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포, 전설과 역사 그리고 국수가 넘치는 항구

구룡포, 전설과 역사 그리고 국수가 넘치는 항구

2016.02.24. 오전 10:1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구룡포, 전설과 역사 그리고 국수가 넘치는 항구
AD
[구룡포 두번째 이야기 ]

◆ 전설 - 관광공사가 인정한 최고의 경관

근대문화역사 거리 끝에는 공원으로 향하는 돌계단이 있다. 돌계단에는 설립당시 구룡포의 유지였던 사람들의 명단들이 비석하나하나 마다 새겨져 있다.

구룡포, 전설과 역사 그리고 국수가 넘치는 항구

언덕길을 올라가면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했다는 구룡포라는 전설에 걸맞는 용 형상의 조각물이 있다. 그리고 구룡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관은 덤이다.

◆ 역사 - 근대문화역사 거리라니... 이거 맞나?

구룡포, 전설과 역사 그리고 국수가 넘치는 항구

줄을 이어 늘어선 대게집을 돌아 골목을 나서면 구룡포의 근대문화역사 거리를 만나게 된다.

묘하다. 어장이 풍부해 동해안 어업전진기지로 불리는 구룡포는 바로 그 이유로 일제 강점기 해산물 수탈의 본거지가 된다. 따라서 이곳은 일본 사람들이 들어왔고, 부를 일으키고 그들 방식으로 집을 짓고 산 흔적인 셈이다.

구룡포, 전설과 역사 그리고 국수가 넘치는 항구

남아있는 일본식 가옥 숫자도 이렇게 많지 않았다고 한다. 포항시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개발한 문화상품에 가깝다.

바닷가에서 만나는 이색문화공간의 의미라면 굳이 역사의식을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든다.

구룡포, 전설과 역사 그리고 국수가 넘치는 항구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이 드라마 촬영장이었던 남이섬처럼 사진 찍으며 웃는 공간이 된다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구룡포의 진정한 볼거리는 골목길이라는 말이 있다.

항구 주변의 구불구불 좁은 골목길은 오랜 시간 변하지 않은 채 원형 그대로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다. 그 속에서 몇 채 남아있던 일본식 가옥은 골목길의 역사만큼 그렇게 어우러져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지만, 복원과 증축을 거듭한 지금의 근대문화역사 거리는 그 이름부터 무엇을 뜻하는지 애매하다.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남아 있으며 일본식 건물의 구조적ㆍ의장적 특징을 잘 갖추고 있다. 이 건물은 한국과 일본 건축 전문가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대상으로 삼는 건축물로 그 가치가 크다.”

포항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문화상품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라면 조금 신중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모습은 글로벌시대에 당연한 것이겠지만, 예를 들면 미국의 코리안타운, 차이나타운의 형성과는 그 출발부터 다르지 않는가.

일본 장식품과 인형, 다기 세트 등으로 내부를 꾸미고 다다미에 앉아 일본 녹차, 호지차등을 판매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걸 어쩔 수 없다.

◆ 물 오른 대게, 다양한 국수는 필수

구룡포, 전설과 역사 그리고 국수가 넘치는 항구

금강산도 식후경이고, 도스토옙스키도 사람은 누구나 ‘빵과 구경거리’를 원한다고 했다.

이제 먹을거리를 좀 찾아나서 보자.

구룡포를 처음 찾는다면 시장에서 이어지는 대로에서 대게를 먹을 확률이 높다. 어쩌면 그게 정답인지도 모른다.

대게는 바로 쪄서 뜨끈뜨끈할 때 먹는 게 제맛이니 다른 음식을 찾을 이유가 없다. 과메기는 대게 먹으면서 말만 잘하면 맛보기 정도는 충분히 얻어먹을 수 있다.

대게 먹기엔 지금이 딱 좋다. 4-5월까지는 흔히 대게철이라 할 수 있으니 다른 음식에 눈 돌릴 필요도 없다.

하지만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백이면 백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법은 없으니,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아는 국수 얘기를 좀 해야 한다.

구룡포의 국수는 이미 여러 매스컴을 통해서 많이 소개된바 있다. 뭐 극단적으로 말하면 국수 먹기 위해 구룡포를 다시 찾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이곳 국수가 유명한 이유로 이곳의 국수공장을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구룡포에서 가장 오래된 국수공장은 지난 1971년 문을 연 제일국수공장. 지금은 홀로 외로이 명맥을 이어가지만 한때는 대여섯개가 넘는 국수공장이 있었다고 한다. 재래식 기계를 이용해 면을 뽑고, 해풍에 말린 면은 쫄깃하고 씹는 맛이 좋다.

먼저 모리국수. 이건 해물칼국수를 생각하면 딱 답이 나온다. 구룡포 모리국수가 알려지면서 이곳저곳 문을 연 곳이 많지만 그중 까꾸리 식당이 유명짜하다.

하지만 모리국수 자체가 뱃사람들이 당일 잡은 생선과 해산물을 넣고 끓인 음식이라 웬만한 곳에 들어가도 다 기본맛은 한다.

구룡포, 전설과 역사 그리고 국수가 넘치는 항구

해물칼국수 말고 멸치국수는 철규분식이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구룡포 사람들은 이곳 모르면 간첩이라고 부를 정도다. 반세기가 훌쩍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그야말로 대를 이어서 장사를 하는 셈인데, 이곳 국수는 특징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냥 멸치국수다. 비주얼로만 보자면 그렇다는 말.

하지만 독특한 국물맛을 가진다. 먹는 음식을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비슷한 국물맛을 어느 국수집에서도 발견하지 못했으니 그야말로 며느리도 가르쳐주지 않는 비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구룡포, 전설과 역사 그리고 국수가 넘치는 항구

이곳엔 찐빵과 단팥죽도 유명하다. 특히 찐빵은 오후 서너시 되면 동이 나서 없을 가능성이 크니 맛을 볼려면 발걸음을 부지런히 해야 한다.

구룡포, 전설과 역사 그리고 국수가 넘치는 항구

구룡포 초등학교 바로 앞에 위치한 철규분식이 오랜 전통의 강자라면 이곳에서 코너를 돌아 시장으로 향하면 만나게 되는 할매국수는 신흥강자다. 이곳 역시 줄을 서서 먹는 게 기본이다.

전복죽과 해삼이 먹고 싶다면 구룡포 중고등학교 가는 큰 도로에 구룡포 전복도매집이 있다.여기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오래된 맛집이다.

트레블라이프=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TRAVEL TIP = 주말등 사람들이 붐빌때면 구룡포 초등학교에 주차하는게 좋다. 시장과 국수집들이 지척이다.

구룡포, 전설과 역사 그리고 국수가 넘치는 항구

구룡포 시장은 필수코스로 들러야 한다. 미역과 가자미, 골뱅이를 추천한다.

925번 지방도로는 해안길 드라이브로 안성만춤이다. 처음 구룡포를 찾는 운전자라면 포항에서 구룡포를 거쳐 호미곶으로 향하는게 좋다. 해안선을 따라 달릴수 있어 경관이 그만이다. 호미곶에서 포항으로 바로 빠질수도 있다.

스토리텔링 중심의 여행 전문 미디어
트레블라이프 www.travellife.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