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베스트셀러 한국 재출간…‘60년 후’ ‘벗’

북한 베스트셀러 한국 재출간…‘60년 후’ ‘벗’

2018.05.24. 오후 5:5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북한 베스트셀러 한국 재출간…‘60년 후’ ‘벗’
AD
[YTN PLUS&BOOK] '60년 후', '벗' / 백남룡 지음 / 아시아출판사 / 2018


지난 달 ‘판문점 선언’ 이후 평양냉면집은 연일 손님들로 발 딛을 틈이 없다. 달랐던 남북한의 시간 역시 서울 표준시로 통일됐다. 이러한 남북 평화 분위기와 함께 시작된 훈풍에 문학계 역시 돛을 달았다.

북한 인민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북한 소설들이 최근 대거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노동자 생활과 부부의 이혼 등을 다룬 책 ‘60년 후’와 ‘벗’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북한 대표 소설가 백남룡 씨가 쓴 ‘60년 후’와 ‘벗’은 상투적이지 않은 소재로, 북한에서 1985년과 1988년에 각각 출간돼 이미 베스트셀러가 된 작품이다.

소설 ‘60년 후’는 구세대의 회한과 분노, 그 뒤를 이어갈 신세대의 방황과 도전을 동시에 그렸다. 북한의 체제 선전이 아닌 공장 노동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랑과 일을 가감없이 표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공장 지배인 최현필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신세대 마진호 부기사장과 공장 일을 두고 겪는 갈등과 극복 과정이 담겼다. 또 최현필의 아들 최정민과 마진호의 여동생 마진옥 간의 사랑을 통해 참된 인생이 무엇인지 되새겨 보는 기회를 준다.

특히 작가 자신이 장자강 기계 공장에서 10여 년을 보낸 경험이 있어 공장 노동자들의 삶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그려냈다는 점을 주목할 만 하다.

북한 베스트셀러 한국 재출간…‘60년 후’ ‘벗’

또 다른 소설 ‘벗’은 노동자 출신 여성 채순희가 예술단 가수가 된 후, 선반공인 남편 리석춘을 상대로 제기한 이혼 소송을 바탕으로 했다. 소송을 맡은 판사 정진우는 두 사람의 ‘벗’들을 만나 부부의 관계가 어디서 어긋났는가를 추적한다. 또 채순희의 남편을 찾아가 아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진정한 ‘벗’이 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그대에게 진정한 벗이 있는가?”

백남룡 작가의 소설이 품은 의미와 질문은 간명하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남북의 모든 사람들에게 유효하다.

또 저자는 두 권의 소설 속에서 북한의 일상뿐 만 아니라 다채롭고 아름다운 북한 어휘들을 소개한다. 분단으로 인해 생긴 것이, 비단 이산가족만이 아님을 절감하게 된다.

방현석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는 “책을 통해 우리가 북한의 삶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란다”며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사는지, 무엇 때문에 아파하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6·15민족문학인 남측협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소설가 정도상 씨는 “이 책들이 앞서 한국에서 출간될 때는 ‘북한 바로 알기’ 차원이었는데 지금은 북한 문학을 코리아 문학, 겨레말 문학으로 확장시키는 첫 디딤돌이 됐다”고 설명했다.

▶ 저자 백남룡 씨는 1949년 함경남도 함흥 태생이다.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1979년 ‘조선문학’으로 등단한 북한 대표작가다.

[YTN PLUS] 공영주, 강승민 기자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