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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인터뷰] “좌우 진영논리 벗어나 공진국가로 나아갈 때”,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리더스인터뷰] “좌우 진영논리 벗어나 공진국가로 나아갈 때”,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Posted : 2015-06-26 09:19
학생운동가에서 언론인, 사회학과 교수, 청와대 정무수석 등 다양한 변신을 시도하며 한국사회의 발전과 정치사에 나름의 흔적을 남긴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을 만났다.

비정규직을 상징하는 ‘88만원 세대’, 극심한 취업절벽에 가로막힌 청년층의 자조 섞인 ‘3포세대’,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1차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물결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을 만나 그가 걸어온 도전적인 삶의 철학과 지혜, 그리고 현실진단을 들어본다.

[리더스인터뷰] “좌우 진영논리 벗어나 공진국가로 나아갈 때”,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박형준 사무총장은 광복 70주년을 앞둔 지금, 남북관계도 상생을 위해 점차 부드러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 사무총장은 “북한의 위협에는 단호해야 하고 경제나 사회적인 교류 확산을 위해서는 유연함이 필요하다”며 엄격한 상호주의에서 차츰 변화를 유도해야 북한의 핵 문제 등 현실적인 긴장을 완화할 수 있고 대화의 기회를 늘릴 수 있다고 제언했다.

박 사무총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사무총장실에서 이루어진 YTN PLUS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고 21세기 글로벌 시대를 맞은 대한민국도 과거 냉전시대 이데올로기가 주도했던 닫힌 진영논리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특정 가치나 집단에 치우친 성장이 아니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하려면 좌·우 대립에서 벗어나 오른 눈과 왼 눈으로 폭넓은 시계를 확보하는 자세나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리더스인터뷰] “좌우 진영논리 벗어나 공진국가로 나아갈 때”,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박 총장은 이런 사회를 자신의 논리를 담은 ‘공진국가(共進國家)’로 설명하고 있다. 다소 낯선 용어인 '공진국가'란 지난해 출간된 「한국사회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박형준의 공진국가 구상」에 잘 드러나 있다.

YTN PLUS는 지난 35년 간 학계, 정계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역동적인 활동을 했던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과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박형준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

Q. 지난해 ‘한국사회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란 제목으로 책을 냈다. 책을 낸 이유와 배경은 무엇인가?
“나는 인생을 살아오며 비교적 다양한 경험을 한 축에 속한다. 학생 운동과 지역 시민운동에 앞장서기도 했고 신문 기자와 학자로서 활동하기도 했다. 국회와 청와대를 거치며 현실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기회도 얻었다. 다양한 경험 속에서 나는 대한민국이 현재 매우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는 점을 절감했다. 이 전환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지혜를 모색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성찰해보고자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

[리더스인터뷰] “좌우 진영논리 벗어나 공진국가로 나아갈 때”,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Q. 정치사회학자이자 청와대 정무수석·홍보기획관 등을 지낸 사회 이론가로서 현 사회를 진단한다면?
“대한민국의 지난 70년은 그야말로 기적의 역사였다. 강력한 리더십과 노동윤리를 바탕으로 우리는 짧은 시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달성했다. 하지만 그 동안 대한민국을 견인해왔던 발전국가 모델은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세계 경제와 정치 상황도 녹록지 않다. 정치·경제와 사회·문화 곳곳에서 발전의 지체와 병목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기존의 시스템은 잘 작동하지 않고, 미래의 비전은 불확실하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현재 매우 답답한 상황에 처해있다. 요컨대 현재는 큰 구조적 전환기이다”


Q. ‘중도’를 지향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진정한 중도란 무엇인가?
“성숙한 보수와 성숙한 진보는 적대적인 것이 아니다. 서로 보완될 수 있고 나아가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이 생각보다 넓다. 중도란 산술적인 중간 값이 아니라 소통과 타협을 통해 균형을 맞추는 일이다. 서로 반대 방향을 향하는 문제들을 균형의 관점에서 함께 풀어나간다면 보수와 진보의 정치는 상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Q. 공진국가(共進國家)란 무엇인가?
“공진화(co-evolution)란 진화생물학의 개념으로서 한 생물집단이 진화하면 다른 생물집단이 함께 진화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루이스 큐브 게임을 할 때 여섯 가지 색깔을 출발부터 함께 맞춰가야만 완성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 사회도 각 요소들의 협력과 경쟁을 통해 함께 진화시켜야 한다.

공진국가는 적극적 자유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가치의 공진, 계층·지역·이익집단을 넘어서는 광범위한 사회적 합의와 정치적 타협의 중시, 공감·소통·협력의 중시를 전제로 한다. 고도성장이 아닌 포용적 성장, 기후변화에 대비한 생태적 성찰국가, 양극화·고령화를 극복하기 위한 삶의 질에 대한 투자, 혁신조력국가 등으로 기존의 발전국가 모델을 새로운 국가모델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개혁이 또한 필수적이다”

[리더스인터뷰] “좌우 진영논리 벗어나 공진국가로 나아갈 때”,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

Q. 공진국가를 이루기 위한 정치개혁 방향은 무엇인가?
“정치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아무리 국민으로부터 부정적 시선을 받더라도 정치가 모든 문제의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도 정치개혁에 대한 의견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단순히 리더십을 바꾸거나 정치인의 행태를 바꾸는 수준은 미봉책일 뿐이다. 승자독식의 정치와 지역주의에 기초한 적대적인 정치문화를 그대로 두고는 중요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도 어렵고, 공진국가의 시대적 요구를 이행하기도 어렵다. 5년 단임 대통령제와 지역주의 소선거구제에 기초한 승자독식과 적대적인 정치문화를 종식시키는 구조개혁이 필수적이다.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이 그 중심고리이다. 어렵더라도 정치 제도의 구조적인 개혁을 통해 합의의 정치, 연합의 정치의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Q. 복지 확대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
“ 대한민국은 점진적으로 복지를 확대해왔다. 김대중 정부 이래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복지제도는 꾸준히 확충되어 왔으며 예산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복지의 확대냐, 축소냐가 아니라 원칙과 모델이 정립되지 못한 채 복지가 포퓰리즘에 휘둘리고 있다는 점이다. 선거를 앞두면 무상급식이든 기초노령연금이든 인기를 끌 수 있는 단일 정책이 제시되고 이 정책에 재원이 급작스레 몰린다. 한쪽에 예산이 과도하게 투입되면 다른 쪽이 소홀해진다는 사실은 충분히 고려되지 않는다. 몰빵 복지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우리의 재정 구조에 맞고 균형 있는 삶의 질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복지를 넘어 삶의 질에 더 주목해야 한다. 복지는 재원은 일자리·교육··사회적 공동체·문화향유의 수준을 높이는데 골고루 써야 한다”


Q. 광복 70주년을 맞아 통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남북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보는가?
“북한의 현실적 위협이 제고되는 상황에서 상호주의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북 정책은 ‘위협에 대한 대응’과 ‘기회의 확산’이라는 양 측면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의 위협에는 단호함이 필요하고, 경제적·사회적 교류의 확산에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우리가 평화를 전제로 한 점진적·협력적 공진 통일을 전제로 한다면 대북정책은 엄격한 상호주의에서 유연한 상호주의로 변화해야 한다.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을 주고, 북한의 핵 문제 등 한반도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새로운 대화의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은 1960년 부산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중앙일보 기자와 동아대 교수, 부산경실련 기획위원장, 국회의원, 청와대 수석비서관에서 다시 동아대 교수로 복귀했다. 언론계와 학계, 정치계를 넘나들며 진보와 보수를 두루 경험했다. 2004년 17대 국회에 입성했고 이명박정부 대통령직인수위 기획조정위 인수위원, 청와대 홍보기획관과 정무수석, 사회특별보좌관 등을 역임했다. 이후 다시 대학으로 복귀해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교수로 있다가 현재는 국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YTN PLUS] 취재 공영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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