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송호수, 레일바이크가 들어선 후의 변화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가 들어선 후의 변화들

2016.05.25. 오후 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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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송호수, 레일바이크가 들어선 후의 변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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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수원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의왕역에서 성균관대역 사이 위치한 호수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지하철 차창 밖으로 잠시 지나가는 풍경이지만 노을이 질 때쯤이면 더 멋스러워 보이는, 경기도 의왕시 초평동에 위치한 왕송호수다.

왕송호수는 지난 1948년 만들어진 인공 저수지다. 하지만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저수지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을 갖고 있다. 호수 가운데에는 조그만 섬이 있고 둘레에는 버드나무와 습지 등 다양한 동식물들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이곳에는 청동오리, 두루미, 원앙과 같은 희귀한 새들이 날아오는 철새 도래지가 됐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가 들어선 후의 변화들

원래 이곳은 고즈넉한 분위기와 저녁에 떨어지는 석양이 아름다운 곳으로 조용히 산책을 하거나 사색하기 좋은 장소였다. 게다가 바로 옆에 위치한 철도박물관과 함께 둘러보면 좋은 수도권의 나들이 코스로도 제격이었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가 들어선 후의 변화들

하지만 최근 이같은 분위기는 변화를 맞았다. 이곳에 자연학습공원과 레일바이크 시설이 들어서면서 테마 공원의 기능을 더욱 강화시킨 것. 철도특구로 지정된 이곳에 레일바이크를 설치, 의왕시 철도 콘텐츠의 하나로 추가됐다.

하지만 레일바이크 시설 설치는 왕송호수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라놨다. 레일바이크가 들어선 후 호수는 사람들에게 더 멀어진 느낌이었다. 예전에는 잘 발달된 산책로와 함께 운치 있는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호숫가를 거닐며 물위에 떠있는 청둥오리 사진을 찍고 버드나무 아래에서 호수를 경관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의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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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레일바이크 설치 후 이런 풍경은 사라졌다. 레일로 가로막힌 덕에 호숫가 근처로 갈 수 없으며 고즈넉한 분위기도 사라졌다. 환경단체들은 레일바이크로 인해 이곳을 찾는 철새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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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부작용에도 달라진 점은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에게는 제법 다양성을 갖춘 테마공원이 됐다는 점이다. 왕성호수 주변에는 철도박물관 이외에 자연학습공원, 생태학습장, 수변정원, 인공습지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들 시설을 사실상 원스톱 코스로 돌아볼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가 들어선 후의 변화들

이제는 워낙 많은 곳에 들어선 레일바이크는 사실 다소 식상한 놀이시설이다. 왕송호수의 레일바이크는 둘레 4.3㎞의 호숫가를 모두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코스 난이도도 비교적 쉬운 편인데다 탁트인 호수를 옆에 놓고 바람을 맞는 기분은 남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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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왕송호수는 인공호수에 날아드는 철새를 통해 알 수 있듯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었다. 이제는 호수는 물론 각종 인공적인 시설들이 어우러진 인간이 만든 자연 풍경의 총아가 된 느낌이다.

사람의 취향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이전의 왕송호수를 그리워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기존보다 다이내믹해진 현재의 분위기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주말을 이용해 가족들과 함께 호수가의 바람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트레블라이프=김윤겸 gemi@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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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TIP: 인근의 매점이나 편의시설은 부족한 편이다. 미리 음료와 간식거리를 챙겨서 가는 것이 좋다. 인파가 몰리는 주말에 간다면 특히 명심할 것.

레일바이크는 이용료가 대체로 높은 편이다. 4인승 기준 3만2000원으로 2인승 바이크는 없다. 국가유공자·장애인 할인도 5% 밖에 적용되지 않는다.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레일바이크 주차장에 차를 대고 호수와 각종 생태학습장을 둘러본 후 철도박물관은 차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앞뒤 순서가 바뀌어도 상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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