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운마을과 심산유곡을 지키는 천년송

와운마을과 심산유곡을 지키는 천년송

2016.06.15. 오후 2:13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와운마을과 심산유곡을 지키는 천년송
AD
지리산 뱀사골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심산유곡(深山幽谷)이다. 14km에 이르는 골짜기 길이는 물론 장대한 지리산에서 뻗어 내려오는 계곡과 각종 기암괴석들은 그 깊이를 가늠하기 쉽지 않다. 과거 뱀사골에서 길을 잃으면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라고 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지리산 해발 약 800m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와운(臥雲)마을'은 정말로 구름이 눕고 갈만한 깊고 깊은 계곡에 위치해 있다. 뱀사골 입구인 반선매표소에서 6km 가량을 들어가야 맞이할 수 있는 이곳은 과연 사람이 살았나 싶을 정도 깊은 산중에 자리하고 있다.

와운마을과 심산유곡을 지키는 천년송

와운마을은 9가구가 살고 있는 조그만 산골마을이다. 계곡길로 한참을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이 마을은 탐방로가 발달되지 않은 예전에는 찾아 들어가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와운마을과 심산유곡을 지키는 천년송

언뜻 온라인에서나 관광안내소 등에서 지리산을 사진으로 접했을 때 수많은 봉우리가 뒤쪽으로 첩첩이 겹치지는 풍경을 본적이 있을 것이다. 와운마을의 주변은 그런 크고 작은 봉우리가 사방으로 여러개 겹쳐진 모습이다. 와운마을의 높은 곳에서 주변을 바라보면 ‘과연 지도나 안내표지판 없이 이 곳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

와운마을과 심산유곡을 지키는 천년송

와운마을의 높은 언덕 위에는 이곳의 상징인 천년송이 자리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제424호인 이 천년송은 마을사람들로부터 ‘할머니 나무’라 불리는 수호목이다. 높은 곳에서 마치 마을을 굽어보는 듯한 이 나무는 주변의 산봉우리와 조화를 이루는 경치로 남다른 자태를 뽐낸다.

와운마을과 심산유곡을 지키는 천년송

만약 이 천년송이 없다면 와운마을은 흔한 산촌마을 중 하나에 불과했을 것이다. 넓이 12m에 달하는 나뭇가지와 세월의 흔적이 다닥다닥 새겨진 나무껍질을 보노라면 질곡의 세월을 유유히 보내고 인자한 미소를 짓는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와운마을과 심산유곡을 지키는 천년송

천년송에서 약 20미터 쯤 위에는 할아버지 나무가 있다. 할머니 나무에 비해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그 역시 넉넉한 풍광을 전한다. 소나무 아래로 여행객들이 쉬어 갈 수 있는 벤치의 모습과 그 아래로 펼쳐진 나무 등산로의 풍경은 할아버지의 품안과도 같다. 이곳에 앉아 저 멀리 산사이로 타고 넘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고 있으면 왠지 모를 안도감을 갖게 한다.

최근 와운마을은 변화를 겪고 있다. 유명세도 타고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면서 의례히 겪는 변화다. 지난해 ‘국립공원 명품마을’로도 선정된 이곳은 한창 개발붐을 타고 이곳저곳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때문에 조용한 산골마을 혹은 화전민마을을 기대한 사람들이라면 각종 공사가 한창인 마을의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다.

와운마을과 심산유곡을 지키는 천년송

초록이 가장 풍성한 시기에는 깊은 산속 어딘가에 들어가 마음을 정화하는 것도 여행이 주는 힐링 효과다. 사방에 가득한 초록색 풍경과 이곳저곳에서 피어나는 각종 들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도시에서 아옹다옹 살고 있는 삶에 어떤 영양분을 주는 것도 같다. 삶의 충전을 위해 와운마을 천년송을 보러 떠나는 것은 어떨까.

와운마을과 심산유곡을 지키는 천년송

TRAVEL TIP: 와운마을은 차량으로 진입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반선매표소에서 차를 대고 계곡길을 따라 6km가량을 들어간다. 이 때문에 트래킹 코스로 이곳을 찾는 것이 좋다.

와운마을을 다녀온 후 남원시에 들러 광한루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여행코스다. 특히 광한루 인근에는 남원을 대표하는 음식인 추어탕 맛집이 여러 곳 있다.

트레블라이프=김윤겸 gemi@travellife.co.kr

스토리텔링 중심의 여행 전문 미디어
트레블라이프 www.travellife.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