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닭·부대찌개·족발, 의정부의 색다른 '3대 맛 골목'

2015년 대한민국이 음식과 사랑에 빠져버렸다. 무의식적으로 돌린 TV와 아무 생각 없이 클릭한 인터넷에도 속칭 '먹방'과 '쿡방'이 넘쳐나는 것을 본다면 식문화가 얼마나 우리 실생활에 가까이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올 한해를 강타한 식도락 문화가 점점 커질수록 전국의 맛집을 찾아다닐 누리꾼들의 발걸음 역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바쁜 일상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전국에 있는 수많은 맛집들을 모두 찾아다니면서 먹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이러한 '슬픈' 상황에 놓인 우리에게 서울 인근에서 족발, 부대찌개, 통닭 등 이름만 들어도 허기짐을 부르는 이 음식들을 모두 만나는 것도 모자라 각각 골목까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그것도 서울 중심인 명동에서 지하철로 30~40분만 달리면 바로 있다고 말이다. 거긴 바로 경기도 북부의 중추도시 의정부다.

◆ 의정부 제일시장의 터줏대감 ‘통닭골목’

의정부 제일시장에 위치한 ‘통닭골목’은 의정부역 6-2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10분 정도만 걷다보면 나오는 첫 번째 맛집 골목이다. 처음 찾아가면 제일시장의 규모가 큰 관계로 길을 헤멜수도 있다. 하지만 걷다가 구수한 통닭 튀기는 냄새가 나는 곳으로 향한다면 자연스럽게 골목을 접하게 된다.

주 메뉴는 닭을 통째로 튀기는 옛날 통닭으로 한 마리에 6000원 두 마리에 1만1000원이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만나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닭 목, 염통, 똥집 튀김 등이 있으며 그 중 목 튀김은 별미로 평가받는다. 입에 넣고 가만히 씹다보면 기존 닭튀김에서 맛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식감이 혀를 즐겁게 해줄 것이다.

타지 사람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골목이지만 오랜 시간 동안 주머니 가벼운 샐러리맨와 학생들에게 양질의 통닭은 제공해온 숨겨진 맛 골목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닭을 조리하는 사장님들의 모습에서 만만치 않은 내공을 느낄 수 있어서 기대감을 한층 높여준다.

필자의 어머니께서도 의정부에서 근무할 당시 직장 동료들과 일주일에 두 번씩 출근 도장을 찍었을 만큼 친목을 도모하기에도 좋은 분위기다.

◆ 의정부하면 역시 부대찌개지!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는 의정부중앙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찾아 볼 수 있을 만큼 대중교통이 편리하다. 입구에 있는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란 조형물을 지나면 입구 초입에 들어서게 된다.

여기는 중앙을 따라 대략 15~20개의 부대찌개 집이 골목 사이사이 위치해 성업 중이다. 주 메뉴는 설명할 것도 없이 부대찌개로 입맛 기호에 따라 다양한 사리를 추가해 먹을 수 있다. 분위기는 일반적인 음식점과 비슷해 가족이나 연인끼리 찾아와 한 끼 식사하는 곳으로 적당해 보인다.

부대찌개의 유래는 한국전쟁 후 의정부에 주둔하던 미군부대에서 나온 재료로 만들던 잡탕찌개가 시작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후 한국인 입맛에 맞게 계속 개량을 거듭한 끝에 지금은 전 국민이 사랑하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부대찌개 거리는 의정부의 음식특화거리로 지정,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 2006년부터는 매해 10월 ‘부대찌개 축제’를 진행,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 장수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 의정부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신흥 맛 ‘족발’

족발골목은 앞서 설명한 두 골목보다 역사가 길지 않지만 맛집 누리꾼들에게 조금씩 주목받으면서 새로운 맛 골목으로 부각되고 있다. 가능역 1번 출구를 나와서 조금만 주변을 찾다보면 손쉽게 족발 골목이 찾을 것이다.

이 골목에는 8~9집이 운영 중으로 주 메뉴인 족발을 필두로 영원한 친구 막국수를 팔고 있어 길 가는 주당들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족발은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고 같이 제공되는 부추와 무말랭이를 함께 싸서 한쌈 크게 싸먹으면 세상을 다가진 기분이 든다. 거기에 소주까지 한잔 같이 한다면 아마 이날 일정은 모두 취소해야 될 것이다.

의정부 족발 골목의 경우 기존 강자인 장충동과 공덕 족발에 비하면 아직은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우리가 평소 먹어왔던 족발 골목집 맛을 떠나 새로운 족발 맛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한번쯤 시간을 내어서 의정부를 찾는 것도 식도락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다.

트레블라이프=김초롱 kcr86@travellife.co.kr

TRAVEL TIP: 각 골목이 서로 다른 역에 위치해 있지만 의정부역을 중심으로 도보 30분이면 모두 돌아 볼 수 있을 만큼 서로 인접해 있다.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도 편하지만 한번쯤 시간을 내어서 제일시장과 의정부 로데오거리를 걸어 다니면서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특히 제일시장은 미군들이 자주 왕래하는 만큼 다양한 해외 상품들이 즐비하니 쇼핑족들에게는 색다른 구경거리가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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