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주막, 정취는 사라졌지만 자취는 남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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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3. 오전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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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주막, 정취는 사라졌지만 자취는 남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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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막은 우리나라 역사에 있어서 특이한 역할을 한 곳이다. 술을 마실 수 있는 대표적인 주점이자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이기도 하며 숙박의 기능도 포함했다. 그래서 주요 장터나 교통의 요충지, 나루터 등지에는 여지없이 주막이 자리 잡곤 했다.

요즘으로 치면 주요 번화가에 자리하다보니 도시의 발달과 이른바 서양 문물의 유입으로 빠르게 사라지기도 했다. 주막이 있던 자리에는 대형 주점과 식당, 숙박업소가 들어서고 도시화 문명화와 함께 주막의 기능은 새로운 것으로 대체됐다.

삼강주막, 정취는 사라졌지만 자취는 남은 곳

하지만 아직까지 주막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은 적게나마 몇몇 곳이 존재한다. 이들 대부분은 도시화, 문명화의 빠른 변화 속에서 지리적으로 한 발짝씩 물러나 있는 곳이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곳은 경상북도 예천군 풍양면에 위치한 삼강주막이다.

삼강주막은 소위 ‘만남의 광장’이라 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주홀산맥과 화가·팔공산맥이 만나며 물길 역시 낙동강과 내성천이 만나 삼강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나루터가 자리해 옛날에는 보부상이나 과거길에 오른 선비, 각종 화물선이 쉬어 가던 교통의 요충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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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근의 예천군이나 문경시와 떨어져 도시 발달의 흐름에서 빗겨나 있던 삼강주막은 지난 2006년까지 운영이 됐었다. 마지막 주모 유옥련 할머니가 그해 세상을 떠난 후 한동안 방치됐다가 이듬해 예천군에서 복원사업을 시행하면서 현재까지 관광지 사업이 한창인 곳이다.

삼강주막, 정취는 사라졌지만 자취는 남은 곳

삼강주막의 주변은 물길이 풍부한 여느 한적한 시골의 풍경과 다르지 않다. 세월이 느린 듯 흐르는 강물의 유유자적함과 예전만 못하다 하지만 강가의 금빛 모래톱도 볼 수 있는 곳이다. 탁 트인 지형만 봐도 이곳이 왜 조선시대 교통의 요충지인지 알 수 있으며 그 시야를 두고 벅석거리는 나루터와 주막의 옛 풍경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삼강주막, 정취는 사라졌지만 자취는 남은 곳

하지만 삼강주막을 막상 들어서면 실망할 사람들도 제법 있을 듯하다. 사실상 옛 건물은 하나 남지 않고 거의 다 새로 복원한 초가집들이 들어서 있기 때문. 오랜 흙벽 사이로 세월을 담아 갈라진 나무 기둥과 대들보를 기대했던 방문객이라면 새로 복원된 것들로 가득한 주막의 풍경이 다소 아쉬울 수도 있다.

건물은 제법 다양한 편이다. 옛 자료를 토대로 복원한 보부상숙소, 사공숙소 등은 규모나 공간의 구성만 보아도 전국에서 손꼽히는 주막임을 짐작케 한다. 대부분이 새로운 것들로 대체됐지만 500살쯤 됐다는 회화나무가 서있는 풍경은 그나마 세월의 흐름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삼강주막, 정취는 사라졌지만 자취는 남은 곳

삼강주막은 조선시대의 옛 주막이 어떤 형태로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알 수 있는 그 흔적 정도는 살필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정서나 정취적인 측면으로 접근한다면 다소 아쉬움도 남는다. 삼강주막 문화단지 조성공사로 한창이나 흙먼지가 날리는 이곳의 풍경은 정서적 측면보다는 체험적인 측면으로 다가가야 할 것이다.

트레블라이프=김윤겸 gemi@travellife.co.kr

삼강주막, 정취는 사라졌지만 자취는 남은 곳

TRAVEL TIP: 마을 부녀회에서 주막을 운영, 막걸리와 각종 전을 판매한다. 옛 주막을 체험하고자 한다면 한잔 쉬어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직선거리로 약 3km 인근에 강물이 굽이 도는 회룡포가 자리하고 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사극에서 익히 보던 외나무 다리 등이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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