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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국수 혹은 어탕국수, 혀가 아닌 기억이 느끼는 맛
생선국수 혹은 어탕국수, 혀가 아닌 기억이 느끼는 맛
Posted : 2016-06-14 11:24
“한갓 음식으로써 어머니를 다 얘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음식을 얘기함으로써 우리는 언제든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또 어느 곳에서든 그 이름을 불러볼 수 있다.”

- 윤대녕 ‘어머니의 수저’ -

두산백과사전에 따르면 생선국수는 여러 종류의 민물고기를 삶은 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는 충청북도 옥천 지역의 향토음식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반면에 어탕국수는 민물고기 잡어를 뼈째 갈아서 추어탕식으로 끓여 국수를 말은 음식으로 경상남도 산청, 함양, 거창, 진주 등 서부 경남지역에서 즐겨먹는 향토보양음식으로 나온다.

같은 음식을 두고 지역이 완전 달라진다. 같은 음식이라고 하였지만 물론 옥천의 그것과 거창에서 먹었던 국수 맛은 사뭇 다르다.

먹방이 미디어를 사로잡은지 오래된 지금 옥천의 국수는 이미 매스컴을 통해 널리 알려져 있다.

생선국수 혹은 어탕국수, 혀가 아닌 기억이 느끼는 맛

청산면 사무소 앞의 선광집도 옥천 생선국수의 뿌리를 같이 하는 오래된 집이다.

청산면이라니...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로 시작하는 청산별곡이 절로 떠오른다.

청산(靑山)이 고유명사인지 일반명사인지, 이 청산이 그 청산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아무려면 어떤가. 물 맑고 산 푸른 고장이 청산 아니겠는가.

대전에서 한 시간 남짓. 오직 이 생선국수 한 그릇 먹기 위해 대전 올 때면 이곳을 들를 생각을 했었으니 맛의 기억은 참으로 질기고 집요하다.

◆ 고등어도 추어탕의 재료

생선국수 혹은 어탕국수, 혀가 아닌 기억이 느끼는 맛

생선국수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사실 민물과 바닷물 상관없이 그 지역에서 나는 생선으로 국이나 죽, 혹은 탕을 끓여 먹는 건 어쩌면 너무 자연스러워 말을 할 필요도 없다.

언젠가 춘천 남이섬에서 길을 걷다 동네 사람들이 모여있어 기웃거렸더니, 내민 냄비엔 민물고기를 넣고 끓인 어죽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바닥이 드러나도록 잡은 숟가락을 놓지 않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고향이 바닷가여서인지 고등어를 삶아 그 살로 추어탕도 엄청 끓여먹었다.

추어탕은 논에서 일하다 잡은 미꾸라지로 만든 국을 의미할터인데, 바닷가에서는 미꾸라지 대신 싱싱한 고등어를 삶아 그 살을 이용하는 것.

고등어를 삶고 나서 뼈를 가려내는 작업이 성가시고 힘들다. 그 구수한 냄새에 방에서 뛰쳐나와 외할머니와 어머니 옆에서 고등어를 얻어먹던 모습들이 눈앞을 지나간다.

그렇다. 세세한 추억이야 개개인의 몫이련만 생선국수이거나 어탕국수이거나, 고등어 추어탕이거나 시락국(시래기국의 경상도 사투리) 이거나 이름이 뭐가 중요하겠는가.

하지만 이런 물고기를 갈아넣은 음식에는 오래된 추억과 현재의 입맛이 항상 따라다닌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것처럼 DNA에 각인된 이 맛은 아마도 죽을 때까지 따라다닐 것 같다. 그것이 서두에 써놓은 윤대녕의 말, 즉 어머니의 맛일 것이다.

트레블라이프=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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