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작심삼일을 100번 되풀이 하라

도봉산, 작심삼일을 100번 되풀이 하라

2016.02.15. 오전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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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작심삼일을 100번 되풀이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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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은 다른 취미와 마찬가지로 엄연한 클래스를 가진다.

돈만 있으면 산소마스크를 쓰고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 시대라지만, 그마저도 기본적으로 산행에 충분히 익숙해진 사람들의 몫이다.

일반인들은 에베레스트 근처도 가기 전에 고산병으로 하산해야 할 것이다. 취미나 운동으로서의 등산도 마찬가지다.

도봉산, 작심삼일을 100번 되풀이 하라

도봉산을 얘기하면서 너무 거창하게 시작한다고 생각할 독자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곳이 동네 뒷산 같은 사람도 있을테지만, 다리근육이 모두 풀려서 따로 놀 정도가 되고 여름 소나기를 맞은 듯 땀으로 흠뻑 젖어서야 가능한 사람도 있다. 내가 그랬다.

이런 저질체력 '생'초보에겐 도봉산은 쉽사리 정상을 내어주지 않는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보였다.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미로 같기도 했다.

◆ 등산으로 다이어트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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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도 벌써 두번째 달이 훌쩍 지나가고 있다. 연초에 세운 계획들을 한번쯤 돌아볼 시간.

작심삼일로 끝난 결심이 어디 하루 이틀, 한 두 개 이던가. 그래도 또 작심삼일을 한다.

이렇게 작심삼일을 100번하면 1년이다. 새해에 했던 결심을 오간데 없이 갖다 버리는 것보단 훨씬 낫다.

도봉산, 작심삼일을 100번 되풀이 하라

등산이 올해 작심삼일 중의 하나이다. 등산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다이어트를 위해 달려간 도봉산이 등산이라면 질색하던 내게 작은 계기를 주었다. 그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그리고 남모르게 간직한 성취감이다.

그래, 이런 맛으로 사람들이 산을 오르는 구나!

◆ 입구는 최대규모의 먹거리 장터

도봉산, 작심삼일을 100번 되풀이 하라

도봉산의 놀라운 점은 정말이지 사전정보가 전혀 필요 없다는데 있다. 이미 이 산을 올라본 후배와 함께이기도 했지만, 그냥 지하철 도봉산역에서 내려 사람들을 따라가면 된다.

그 사람들을 따라서 산을 오르고, 역시 산을 내려오면 된다. 너무 단순하다.

도봉산 입구엔 내 생각엔 전국 최대 규모의 먹거리 장터가 펼쳐져 있다.

거의 한 블록이 전부 다 그렇다고 생각하면 된다. 허기진 배를 채우는 용도외에도 그야말로 온갖 종류의 술안주들이 지천이다. 다이어트의 최대강적이 입구부터 진을 치고 있다.

◆ 눈 내리는 겨울 산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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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등산을 해본적이 없으니 등산화도 없고, 아이젠도 스틱도 없다. 더 어처구니 없던 것은 겨울 산행에 장갑도 없었다.

도봉산, 작심삼일을 100번 되풀이 하라

산을 오르는데 눈이 내린다. 눈 내리는 겨울산은 준비해서 조심스럽게 올라야 한다. 이 경험을 미끄러짐 등의 사고없이 무사히 얻었으니 감사해야 할 것이다.

도봉산, 작심삼일을 100번 되풀이 하라

거듭 말하지만 도봉산 산행이 준 것은 자신감과 성취감이다. 다이어트 같은 건 이제 안중에도 없다. 공기 좋은 곳에서 아무 생각 없이 산을 오르다보니 스멀스멀 올라오는 일상의 잡다한 번민이 사라지는 걸 느꼈다.

도봉산, 작심삼일을 100번 되풀이 하라

이 기분을 잊지 않을 것이다. 작심삼일이 100번 되풀이 되더라도 또 산을 오를 것이다.

트레블라이프=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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