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인터뷰] 김영근 성균관장 “유교와 성균관을 세계화시킬 것”

[리더스인터뷰] 김영근 성균관장 “유교와 성균관을 세계화시킬 것”

2017.06.09. 오전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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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인터뷰] 김영근 성균관장 “유교와 성균관을 세계화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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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살려면, 또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발전하려면 유교가 발달해서 선비정신을 되찾는 일이 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그걸 강력하게 믿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유림회관에서 만난 김영근 성균관장의 말이다.

지난 4월 취임한 김 관장은 성균관브랜드위원회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계획을 펼치고 있다. 취임한 지 두 달이 조금 지났지만 성균관의 발전을 위해 늘 생각해오던 것을 바로 실행에 옮긴 결과다.

김 관장은 “성균관이라는 브랜드를 보다 대중화시키는 것이 임기 동안 주요 목표 중 하나”라며 “‘한국의 성균관’, ‘한국의 유교’에서 ‘세계의 성균관’, ‘세계의 유교’로 진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중국에서 유교를 계승하기 위해 금전적, 정책적으로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데, 우리도 성균관과 유교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힘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 가지 김 관장이 강조하는 것은 인성교육이다.

김 관장은 “제도권 안에서 각 종교단체, 유아교육단체 등 여러 곳에서 하고 있지만 중심이 없다”면서 “인성 교육이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는 등 인성 교육의 중심 역할을 성균관이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리더스인터뷰] 김영근 성균관장 “유교와 성균관을 세계화시킬 것”

김 관장은 성균관이나 유교의 현실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조선이 망한 책임을 유교에 지운 후 새로운 산업사회가 발달하게 되면서 먹고 사는 데만 전념하게 되다보니 유교는 자연스럽게 뒤처졌다”고 설명했다.

김 관장은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서도 전임자들이 유교의 전통을 잘 이어왔다면 현재 우리 사회가 이토록 메마르진 않았을 것인데 한스럽고 실망스럽다”고 직언했다.

또, “지금은 그 시절에 비해 먹을 것, 입을 것 걱정 없이 어느 정도 풍족한 삶을 살고 있으니 지금이라도 유교를 활성화시켜 인성교육을 열심히 챙겨나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의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영근 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리더스인터뷰] 김영근 성균관장 “유교와 성균관을 세계화시킬 것”

Q. 취임하신 지 두 달이 다 돼 갑니다. 그동안 어떤 일에 가장 중점을 두셨는지요?

A. 임기 3년 안에 많은 것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 그리고 그렇게 욕심낸다고 모든 일이 잘 되리란 법도 없다. 다만 유교가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유교가 더 이상 한국의 유교, 동양의 유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의 유교’로 뻗어나가길 원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뜻을 함께 할 젊은이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대거 참여할 방법을 강구하고 미래 세대를 육성하고자 한다. 국내적으로는 인성교육의 큰 틀을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누구나 인성교육을 해야 된다는 생각과 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아무나 해서는 안 되는 교육이 바로 인성교육이다. 우리 성균관을 중심으로 올바른 인성 교육을 통해서 우리의 미래가 밝아지기를 희망한다.


Q. 지난 14일에는 김 관장의 주도로 ‘성균관브랜드위원회’가 공식 출범했습니다. 이 위원회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펼치게 됩니까?

A. 성균관브랜드위원회는 성균관을 세계 최고의 유교성지로 브랜딩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출범했다. 성균관브랜드위원회는 브랜드교육전문가, 브랜드기업, SNS 등 뉴미디어전문가, 글로벌해외시장전문가들로 이루어졌다. 특히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모아 유교를 보다 젊어지게끔 하는 데 힘쓸 생각이다. 현재 공식캐릭터 개발과 성균관 의복의 브랜드화 등 브랜드 콘셉트를 개발하고 있고, 성균관 문화 활성화 사업 정책 지원과 공식 라이선스 사업 도입 등 정책 기획하고 있다. 모바일 홍보 프로그램과 시스템을 구축해 국민회원을 모집하는 등 홍보대사의 역할도 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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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실 ‘유교’ 하면 보수적이고 옛날 것이라는 인식이 남아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유교는 결코 보수적이지 않다. 많은 분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공자께서는 계급사회에서 계급을 초월한 교육을 실시하셨고, 맹자께서는 역성혁명을 주장하여 군주가 군주답지 못하면 혁명을 통해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셨다. 조선은 그러한 이념에 따라 건국됐고, 500년의 역사를 지켜왔다. 국난이 일어났을 때 앞장선 것도 유림이고, 일제에 항거한 대부분의 독립운동가도 유림이었다. 그런데 나이가 많은 고령자들의 집단이라고 해서 무조건 보수적이고 낡았기 때문에 버려야 한다고 몰아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Q. 현재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유교 덕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유교는 인의예지를 근간으로 하는 이념이요 학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으뜸은 바로 인(仁)이라고 할 수 있다. 인은 사랑이자 배려의 마음, 즉 남을 위하는 마음이다. 요즘처럼 이웃 간 소통이 없고, 묻지마 범죄가 빈번한 이런 각박한 세상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 생각한다. 현대인들이 인(仁)의 마음을 가진다면 보다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다.

[리더스인터뷰] 김영근 성균관장 “유교와 성균관을 세계화시킬 것”

Q. 동아 휴롬 회장, 강동산업 대표 등 기업을 이끈 경력도 있으신데, 성균관에서 활동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저는 기업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어려서부터 스승을 모시고 한학을 공부했다. 김해 출신으로 김해향교에서 오래 전부터 유림활동을 해왔었고, 5-6년 전부터는 중앙(성균관)에 출입하며 인연을 맺게 됐다. 유림 활동을 하면서 나름대로 성균관과 유교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늘 고민해왔고, 뜻을 함께 해주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


Q. 취임 연설에서 성균관의 미래를 위해 ‘젊은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성균관이나 지방 유림은 고령화됐다. 어느 시대, 어느 국가나 젊은이들이 국가의 미래를 좌우한다. 유교도 이러한 문제의식을 오래전부터 인지해왔는데, 이 문제를 보다 현실화할 생각이다. 새로운 세대가 계승하지 않으면 유교는 고사하고 말 것이다. 따라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바로 젊은 인재를 영입하는 것이다. 먼저 추진하고 있는 일은 ‘대학생 유도회’를 결성하는 일이다. 학생들과 함께 유교의 미래를 고민하는 기회를 만들고,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유교인’을 육성할 방침이다. 나아가서는 청년층과 여성층도 적극적으로 성균관과 향교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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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PLUS] 취재 강승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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