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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하늘아래 마지막 달동네 '북정마을'
서울 하늘아래 마지막 달동네 '북정마을'
Posted : 2015-12-15 10:41
각박한 세상을 살다보면 옛 추억과 사람 냄새나는 풍경이 그리울 때가 있다. 빼곡한 마천루보다 옹기종기 모여 수다 떨고 밤이면 밥 짓는 연기가 그윽한 그런 모습 말이다. 인기리에 방영하고 있는 ‘응답하라 1988’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모습만 봐도 정이 흘러넘치던 시기를 그리워한다는건 쉽게 알 수 있다.

서울 하늘아래 마지막 달동네 '북정마을'

우리 곁에 함께했던 추억들은 흐르는 시간처럼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 그 풍경을 간직한 곳은 몇 군데 남아 있다. 그중 서울 사대문 안 마지막 달동네 중 하나로 꼽히는 ‘북정마을’은 예전 그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다.

서울 하늘아래 마지막 달동네 '북정마을'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에 위치한 북정마을은 여느 달동네와 마찬가지로 가파른 언덕 위에 빼곡하게 집들이 모여 있다. 골목은 비좁고 집들은 허름하지만 보고만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건물숲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이쪽이 더 아늑하다는 느낌이다.

초입에는 마을을 그림으로 쉽게 설명한 큰 안내도가 있다. 큰 타원형으로 생긴 북정마을은 옆으로는 서울 성곽을 끼고 있어 성벽 근처를 중심으로 생겨난 달동네의 원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서울 하늘아래 마지막 달동네 '북정마을'

편안함 마음으로 마을을 돌기 시작하면 경로당과 마을회관 등 예전에 자주봤던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밖에도 북정 미술관과 그 옆 북정 카페는 이 마을 여행의 종착지라고 보면 쉽다. 특히 북정 카페 앞 겹겹이 쌓여있는 땔감과 그 앞 화목난로에서 둥그렇게 모여 덕담을 주고받는 마을 어른신들을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게 된다.

서울 하늘아래 마지막 달동네 '북정마을'

이런 푸근한 풍경만큼이나 마을의 유래 또한 재밌다. 조선시대에 궁중에 바치는 메주 쑤는 일이 이 동네에 주어지면서 메주를 만들기 위해 온 마을 사람들이 ‘북적북적’ 거렸고 시간이 흘러 여기서 따온 이름인 ‘북정마을’로 불리게 됐다는 것이다.

서울 하늘아래 마지막 달동네 '북정마을'

한편 이 마을에는 독립운동가로 이름 떨친 만해 한용운의 자택 ‘심우장’이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집은 한용운이 말년을 보낸 숙소로 북정동 미술관에서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허름한 집들 사이에서 바로 발견할 수 있다.

서울 하늘아래 마지막 달동네 '북정마을'

심우장의 특징이라면 보통 그 시대 한옥은 남향인데 비해 이 집만 북향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유는 남향으로 만들 경우 조선총독부와 마주하기 때문이다. 집을 만들 때도 이런 투철한 저항 정신이 있다는 건 ‘님의 침묵’이란 명시가 툭 튀어나온 게 아닌 걸 알 수 있다.

서울 하늘아래 마지막 달동네 '북정마을'

북정마을로 가는 길은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탑승 버스는 ‘성북 03번’으로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6번 출구로 나와 60미터 정도만 걸으면 정류장이 보인다. 이동시간은 대략 15분 정도 소요되며 하차는 노인정 정류장에서 하면 된다.

서울 하늘아래 마지막 달동네 '북정마을'

두 번째는 ‘한양도성 순성’을 따라 이동하는 방식이다. 원래 서울시에서 만든 ‘백안구간’이란 길이 따로 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든 관계로 혜화문에서부터 시작해 북정마을까지만 가는 코스를 소개해주고 싶다.

이 길은 혜화문을 뒷길을 통해 성북동 쪽으로 이동하며 혜성교회, 경신중·고를 넘어 서울 성곽길을 이용, 와룡공원에서 북정마을로 가는 방식이다. 이동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략 40~60분 정도 잡는 것이 좋다. 성곽길을 통해 종로와 성북동에 경치를 구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은근히 체력소모가 크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마지막으로는 한성대입구역에서 성북동으로 바로 걸어가는 코스가 있다. 성곽길을 통해 걸어가는 것과는 또 다른 묘미로 시민문화 유산 1호 ‘최순우 옛집’ 대한민국 사적 제 83호 ‘선잠단지’ ‘간송미술관’ 등 다양한 문화유산과 박물관 등이 지나가는 길손들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 하늘아래 마지막 달동네 '북정마을'

북정마을 풍경은 지쳐버린 심신에 활력소를 준다. 어릴 적 함께 뛰어 놀던 친구들은 더 이상 곁에 없지만 이 마을에 오면 그 향기만큼은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지금은 잃어버린 기억이지만 내 머릿속 추억들이 그립다면 서울 하늘아래 마지막 달동네인 북정마을을 찾아보는건 어떨까?

TRAVEL TIP: 자동차 이용은 평일 추천, 주말 비추천이다. 이유는 주차 문제. 차를 이용해 편하게 오는 것도 좋지만 도보를 통해 길에 있는 다채로운 볼거리를 체험하면서 오는 것도 여행의 묘미다.

이밖에도 어떤 방식으로 북정마을을 찾던 모든 구경을 끝내고 내려갈 때가 다가오면 슬슬 허기짐이 찾아온다. 성북동에는 돈가스, 돼지불백, 설렁탕, 백숙, 스파게티, 칼국수 등 한식-양식 가릴 것 없이 맛집이 즐비하다.

모든 집들이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오랜 내공과 실력을 자랑하고 있어 어느 한 집 선뜻 추천하기 힘들다. 각자 입맛에 맞는 집을 찾아 여행의 마지막을 포만감 넘치고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트레블라이프=김초롱 kcr86@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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