ 이야기 1.

자연에서 받은 창조적 영감을 바탕으로 식물적 회화법을 통해 작업한 훈데르트바서의 회화 작품은 식물이 자라나는 것처럼 천천히 사랑하는 작업이다. 작가는 대부분의 물감을 제조했으며 주로 여행하는 곳들에서 발견한 재료를 모아 만든 색들도 작업했다. 구체적으로 작품 작업시 아프리카 한 사막에서 담아온 흙이나 프랑스 여행지 해변에서 주워온 작은 돌로 색을 만들어서 썼다. 그는 작업실을 별도로 두지 않고 자신이 머무는 곳이면 어디서든지 그림을 그렸다.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훈데르트바서의 ‘더 그린 시티’ 이야기 1.

작가의 작업 방식은 절대로 이젤을 사용하지 않았고 캔버스나, 포장지 등을 수평으로 눕혀서 작업을 한 것으로 특이하다. 수평의 것은 자연의 것이고, 수직의 것은 부자연스럽고 인공적이라는 신념을 작업을 할 때에도 고집스러울 만큼 지켜낸 셈이다. 이젤에서 그린 그림과는 달리, 훈데르트바서의 몇몇 작품들은 위, 아래가 없는 것이 특색 있다. 또한, 작가는 하나의 작품에 수채 물감, 유화 물감, 유성 펜, 아크릴, 템페라, 오일,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으며, 종이와 캔버스는 물론 프린트지, 포장지, 나무판, 천 조각, 버려진 종이 등 다양한 곳에 그림을 그렸다.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훈데르트바서의 ‘더 그린 시티’ 이야기 1.

훈데르트바서는 물감의 대부분도 직접 만들어 사용했다. 작가의 그림은 항상 조화를 강조하며, 인간과 자연의 평화로운 공존을 의미한다. 실제로 그림이 완성되면 훈데르트바서는 정원에 나가 나무나 꽃들 옆에 세워놓고 자연 속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지 살펴보기도 했다. 나선의 형태 역시 훈테르트바서의 회화 작품에 두드러지며 나선은 생명과 죽음을 상징한다. 끝없이 돌고 도는 나선을 통해 우리의 삶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이처럼 훈테르트바서는 색을 조합하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며 생명의 다양성과 무한함을 자유롭고 대담한 컬러를 통해 표현함으로써 색채의 마술라라고도 불린다.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훈데르트바서의 ‘더 그린 시티’ 이야기 1.

훈데르트바서는 직접 석판화, 실크스크린, 동판화, 컬러 목판화 등 다양한 그래픽 기법을 습득하고, 혁신을 추구하기도 했다. 특히, 쇠퇴해 가고 있던 일본의 전통 목판화, 유키오에 예술을 부활시키고 재활성화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예술을 소유하는 기쁨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그래픽 작업이었지만 결코 대량생산을 하지는 않았다. 같은 작품이라도 색의 변화를 줘서 각각의 독창적인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작업했다.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훈데르트바서의 ‘더 그린 시티’ 이야기 1.

훈데르트바서는 흐린 날, 특히 비오는 날을 좋아했다. 비오는 날에는 세상이 촉촉해지면서 본래 사물이 가진 생명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작가는 비와 관련된 주제로 그림을 많이 그렸다. 이 때문에 그 자신의 중간 이름을 독일어로 비 오는 날인 레겐탁(Regentag)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훈데르트바서의 ‘더 그린 시티’ 이야기 1.

훈데르트바서(Friedensreich Hundertwasser)_ 화가, 건축가, 환경운동가, 전시 주최_ 훈데르트바서 비영리재단, (재)세종문화회관, (재)연세문화체육재단, KBS N, 주관_ ㈜스타앤컬쳐, 이미지 ⓒ2016 NAMIDA AG, Glarus, Switzerland 자료_ SNC art & culture company 제공

안정원(비비안안)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제공_ 에이앤뉴스 건축디자인 대표 네트워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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