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계 아웃사이더의 도전 ‘버니 샌더스의 정치혁명’

미국 정계 아웃사이더의 도전 ‘버니 샌더스의 정치혁명’

2015.12.31. 오전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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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계 아웃사이더의 도전 ‘버니 샌더스의 정치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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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PLUS & BOOK]

“우리는 세계 역사상 가장 부유한 나라에 살고 있지만 그런 현실은 별 의미가 없다. 상위 0.1퍼센트가 소유한 부가 하위 90퍼센트의 부를 모두 합친 것과 맞먹고, 한 집안(월마트 소유주인 월턴 가)이 소득하위 1억 3000만 명보다 많은 부를 소유하는 사회는 뭔가 크게 문제가 있는 사회다.”

74세에 힐러리 클린턴에 맞서고 있는 민주당 대선 주자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의 말이다.

내년 11월 미국 대선은 한국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는 관심사이다. 전통적으로 미국 대선은 공화당과 민주당에서 후보들이 먼저 경선을 치르고 거기서 최종적으로 뽑힌 후보가 당 대표로 대통령 선거에 나가는 절차에 따른다. 이에 따라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먼저 각 주별로 실시되는 당원대회인 ‘코커스’나 예비선거인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해야 한다. 또, 전통적으로 아이오와 주와 뉴햄프셔 주가 가장 먼저 후보를 뽑는다.

공화당은 독설과 막말 인종차별적인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예상외로 선두주자로 떠올라 기성 정치인 후보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정치현실에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표심을 전략적으로 공략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대선후보는 3명이 경합하고 있지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앞서고 있으며 진보적 사회주의 경향인 버니 샌더스 버몬트 주 상원의원이 추격중이다.

뉴 햄프셔의 경우 버니 샌더스가 힐러리를 8월부터 추월하기 시작해 우위가 점차 굳어지는 형세이며 아이오와에서는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50 : 45로 버니 샌더스가 바짝 추격해 선전을 펼치고 있다.

버니 샌더스는 지난 2010년 12월, 민주당과 공화당의 타협으로 부자 감세 연장 법안이 상정되자 8시간 35분 동안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행위)를 펼쳐 화제를 모았다.

미국 정치계의 아웃사이더로 통하는 버니 샌더스에 미국인들이 열광하도록 그의 정치사상을 책을 통해 알아본다.

‘버니 샌더스의 정치 혁명’은 정치회고록이자 자서전이다. 경제적 구조에서 하위를 차지하는 이들이 정치 참여에서마저 소외되고 있는 상황에서 샌더스는 선거 승리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 혁명’이라고 역설한다.

1941년생인 버니 샌더스는 시카고 대학 시절 학생운동에 뛰어들고 베트남전 반대 평화운동, 인종차별 철폐운동과 노동운동에 참여하면서 민중주의자, 민주사회주의자로 성장했다. 중산층과 노동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는 민주, 공화 양당 체제에 반감을 느끼고 1981년 무소속으로 버몬트 주 벌링턴 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그리고 100년 간 보수진영이었던 벌링턴 시에서 공화당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당선된 후 벌링턴 시장 4선, 연방 하원의원 8선을 역임하고 연방 상원 2선 의원으로 대선에 도전하기까지의 과정이 이 책에 담겼다.

이 책에는 수많은 선거운동 실패와 좌절의 경력도 가감 없이 서술돼있다. 또, ‘경제적 사회적 정의’라는 비전을 성취하기 위한 투쟁의 기록이자 정치혁명을 꿈꾸는 강인한 정치 소신의 메시지가 녹아있다.

버니 샌더스는 과격하다는 비판에 대해 “부자들에게 감세해 준 정치인들이 최저임금 인상은 반대하는 것, 그리고 소득 증가분의 대부분이 상위 1퍼센트에게 돌아가는 미국의 현실이 과격한 것”이라며 “미국은 이런 부도덕한 경제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것이 바로 그가 말하는 ‘정치혁명’의 핵심이다.

초판은 저자가 미국 버몬트 주를 대표하는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후, 미국 벌링턴 시에서 독자적으로 진보 정치의 기틀을 마련한 정치 여정을 담아 1997년에 출간됐다.

이번에 출간된 책은 개정판으로 저널리스트인 존 니콜스가 제 3자의 시각에서 1996년 이후부터 2015년까지의 상황을 서술한 에필로그가 추가됐다.

미국 정치와 인물에 대한 주석이 있어서 일반인도 책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역자 홍지수 씨는 YTN PLUS와의 인터뷰에서 “번역을 하면서 물론 저자가 쓴 본문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에도 충실해야하지만, 그 내용의 배경이 되는 정보와 개념에 대해 충분히 독자들을 이해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또한 홍 씨는 “내가 본 버니 샌더스는 그의 정치사상에 대한 공감 여부를 떠나서 소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고, 언제나 국민을 향해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는 참된 정치인”이라며 “을과 서민들을 위한다면서 뒤로는 갑질을 일삼는 이들이 버니 샌더스의 이런 모습을 배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 버니 샌더스는 브루클린의 가난한 페인트 판매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진보 정치인으로서 민주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를 표방해왔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체제와 거리를 둔 무소속 정치인으로 일관되게 중산층과 빈곤층, 노동 계층과 소수자들을 대변해 왔고 거대 자본과 과두제 정치 구조를 비판해 왔다.


취재 강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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