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인터뷰] “양성평등, 선진 사회로 가기 위한 핵심 가치”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리더스인터뷰] “양성평등, 선진 사회로 가기 위한 핵심 가치”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2017.04.20. 오후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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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인터뷰] “양성평등, 선진 사회로 가기 위한 핵심 가치”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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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은 이제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은 ‘양성평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전 세계 약 150개 국가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여성정책 전담 국가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강 장관은 “여성·양성평등 문제를 다루는 장관급 부처가 있는 나라는 한국, 뉴질랜드, 영국, 프랑스 등이며, 장관급 부처는 아니지만 여성 문제를 담당하는 정부기관이 있는 나라는 미국, 일본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UN은 지난 1995년 ‘여성정책전담 국가기구’를 설치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의 세계여성행동강령을 발표했다.

강 장관은 “여성들은 양성평등 정책을 기반으로 경제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다가올 인구절벽이나 저성장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더스인터뷰] “양성평등, 선진 사회로 가기 위한 핵심 가치”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다음은 강은희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Q. 대선을 앞두고 양성평등 관련 공약들이 발표되고 있다. 이를 어떻게 보는가?

대선 후보들이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과 여성대표성 제고, 여성인재활용 등을 위한 정책을 고심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제야 양성평등이 사회적으로 큰 공감대를 형성한 것 같다. 여성들이 의사결정 지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면, 보다 균형 잡힌 시각에서 사회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양성평등 실현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지난 2015년 여성발전기본법이 ‘양성평등 기본법’으로 전면 개정되면서 우리사회의 양성평등은 현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가치가 됐다고 생각한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의 권익도 대변하면서 양성이 조화롭고 행복한 사회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여성가족부는 행정부 전 부처를 아울러 양성평등 시각에서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하면서,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성별영향분석평가’와 ‘성인지예결산제’ 등을 통해 모든 정부 정책과 제도, 예산을 기획·수립·집행하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특정 성(性)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없는지 점검하고 개선한다. 예를 들면 남녀 신체적 특성을 고려해 휴게소 화장실의 변기 개수를 조정한다든지, 지하철 손잡이 높낮이 등을 개선한 것 등이 있다. 또한 부성권 보호를 위해 남성공무원의 육아휴직 가능기간을 여성공무원과 같은 3년으로 연장한 것도 성별영향 분석 평가를 실시해 개선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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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난해 ‘여성혐오’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됐는데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산업구조의 변화 등으로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되면서 사회 내부에서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경쟁과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여성혐오’는 이 과정에서 박탈감을 느끼는 일부 남성들이 사회구조적 모순의 결과를 여성 탓으로 돌리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반발로 ‘남성혐오’도 나타나 성별 갈등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근본적 해법은 양성이 서로를 상생의 동반자로 인식하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유아·청소년기 시절부터 전 생애 걸쳐 평등한 관계 맺기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란 덕목을 실천할 수 있도록 양성평등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뒤처진 여성의 권익 신장과 더불어 남성이 불합리하게 보는 인식에 대한 시선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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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성의 사회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여성고용 현황을 어떻게 평가하나.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정부의 일·가정 양립 정책과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 지원으로 여성고용률 자체는 상승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여성고용률은 56.2%로, 4년 전의 53.5%에 비해 2.7% 포인트 높아져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력단절 여성도 지난해 기준 190만 명으로, 2년 전보다 30만 명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력단절 비중이 가장 높은 30대 여성고용률은 58.3%로 4년 전보다 3.8%포인트 상승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그러나 OECD 평균과 비교했을 때는 우리나라 여성고용률이 아직 현저히 낮다. 최근 몇 년간 여성고용률은 20대의 경우 남성고용률을 앞서지만 임신·출산이 본격화되는 30대 이후 급감했다가 40대 이후 다시 상승하는 전형적인 ‘M자형’ 구조이다. 선진국들의 사례를 볼 때 여성고용률이 높아지면 출산율과 경제성장률도 동반 상승한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 사활을 걸어야 한다.


Q. 일하는 여성의 가장 큰 어려움이 ‘일과 가정의 양립’이다. 저출산 문제와도 직결되는데, 해결책은?

가정에서 여전히 여성에게만 쏠려있는 육아·가사 부담을 부부가 함께 나눈다는 인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직장에서도 여성과 남성 구별 없이 육아휴직과 유연근무제가 활성화돼야 한다. 비효율적인 직장문화를 개선해 불필요한 야근이나 장시간 근로 문화를 없애는 것이 시급하다.

이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기업 CEO의 인식과 실질적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인센티브 제도인 ‘가족친화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을 위한 일·가정 양립 가이드북’을 만들어 인사 관리 방안과 정부 지원책 등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있다. 더불어 일명 ‘아빠의 달’ 제도를 통해 남성들의 육아휴직도 적극 지원한다.

그 결과 가족친화 인증기업이 지난해만 약 34% 증가한 1,856개사로 늘고 남성육아휴직자 수가 지난해 7,616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의 약 8.5% 규모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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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중점적으로 추진하던 ‘부모 교육’ 제도가 궁금하다.

2015년 말, 인천 아동학대 사건이 터졌을 때 장관직에 취임하면서 근본적 해결책인 ‘부모 교육’에 주목했다. 산발적으로 운영되던 부모교육의 기틀을 정립하고 국민들이 청소년기부터 시작해 대학, 군 입대, 결혼 전, 임신·출산기 등 전 생애주기별로 부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조사결과 부모교육 후 가족 간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고 가족관계도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처음으로 ‘부모 교육’ 관련 예산 27억을 확보했고 가족 유형별·생애주기별 교육콘텐츠와 매뉴얼 개발, 전문 강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시범 도입한 ‘가족행복드림 사업’도 올해 전국 17개 시·도 거점센터를 중심으로 확대 시행하며 취약가정에 전문상담사가 직접 방문해 부모 교육, 가족상담, 생활지원 혜택 등을 제공한다.


Q.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정책도 추진하는데, 청소년 정책엔 어떤 것들이 있나?

만 9세부터 24세까지의 모든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학교 밖’ 활동과 안전을 총괄한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해 전국 202개소 꿈드림 센터에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또한 지난해부터 무료 정기 건강검진제를 도입해 7천여 명의 학교 밖 청소년들이 검진을 받았다. 전국 청소년수련원과 청소년야영장, 청소년문화의집 등을 운영하며 다양한 체험활동의 기회를 제공한다.

오는 ‘2023 세계잼버리’의 전북 새만금 유치도 지원하고 있다. 인터넷·스마트 폰에 과잉 의존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정서불안이나 행동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위한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 등을 통해 이들을 보호하는 것도 여성가족부의 주된 역할이다.


Q. 앞서 말한 ‘2023 세계잼버리’ 유치가 지니는 의미는?

‘세계잼버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의 주최로 4년마다 열리는 국제 야영대회이다. 우리나라가 1991년 강원도 고성에 이어 두 번째로 2023년 새만금 개최를 노리고 있다. 164개국 5만여 명의 청소년과 지도자들이 한국을 찾게 되면서 우리나라 위상도 높이고 부가적인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행사이다. 무엇보다 국내 청소년 활동을 활성화할 좋은 기회이다. 새만금 간척지의 지리적 이점과 수려한 자연환경, IT강국으로서의 강점을 홍보하고 있다. 현재 폴란드 그단스크와 경합 중으로, 오는 8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리는 세계스카우트 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리더스인터뷰] “양성평등, 선진 사회로 가기 위한 핵심 가치”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

Q. 4차 산업혁명 시대, 여성에게 기대되는 역할은 무엇일까.

가상현실과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시대는 수많은 지식과 정보, 빅 데이터에 기반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여성에게 새로운 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다.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의사소통 능력, 감성이 발달한 여성의 특성들이 융합과 창조의 시대에 적합한 잠재력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신기술에 대한 적응력을 높여 이 같은 점을 고부가가치 창출로 이어가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이를 뒷받침할 교육 프로그램을 맞춤형으로 개발·보급하고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에도 사라지지 않고 경쟁 가능한 직종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경력단절 여성들의 경험과 감성을 바탕으로 오래 유지될 수 있는 분야를 발굴해 안정적인 일자리로 연계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Q. 재임 기간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과 앞으로의 계획은?

저는 그동안 과학교사, IT기업 CEO, 국회의원 등 다양한 이력을 바탕으로 여성·가족·청소년 정책을 보다 ‘손에 잡히는 정책’으로 만드는 데 주력했다. 일·가정 양립 관련 국민 인식이 크게 개선되고, 기업의 가족친화제도 활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

[YTN PLUS] 취재 공영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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