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피플] “동서양 음악의 조화로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음악가 이네스 도희 길, 박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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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1. 오전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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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앤피플] “동서양 음악의 조화로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음악가 이네스 도희 길, 박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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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 피아노와 성악, 해금 등 동서양의 다양한 악기와 소리로 구성된 국내 연주팀 ‘라파 앙상블’이 이탈리아 공연을 끝내고 귀국했다.

‘라파 앙상블’은 지난 달 16일과 21일 이탈리아의 알레로나(Allerona)와 라디코파니(Radicofani) 지역에서 각각 성황리에 연주를 마쳤다.

앙상블 단원은 탱고 피아니스트 이네스 도희 길, 성악가 박동희‧김민아‧신재호‧최용석, 해금 연주자 류재원 씨 등 총 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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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음악감독인 이네스 도희 길 씨는 “이런 악기 조합으로 어떻게 연주가 가능할까 싶겠지만, 남미와 아르헨티나 탱고, 이탈리아 곡들을 모두 연주했다”고 말했다.

또 “국악과 탱고의 만남은 한국 악기의 순정율과 서양 악기의 평균율을 적절히 섞은 환상의 조화였다”고 설명했다.

이네스 도희 길 씨는 음대 시절, 우연히 탱고 음악을 듣고 감명을 받아 그해 바로 아르헨티나 유학길에 올랐다. 그는 “이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국의 탱고 연주자들이 주목받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팀 리더이자 성악가인 박동희 씨는 “히브리어로 ‘치유’를 뜻하는 ‘라파(Rapha)’에서 이름을 따 팀을 만들었다”며 “앞으로도 우리의 연주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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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네스 도희 길, 박동희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Q. 국내 탱고 피아니스트로는 최초로 이탈리아의 초청을 받아 연주했다고 들었다.

이네스 도희 길: 국내 탱고 피아니스트로는 초청받아 간 것이 처음이다. 팀 리더 박동희 씨가 이탈리아에서 유학한 후에도 외국 공연을 많이 해 왔고, 그 인연으로 알레로나 시(市)로부터의 초청을 이끌어 냈다. 현지에서 박동희 씨의 연주를 먼저 들은 관계자들이 감명을 받아 단체 연주를 의뢰했고 '라파 앙상블'이 이번에 함께 가게 됐다. 라디코파니 시도 마찬가지다. 관객들의 호응이 뜨거웠던 만큼 앞으로도 꾸준하게 활동이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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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지인들 반응은 어땠나?

박동희: 두 곳 공연장에 각각 백여 명의 관객들이 모였다. 처음 연주했던 알레로나 공연장에는 정말 세계 각국에서 모인 다양한 인종들이 있었다. 기억에 남는 관객은 미국과 스페인에서 온 사람이었다. 음악을 듣는 내내 흥에 겨워 어쩔 줄 모르는 듯했다. 특히 열정의 대명사인 스페인 관객들은 워낙 반응이 뜨거워 그들만을 위한 스페인 곡을 더 연주하기도 했다. 한 한인동포 관객은 해금 선율의 ‘아리랑’을 들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저도 유학시절 느꼈던 외로움이 다시 떠올라 뭉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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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팀 내 악기가 다양해서 곡 선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떤 기준으로 레퍼토리를 구성했나?

이네스 도희 길: 곡 선정이 중요했다. 남미 음악과 아르헨티나 탱고 곡인 ‘향수(Nostalgias)’, ‘붉은 탱고(Rojotango)’, ‘나는 마리아야(Yo soy maria)’, ‘삶을 축복합니다(Gracias a la vida)’를 연주했다. 또한 ‘날 잊지 말아요(Non ti scordar di me)’는 이탈리아 가곡이고,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 '내가 던진 이 꽃은(Il fiore che mi aveva gettat)’ 등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아리아다. 해금은 솔로로 ‘아리랑’을 선보이기도 했다.

구슬픈 탱고 음악과 해금의 한 맺힌 곡조가 묘하게 어울렸는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신명나는 곡도 연주하며 현지인들에게 다가갔다. 대부분 익숙한 곡들이었지만 한국인, 특히 ’해금‘이란 국악기가 어우러진 탱고 공연을 그들이 자국에서 듣긴 처음이었을 것이다. 호기심 어린 눈빛과 따뜻한 박수가 원동력이 돼 즐겁게 연주한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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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탱고’하면 춤을 먼저 떠올리는 분들도 많다. 탱고음악의 특징은?

이네스 도희 길: 항구도시 이민자들이 격정적인 감정을 춤과 음악으로 분출했던 것이 바로 탱고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럽의 클래식 음악 외에 다양한 음악을 흡수하며 초기 보단 다양하고 복잡한 리듬으로 발전했다. 이제 탱고 음악은 춤을 위한 조력자에서, 귀를 위한 주체자로 자리매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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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해외 무대인 만큼 연습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연습할 때 분위기는 어땠나?

박동희: 연주자들의 조화가 신기보일 수는 있어도, 국내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연습을 하던 사이라 이탈리아에서도 어색함이 전혀 없었다. 제 개인 독주회에서 한 번 이상씩 저와 듀엣 연주를 했던 분들을 모아 2015년 라파 앙상블을 만들었고, 공연이 있든 없든 매주 모여 꾸준히 연습했다. 현지에서도 연습실 딸린 숙소를 어렵게 찾아 매일 연습하며 공연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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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공연 계획이 궁금하다.

이네스 도희 길: 국내 공연은 해외 공연과는 달리 악기 제약이 적어 더 많이 추진될 것이다. 다양한 국악기들과 협연을 통해 탱고버전으로 연주하고자 한다. 가을에 라파 앙상블 하우스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고, 겨울에는 국악이 함께하는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또한 다음 공연에는 해금과 피아노가 함께 할 수 있는 탱고 레퍼토리, 이탈리아 칸조네를 탱고 버전으로 편곡 연주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능하다면 해금 외에도 국악기가 더 추가되기를 바란다.

[YTN PLUS] 취재 공영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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