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인터뷰] “오늘 뉴스는 내일의 역사”, 문철수 한국언론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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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2. 오후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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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인터뷰] “오늘 뉴스는 내일의 역사”, 문철수 한국언론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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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새롭게 성찰해야 할 때입니다.”

미국 최초로 대통령을 탄핵한 ‘워터게이트(Watergate)’ 사건은 닉슨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워터게이트 호텔에 있는 민주당 선거대책본부에 도청 장치를 설치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이를 최초 보도한 ‘워싱턴 포스트’ 기자들은 대통령이 잘못을 인정하고 하야할 때까지 약 2년 동안 끈질기게 이 문제를 보도했다.

결국 여론의 전폭적인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고 언론의 ‘선한 영향력’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평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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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철수 한국언론학회 신임 회장은 언론은 ‘시대의 거울’이라고 말한다.

1959년 설립한 한국언론학회는 언론·커뮤니케이션 관련 연구와 교육을 하고 있다. 언론학자, 현직 언론인 등 천 5백여 명의 회원들이 참여하는 단체이다.

지난 10월 제43대 회장으로 문철수 한신대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 교수가 취임했다.

[리더스인터뷰] “오늘 뉴스는 내일의 역사”, 문철수 한국언론학회장

다음은 문철수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우리나라 언론이 제대로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는가?

현실적으로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한 예로, 지난 1993년 약 3백 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해 훼리호 참사 때 언론은 일제히 선장이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며칠 뒤 인양된 선체 통신실에서 선장의 시신이 발견됐으며 선장은 마지막까지 구조 요청을 하다 최후를 맞은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시민 단체들은 오보와 몰아가기식 보도 등 수치스런 언론의 모습을 꼬집으며 ‘언치일(言恥日)’을 만들자는 운동까지 벌였다.

언론이 현실을 바로 보고 제대로 된 잣대를 세워 사람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줘야 사회가 바로 선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의 ‘권력 감시’ 기능은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사실(팩트)을 전해야 하는 기자 등 방송인의 책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언론에 비판적인 시선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언론이 없었다면 최순실 게이트와 같은 사회 문제를 밝혀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단, 언론의 권력화를 제어할 수 있는 제도적 노력과 국민들의 높은 의식 수준, 건전한 비판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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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즘 ‘촛불 시위’에 가장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언론의 보도 태도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언론의 편향 보도 또는 오보는 언론 역할과 책임을 저버리는 행위이며 누군가에 상처를 줄 수 있다. ‘최순실 게이트’가 수면 위로 올라온 이후 매주 촛불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언론의 역할과 중요성을 실감케 하는 요즘이다. 반복되는 집회를 단순히 중계한다는 생각보다는 촛불에 담긴 ‘민심’의 의미를 제대로 짚을 줄 아는 보도가 필요하다.

사회적 문제들에 언론의 책임은 없는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언론이 어떤 책임을 다 해야 할지 등 많은 과제가 남았다.


Q. 학문 공동체가 ‘탁상공론’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와 ‘소통’ 하려면?

‘소통’은 쌍방향이며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언론’이다. 다양한 매체와 수단을 통해 학술회 내용을 발표해서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분위기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미래 일꾼인 대학원생들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산학 교류 차원에서 언론 현장의 저널리스트들과 학자들이 함께 학생들의 멘토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또한 한국언론학회에는 90대 노학자부터 30대 젊은 학자들 까지 여러 세대가 공존한다. 수평적 교류에만 머무르지 않고 수직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학회 활동에 여러 세대가 균형 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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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학회에서 논의해 볼 만한 사회적 쟁점이 있다면?

최근 모바일 기기 확산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행태 역시 급격히 바뀌고 있다. 실제로 매스 미디어를 통해 일방적으로 흘러나오는 정보를 수동적으로 수용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은 다양한 정보를 직접 생산하거나 공유하는 능동적인 사용자로 진화했다. 소통과 창의성, 기술력을 아우르는 신(新)인재들이 필요하다. 이들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에 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다양한 미디어 개발에 부응하는 미디어 법체계 정리와 정책 제안 등을 통해 신·구 미디어가 합리적으로 공존하는 여건을 만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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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짧다면 짧고 길면 긴 1년의 임기에 신진 학자, 지역 학자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국내 많은 신진 학자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어려운 취업으로 고민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신진 학자와 비정규직 회원, 지역 학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학술 모임 등을 지원할 것이다.

또한 곧 다가올 60주년을 맞아 100년사 창조를 위한 ‘한국 언론학 연구사’를 준비하려 한다. 요즘 언론·미디어 분야에서의 1년은 이미 수천 년 간 이루어진 변화를 능가할 정도여서 미래를 대비하는 작업이 긴요하다. ‘언론학 로드맵’을 작성해 ‘함께 하는 학문 공동체’로서 미래 가치와 실천 전략을 제시할 생각이다.

[YTN PLUS] 취재 공영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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