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보내는 헌사, ‘나의 아버지 부시’

아버지에게 보내는 헌사, ‘나의 아버지 부시’

2016.01.12. 오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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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보내는 헌사, ‘나의 아버지 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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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PLUS & BOOK] ‘나의 아버지 부시’ (조지 W. 부시 저, 홍지수 옮김, YBM 펴냄, 2015)

“이 책은 사적인 기록이다. 아버지의 삶이나 공직에 재직하는 동안 이룬 업적을 세세하게 다루려는 의도는 없다. 그저 조지 H. W. 부시가 훌륭한 대통령이고, 그보다도 더 훌륭한 아버지인 이유를 여러분에게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p.19)

‘나의 아버지 부시’의 저자인 조지 W. 부시(George Walker Bush)가 쓴 서문의 한 구절이다.

아버지 부시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그는 퇴임 후인 지난 2009년 안동을 방문해 병산서원,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회동을 갖는 등 한국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 왔다.

이 책은 아들 부시의 어릴 적 기억을 바탕으로 쓴 미국 대통령의 전기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저자는 ‘인생은 90부터’라는 소제목으로 아버지 부시를 회상한다.

정치 입문과정에서부터 미국 대통령 출마까지의 정치 여정, 그리고 아버지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를 여럿 소개하고 있다.

아버지의 정치 인생을 아들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서술하면서도 가족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을 잘 보여준다.

아들 부시는 “고독한 결단의 순간과 고비 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인생의 교훈을 거울삼아 극복했던 것이 자신의 가장 큰 자산이었다”라고 말한다. 또한 쉽고 빠른 길 보다는 원칙과 책임을 강조한 아버지의 일관된 행동과 모습을 닮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한다.

“가족에 대한 헌신을 아버지가 말로만 표현한 게 아니다. 내 동생 마빈이 심한 대장염으로 입원했을 때, 아버지는 매일 병문안을 했다. 마빈이 가장 통증을 심하게 느낀 날에는 회의일정을 재조정하고 사실상 집무실을 병원으로 옮겨와 아들의 곁을 지켰다. 마빈은 체중이 20킬로그램이나 줄었고 생명징후(生命徵候)가 멈춘 순간도 있었다. 부모님은 로빈을 생각하면서 자식을 또 잃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었음이 틀림없다.” (p.136)

이 책은 부자가 모두 대통령을 했던 만큼 특별한 정치적 일화들도 소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최대의 정치 추문으로 기록된 ‘워터게이트 사건’도 등장한다. 아버지 부시가 공화당 의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같은 당 출신의 대통령이던 닉슨의 비리가 밝혀지고 결국 대통령직 사임으로 이어져 정권이 몰락한 사건이다.

당시 아버지 부시가 닉슨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면 정치적 이득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책임과 원칙을 지키는 그의 소신대로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 외에도 1980년 레이건과의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탈락해 정치적 생명이 끊길 뻔한 일 등 다양한 일화가 소개되고 있다.

역자 홍지수 씨는 부시 부자가 자원입대한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나라의 경우 고위공직자와 정치인들이 본인은 물론 자식까지 병역 면제를 받은 비율이 국민 평균보다 훨씬 높은 사실이 떠올랐으며 이는 ‘노블리스 오블리제’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YTN PLUS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한 홍지수 씨는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과 언론에 대해서도 품위를 잃지 않고 격조 있게 한 방 날리는 아버지 부시의 정치 일화를 보면 우리의 막말 정치와 대비된다.”고 말했다.

이 책은 부자 대통령을 배출한 미국 정치 명문가의 아들이 아버지를 향해 기술한 전기 형식의 헌사다. 뛰어난 정치 리더십을 키운 가풍은 과연 무엇인지, 고난을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지 쉽게 기술되어 있어 정치인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책이다.

▶조지 H. W. 부시는 미국의 40대 부통령(1981~1989)이자 41대 대통령(1989~1993)이다. 공화당 소속의 정치인으로 국무성 베이징 연락사무소장 재임 시절 미국과 중국의 외교관계 정상화에 기여했다. 또한 대통령 재임시절 걸프전을 주도하고 소련 해체에 기여하는 등의 업적이 있다. 아들이자 이 책의 저자인 조지 W. 부시는 미국의 43대 대통령이다.


[YTN PLUS] 취재 공영주, 정남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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