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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바닷가 산책] 주문진 '오징어 물회', 먹어야만 채워지는 것들
[가을 바닷가 산책] 주문진 '오징어 물회', 먹어야만 채워지는 것들
Posted : 2016-11-08 12:21
주문진 항으로 가는 길은 온통 관광버스로 가득 차 있다. 관광버스의 주인공은 당연히 등산복을 챙겨 입은 아줌마와 아재들.

봄 꽃구경도, 여름 피서도 이렇게 떠들썩 하진 않다. 가을이 깊어지면서 강원도 산들의 단풍이 절정으로 치닫는 시기, 주문진도 한 여름 못지않게 바빠져 있다.

어물전을 중심으로 한 주문진 항의 주요도로는 단풍 구경 후 해산물을 구입하는 단체 관광객들로 초만원이다.

[가을 바닷가 산책] 주문진 '오징어 물회', 먹어야만 채워지는 것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주문진의 주인공인 오징어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석쇠위에서 익어가는 산오징어 통구이를 머릿속에 그리며 달려왔건만 언감생심이다.

오징어는 삶건 굽건 통으로 먹어야 내장의 구수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커다란 수조 곳곳에 지천으로 들어앉아 있어야 할 오징어가 가뭄에 콩나듯 해서 구색을 유지하기도 벅차 보인다. 강원도 오징어 어업의 전진기지라는 이름마저 무색하다.

북에서부터 남하하는 길을 따라 중국어선들이 쌍끌이로 씨를 말린다고 하더니, 시장 한켠에서 오징어 물회 한 그릇 주문하는 동안에도 마음이 편치 않다.

[가을 바닷가 산책] 주문진 '오징어 물회', 먹어야만 채워지는 것들

하지만 그 달콤시큼한 물회 한 젓가락을 황급히 입에다 옮겨 놓으면 주문진까지 달려온 그 먼 거리가 한순간에 보상받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걸 어쩔 수가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오징어 물회를 꼭 항구주변에서 찾을 필요는 없다. 해변을 향해 가는 길위에도 오징어 물회를 맛볼 수 있을 만한 집이 여러군데다.

물회 맛이야, 사실 거기서 거기. 기왕이면 경치 좋은 곳 찾아 먹는 게 좋지 않겠는가.

[가을 바닷가 산책] 주문진 '오징어 물회', 먹어야만 채워지는 것들

어느 바닷가나 별반 차이가 없을 테지만, 주문진도 항구의 어물전 구경이 첫 번째, 해변 구경이 두 번째이다.

오징어가 사라진 어물전엔 홍게와 문어가 주인 노릇을 한다.

[가을 바닷가 산책] 주문진 '오징어 물회', 먹어야만 채워지는 것들

회를 떠서 항구 이곳저곳에 아무렇게나 자리를 잡고 앉으면 근사한 바닷가 회 타운이 부럽지 않다.

주문진 뿐만 아니라 바닷가의 어물전 구경은 언제나 신이 난다.

[가을 바닷가 산책] 주문진 '오징어 물회', 먹어야만 채워지는 것들

가을 주문진 해변은 보자마자 걷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무엇보다 길고 긴 백사장의 유혹이 크다. 백사장 반대 길부터 걷는다.

[가을 바닷가 산책] 주문진 '오징어 물회', 먹어야만 채워지는 것들

해변을 향하던 중 ‘아들바위’ 라는 곳을 봤으나 주차 공간이 나오지 않아 아쉬운 발길을 돌렸는데 전혀 아쉬워하지 않아도 된다. 해변에 도착하면 바닷가 산책로가 바로 연결되어 있다.

[가을 바닷가 산책] 주문진 '오징어 물회', 먹어야만 채워지는 것들

아치형 바위인 ‘아들 바위’는 미국 유타에서 보았던 아치스 국립공원이 생각난다.

뭐 쉽게 말하면 구멍뚫린 바위다. 바위 이름에 대한 전설이야 뭐 이름 그대로이다.

아주 오래전 해저에서 솟아오른 이 바위의 구멍은 바람과 파도와 비바람이 만들었을테니 유구한 시간을 잠시 상상해 본다.

[가을 바닷가 산책] 주문진 '오징어 물회', 먹어야만 채워지는 것들

바닷물이 밀려 들어 천연 풀장이 된 곳에는 제주 쇠소깍처럼 투명보트도 탈수 있다.

갯바위 산책을 마치면 다시 해변이다. 여름 바닷가가 정열과 낭만을 상징한다면 가을 바닷가는 역시 감성. 할머니 앞에서 재롱을 피우는 손녀의 모습은 그대로 한폭의 그림이다.

[가을 바닷가 산책] 주문진 '오징어 물회', 먹어야만 채워지는 것들

이렇게 마감했으면 군더더기 없는 수채화 한 폭이 되었을 그림이, 옆마을에서부터 시작된 시각적 충격으로 느낌이 완전히 바뀌기 시작한다.

바로 ‘서핑’이다.

트레블라이프=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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