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같은 여행, 당일치기 지리산 [여덕노트]

패스트푸드 같은 여행, 당일치기 지리산 [여덕노트]

2015.11.10. 오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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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 같은 여행, 당일치기 지리산 [여덕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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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남한 내륙에서 가히 최고의 산이다. 주봉우리인 1916m의 천왕산의 높이는 물론 전북 남원, 전남 구례, 경남 산청 ·하동 ·함양 등 3개도 5개 시군에 걸쳐져 있을 정도로 장엄한 산세를 갖고 있다.

이런 ‘규모’를 자랑하는 지리산을 서울·수도권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온다는 것은 좀처럼 상상하기 쉽지는 않다. 산이 가진 웅장함은 물론 남부지방에 위치한 탓에 거리상으로도 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일치기 지리산이 영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믈론 주봉인 천왕산은 어렵겠지만 지리산 주요 봉우리 중 하나이자 차로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노고단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지리산을 마치 ‘컵라면 끓여먹듯’ 다녀올 수 있는 당일치기 코스를 밟아보자.

용산역(기차)→구례구역(버스)→구례공용버스터미널(버스)→성삼재휴게소(도보)→노고단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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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치기로 지리산을 가는 주요 코스는 위와 같다. 대체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노고단 정상까지는 거의 쉴 틈 없이 움직이는 것이 좋다.

기차는 용산역 혹은 영등포역에서 여수행 전라선을 탑승, 구례구역까지 가면 된다. 구례구역까지는 제법 먼거리로 새마을, 무궁화호로 갈 경우 약 네시간 가량 소요된다.

최근 이 노선에 KTX가 운행을 개시하면서 약 2시간 20분까지 소요시간이 단축됐다. 하지만 이후 빡빡하게 펼쳐질 일정에 앞서 조금이나마 운치 있는 기차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새마을·무궁화호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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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구례구역에 도착하면 곧바로 역 앞에서 구례공용버스터미널을 가는 버스를 타는 것을 권장한다. 화장실은 어지간하면 금물. 버스가 하행선 기차시간에 맞춰 대기하고 있는데 급한 사정으로 역 화장실을 들렀다 치면 대략 한 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하는 낭패가 발생한다.

이는 이후 일정에도 중차대한 차질을 주니 어지간하면 기차 혹은 공용버스터미널에서 볼일을 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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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간에 한 대가 운행되는 성삼재휴게소행 버스는 구례구역에서 버스를 타고 도착했을 경우 얼마 기다리지 않고 출발하는 편이다. 성삼재휴게소까지의 운행시간은 약 30분.

이 과정에서 한적한 구례군의 분위기와 중간에 들르는 화엄사 입구의 분위기는 비록 인스턴트 여행일지라도 여유로운 분위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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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의 종착지 성삼재휴게소는 높은 곳에 위치한 만큼 시야가 일품. 전망대에서 즐기는 구례군 전경은 청량감을 극대화시켜준다. 간단히 음식을 즐길 수 있으며 프렌차이즈 커피숍과 아웃도어 매장도 있다. 여기에 주차공간도 넓은 편으로 편의성이 잘 갖춰진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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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삼재에서 노고단으로 가는 코스는 등산로보다는 산책로에 가깝다. 2.58km의 완민한 비탈길이 길게 펼쳐진 이 길은 중간중간 지름길도 있는데 시멘트길이 싫증난다면 이들 길로 가는 것도 좋다.

중간기착지에 해당되는 노고단대피소는 널찍하면서도 고즈넉한 분위기가 일품. 여기서부터는 입산통제 시간이 있으므로 오후 2시 이전에는 도착해야 노고단까지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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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소를 지나 꽤 오르다보면 노고단 능선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는 시야가 탁트인 초원길이 등산의 카타르시스를 높여준다. 사실상 이 여행의 백미를 찍는 구간으로 나무길을 걷다보면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노고단에 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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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빡빡한 일정으로 소화해야 하는 지리산 당일치기는 여유로운 여행을 즐기는 경우라면 그다지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하룻새에 지리산을 다녀온다는 특별한 경험과 그동안 멀게 느껴졌던 지리산에 대한 친근감을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수도권 인근의 산을 자주 다녀 좀 특별한 등산을 하고 싶다고 느껴진다면 주말을 이용해 한번 가봄직 하다.

트레블라이프=김윤겸 gemi@travellife.co.kr

TRAVEL TIP: 구례터미널에서 성삼재로 가는 중간 천은사입구에서는 국립공원입장료를 낸다. 수금원이 버스에 들어와 입장료를 걷으니 천원짜리를 미리 준비해두자.

만약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을 등반하고 싶다면 당일치기로는 사실상 불가능. 이 코스를 이용해 최소 1박으로 하는 것이 좋다. 노고단대피소는 제법 쾌적한 숙박시설을 제공하니 이것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식사나 먹거리는 구례구역이나 구례시외버스터미널 인근이 좋다. 섬진강이 흐르고 있는 구례구역 인근에는 각종 민물게장과 재첩국 등 섬진강에서 나는 음식들을 파는 식당이 즐비하다. 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는 남도의 독특한 음식 중 하나인 피순대를 파는 국밥집이 있는데 지역주민들이 즐겨찾는 곳이다.

단풍철에는 이 코스를 피하는 것이 좋다. 노고단에 가장 사람이 북적이는 시기는 단풍철인 10월 말~11월 초순. 특히 자가용으로 갔을 경우 성삼재 휴게소 진입 조차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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