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풍경이 지나는 동해남부선의 묘미

다양한 풍경이 지나는 동해남부선의 묘미

2015.12.07. 오전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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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풍경이 지나는 동해남부선의 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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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여행은 나름의 묘미가 있다.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리드미컬하게 덜컹거리는 기차소리를 듣고 있으면 내가 어딘가로 떠나고 있음을 색다른 감성으로 느끼게끔 한다.

동대구에서 경주, 울산을 거쳐 부산 부전으로 향하는 동해남부선은 영남지방의 주요도시를 거쳐 가는 철도다. 다양한 도시를 지나는 동해남부선을 타면 스쳐 지나는 풍경을 통해 저마다의 지역적 특색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다양한 풍경이 지나는 동해남부선의 묘미

동해남부선은 우리나라 철도의 대부분이 그러하듯 일제 강점기에 개통 됐고 그 목적은 국내 자원 수탈이었다. 1918년에 개통된 이 철도는 동해안의 해산물과 자원 수송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게다가 개통 당시 문화재를 훼손한 역사적 아픔도 겪었다. 동해남부선이 지나는 경주의 경우 능지탑지 등 신라 유적 세 곳이 훼손됐고 사적 8호 사천왕사지를 가로지르기도 한다. 일제 강점기 당시 영남 지역의 아픔을 잘 보여주는 철도다.

다양한 풍경이 지나는 동해남부선의 묘미

현재에 와서는 영남권 도시를 잇는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동해남부선은 다른 지방철도와는 달리 늘 사람들로 붐빈다. 동해남부선은 그래서 기차보다는 수도권 전철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 이 노선이 전철복선화로 변화되는 것은 이런 교통적 기능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요소는 열차에 대한 왠지 모를 친근한 느낌을 더하게 한다. 사실 서울의 경우 기차라고 하면 왠지 먼 느낌을 갖게 된다. 서울역, 용산역, 영등포역 등 기차역도 몇 개 안되거니와 장거리 교통수단이라는 특성 때문에 좀 더 먼 느낌을 갖게 한다. 하지만 사실상 전철의 역할을 하며 부산만 하더라도 여러 개의 정거장을 지나는 동해남부선의 특성상 일상생활에 가까이 자리 잡은 기차라는 인식을 준다.

다양한 풍경이 지나는 동해남부선의 묘미

여타 기차 노선에 비해 동해남부선이 주는 색다름은 다양한 풍경을 보는 재미다. 영남 지역의 동남쪽 주요 도시를 지나는 철도인 만큼 각각의 도시가 가진 개성이 차창 밖으로 펼쳐진다. 경주의 역사 유적, 울산의 공업단지를 지나 부산에 이르면 바닷가 풍경을 지나 곧바로 아파트와 각종 빌딩숲에 둘러싸인 도시로 들어선다.

기차를 타고 있으면 왁자지껄하면서도 구수하게 들리는 경상도 사투리와 여러 가지의 모습으로 지나는 차창 밖 풍경은 타 지역사람들이 이 기차를 탔을 때 좀더 색다르게 다가오기도 한다.

다양한 풍경이 지나는 동해남부선의 묘미

동해남부선은 오는 2018년 복선 전철화와 함께 기존 철도 노선은 폐선된다. 이 때문에 최근 폐선 철도노선의 관광지화 등 다양한 활용방법이 모색되고 있다. 몇 년 뒤면 기억 속으로 사라져갈 동해남부선 기찻길은 왠지 모를 아련함을 전해준다.

트레블라이프=김윤겸 gemi@travellife.co.kr

TRAVEL TIP: 원래 동해남부선은 동대구가 아닌 포항-부전역 노선이었으며 일부 변경돼 현재와 같이 운행되고 있다. 변경된 노선 가운데 해운대-송정구간은 먼저 폐선 되기도 했다. 이곳은 최근 산책길로 개방돼 바닷가를 끼고 걷는 기차길의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종착역인 부전역 앞에는 부전시장이 있다. 부전시장은 부산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시장으로 이곳에서 장을 보거나 구경을 다니는 것도 좋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동해남부선을 거쳐 부전역으로 가는 노선이 하루 두편 있다. 야간 열차와 오전에 각각 출발하는 이 노선은 7~8시간이 소요되니 여유를 갖고 기차여행을 즐길 사람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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