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인터뷰] “소통의 꽃은 진심”,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리더스인터뷰] “소통의 꽃은 진심”,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2015.04.23. 오전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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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인터뷰] “소통의 꽃은 진심”,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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쩌렁쩌렁한 목소리에 악수를 청하는 손은 크고 두툼했다. 숯처럼 짙은 눈썹, 부리부리한 눈빛의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은 한눈에 봐도 에너지가 넘쳤다.

육국사관학교 36기, 육군 대령으로 30여 년 간 군 생활을 한 그는 경기도 화성에서 제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대학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쳤다. 50세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만학도로서 뜨겁게 학구열을 올리기도 했다.

집무실에 들어서자 흙 묻은 운동화가 눈에 띄었다. 김 사장은 “날씨가 좋으면 구두 대신 신고 직원들과 근처 율동공원을 걷는다. 가장 소중한 시간”이라며 웃었다.

[리더스인터뷰] “소통의 꽃은 진심”,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비정상의 정상화’는 현 정부의 핵심과제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난방공사는 대형 공기업 최초로 노사가 방만경영 개선에 전격 타결하면서 정상화의 고삐를 당겼다. 기획재정부로부터 방만경영 개선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지난해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기관에서 해제되면서 공기업 혁신의 본보기가 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김 사장은 어떻게 ‘화합의 아이콘’이자 ‘부드러운 리더십’의 주역이 됐을까.

경기도 성남시 한국지역난방공사 본사에서 YTN PLUS와 인터뷰를 가진 김 사장은 “공기업 혁신이 요구된 지난 2013년,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 사장으로 취임했다”며 “중점을 둔 것은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3S (Smart·Speedy·Soft) 리더십의 실현”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 사장과 일문일답.

- 군인, 정치인, 교육자 등 다양한 길을 거쳐 CEO의 자리에 왔는데 소감은 어떤가?

“여러 분야에서 도전하면서 나만의 행로를 개척하고 내공을 쌓았다. 난관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하고 열정적으로 임한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매 순간을 감사하게 여겼기 때문에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한다.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사장으로서 공익을 위해 새롭게 도전할 것이다.”

[리더스인터뷰] “소통의 꽃은 진심”,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 지역난방공사는 어떤 곳인가?

“지역난방이라는 것은 대규모 시설에서 열을 만들어 관을 통해 뜨거운 물을 보냄으로써 난방을 하고 온수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우리가 주로 쓰는 개별난방, 중앙난방보다 더 큰 개념으로 대규모 시설에서 열을 만들어 아파트 단지 한 군데에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수 십 군데에 보내는 것이다. 초기 설치비용은 많이 들지만 저렴한 금액에 열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분당에 위치한 지역난방공사 본사를 비롯해 전 지역에 있는 지사들이 약 130만 세대와 2,000여 건물에 난방과 냉방을 공급하고 있다.”

- 시민들에게 ‘종합 열에너지 회사’로 불리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난방 뿐 아니라 냉방, 전기 생산,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기에 그렇게 불러주시는 것 같다. 지역난방 방식은 전기만 생산하는 일반발전방식과 달리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열병합발전 방식이다. 이는 에너지 이용효율을 30% 높이고 연료 사용량은 기존 난방방식 대비 23%나 절감시켜 경제적이다. 또 활용되지 않던 다양한 저가의 에너지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다른 난방방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 취임 초기부터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성과에 만족하는가?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짧은 기간 많은 도전을 했다. 먼저 현장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사업부 3개를 신설하고 권한과 책임을 각 부에 위임해 높은 성과를 내고 적극적인 수요를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재건축 단지 등에 지역난방공급을 확대했고 지난해 방만 경영 우수 개선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 3월에는 안전점검의 날 캠페인을 개최하여 직접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했다. 더불어 보안업무를 총괄하는 정보보안처를 신설해 사이버 보안 역시 강화하고자 한다.”

[리더스인터뷰] “소통의 꽃은 진심”,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 지난 2월 「한국윤리경영대상」 공기업 대상을 수상했다.

“경영진 청렴도 평가 제도를 통해 청렴 리더십을 강화하고 부패 취약 분야를 제도적으로 개선하는 등 윤리경영 고도화를 위해 노력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발표한 '2014년도 공공기관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도 31개 기관 중 1위를 차지했다. 공공성과 투명성 제고를 위한 임직원의 노력이 만들어 낸 성과다.”

- 방만경영문제 해결 과정이 궁금하다.

“사장을 포함한 모든 경영진이 진솔한 자세로 직원들과 함께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했고 소통으로 신뢰를 쌓은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노사 간 협상채널 유지를 위해 노사합동 TF를 구성하고 경영진 워크숍 및 전 지사 순회 설명회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나온 직원들의 건의사항을 경영에 반영했다. 이를 통해 방만 경영 기관으로 지정된 대형 공기업 중 가장 먼저 20개 전 과제를 개선해 중점관리대상에서 조기 졸업했다.“

- 김성회식(式) 리더십은 무엇인가?

“소통을 통해 마음을 얻는 것이 진정한 리더의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항상 섬김의 자세로 직원들에게 신뢰를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누구보다 스마트하고(smart), 빠르게 움직여 관료주의를 탈피 하고(speedy),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soft). 이를 기반으로 경직된 조직문화를 바꾸고자 노력하였고 3.0 경영회의를 신설해 소통하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한발 다가섰다.”

[리더스인터뷰] “소통의 꽃은 진심”, 김성회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 추진 중인 사회공헌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본사는 ‘희망·나눔·녹색 에너지’를 기치로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성남시민햇빛발전소 건립은 사회에 녹색에너지를 나누고자 추진했으며 9천만 원의 건설비와 기술력을 지원했다. 지난 3월에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패를 수여받았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REC(신재생 공급인증서) 전량을 구입하여 지속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 성남시민햇빛발전소는 에너지 빈곤층 지원과 시민에너지 절약 의식교육 사업에 그 수익금을 사용할 예정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또 인천아시안게임 성공 개최를 기원하며 탄소배출권을 기증했다. 탄소배출권을 ‘착한탄소기금’에 판매하여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착한탄소 프로젝트”를 시행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 에너지 소외계층을 위해 시행 중인 제도는 무엇인가?

“기본요금 감면제도를 시행하여 2006년부터 9년간, 약 94만 세대에 280억 원을 감면했다. 지역난방을 사용하지 않는 소외계층을 위해서 2006년부터 ‘사랑의 난방비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9년 동안 600여 개의 복지시설과 1,000여 세대에 연평균 2억 6천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 지역난방공사는 수도권 속 공기업으로 구직자들에게 인기다. 취업난에 대한 견해가 궁금하다.

“청년 실업자와 신용불량자 앞 글자를 딴 ‘청년 실신’이란 단어가 유행이라고 한다. 어려운 취업 시장 탓에 충분한 능력을 갖춘 이들도 더 높은 스펙을 쌓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 있다.

이런 현상에 문제를 느끼고 능력중심사회 구현 및 스펙 과열경쟁 방지를 위하여 올해부터 국가직무능력표준에 기반한 직무능력중심 채용시스템을 도입하려 한다. 이 방식으로 해당직무 수행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여 공사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

서류전형은 직무에 필요한 요건만 갖추면 모두 합격하는 것으로 개선할 예정이다. 더불어 필기전형을 직업기초능력평가로 실시하고, 면접전형에서도 직무역량면접을 도입함으로써 문제해결능력, 성과창출 등 역량평가를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 공사의 노력이 청년들에게 하나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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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는가?

“먼저 대내외 경영여건 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이다. 정부의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방향’에 맞춰 생산성 향상에 힘쓸 것이다. 지난 연말 노사협의회 결과 구성된 ‘중장기 발전전략 TF’를 일 년 내내 가동하여 모든 임직원의 아이디어를 구할 방침이다. 또한 핵심사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하려 한다. 이를 위해 지역사업본부제도를 도입했다. 성과를 높이고 적극적으로 수요를 개발할 것이다. 합리적 열 요금 제도를 운영하고 전력거래 시장규칙을 개선함으로써 수익을 높이고 연료 다변화를 추진할 것이다. 또 각 지자체 및 공공기관과 협업하여 신사업 모델을 개발하고자 한다. 신규 사업 영역을 개척하고 우리의 경쟁력을 분석하여 신재생 에너지사업과 열 병합사업을 연계한 사업영역을 모색할 것이다.“

- 평소 삶의 가치관은 무엇인가?

“때로는 진한 눈썹이 내 인상을 강해 보이게 한다. 하지만 숯같이 검은 눈썹이 사회를 따뜻하게 지펴주는 생명의 숯불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젊은 시절 우연한 기회에 전북 임실군 ‘상이암(上耳庵)’이라는 암자에서 동효스님을 만났는데 그날 이후 그분이 인생의 멘토가 됐다. 동효스님에게서 ‘사람은 하나하나가 소우주이고 이 세상 모든 사람은 똑같이 소중하고 귀하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면 인생이 즐겁고 행복해진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60주 동안 한 주도 빼놓지 않고 상이암을 찾아가 명상을 했고 스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살고자 노력했다. 만나는 사람 모두가 소중하고 뜻 깊은 인연이므로 항상 사람들을 섬기며 살고 있다.“


▶김성회 사장은 1956년 경기도 화성 출생으로 서울고,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육군대령을 거쳐 연세대, 경남대 대학원 행정ㆍ정치학 석ㆍ박사를 취득했다. 18대 국회의원(경기도 화성시 갑/새누리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및 지식경제위원회 위원,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대표최고위원 특보, 아주대 초빙교수 겸 수원대 석좌교수, 한국집단에너지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YTN PLUS] 취재 공영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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