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플러스라이프] “동·서양 미인상 알면 메디컬 한류 보인다”,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

[헬스플러스라이프] “동·서양 미인상 알면 메디컬 한류 보인다”,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

2017.02.23. 오후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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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플러스라이프] “동·서양 미인상 알면 메디컬 한류 보인다”,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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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살고 있는 동포 김 씨는 한국에 올 때 마다 사각턱을 줄이는 ‘보툴리눔톡신’ 시술을 받는다.

흔히 ‘보톡스’로 불리는데, 신경 독소를 근육에 주사해 얼굴형이나 체형 등을 일시적으로 바꾸는 시술이다.

수술 없이 주사로 외모를 개선하기 때문에 이를 원하는 당사자들로서는 상당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김 씨는 “한국인의 얼굴형은 한국 의사가 더 잘 안다는 생각에 국내에 와서 시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헬스플러스라이프] “동·서양 미인상 알면 메디컬 한류 보인다”,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은 “피부과 의사들은 동·서양의 차이를 먼저 파악한 후 ‘맞춤형 시술’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 원장은 “특히 동양인과 서양인은 사용하는 얼굴 근육 양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분량의 보툴리눔톡신을 넣으면 눈 처짐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원장이 맞춤형 시술법을 제시한 의학 서적 <한국형 보툴리눔 치료> 영문판은 최근 의·과학 분야 출판 업계 세계 1위인 ‘스프링거 네이처(Springer Nature)’에서 출간됐다.

[헬스플러스라이프] “동·서양 미인상 알면 메디컬 한류 보인다”,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

다음은 서구일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동·서양 미(美)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위는 어디인가?

한국인이 선호하는 얼굴은 ‘작은 계란형 얼굴’이다. 큰 눈과 오똑한 콧날, 일자 눈썹, 눈 밑 애교 살이 있는 일명 ‘베이비 페이스’가 특징이다. 하지만 서양 인은 동양의 입장에선 다소 남성적이고 얼굴형도 광대뼈나 사각턱이 오히려 강조돼야 한다. 서양인들이 만화 ‘포카혼타스’ 여주인공 같은 얼굴을 아름다운 동양인으로 평가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따라서 기존에 서양인이 중심이 됐던 보톡스 시술법을 한국인에게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고 환자들의 만족도도 떨어질 수 있다.

‘보톡스 사각턱 교정술’이 보톡스 치료의 인종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이다. 서양에선 브룩 쉴즈, 안젤리나 졸리 같은 외국 배우들처럼 각진 턱이 개성이다. 그러나 얼굴 좌우 너비가 넓은 동양인들에게는 사각턱을 축소하는 시술이 가장 인기다. 1990년대 초반 보톡스를 이용한 사각턱 교정술이 서양에서 개발됐을 땐 수요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2001년 정도부터 사각턱 시술이 큰 주목을 받았고, 아시아 전체로 퍼졌다.

또한 서양에선 갈매기 형태의 위로 올라간 눈썹을 선호해 ‘보톡스 눈썹 교정술’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동양에선 차분한 일자 눈썹을 좋아해 이 시술을 거의 찾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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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차이에 따른 시술법은 무엇인가?

동양인들은 서양인에 비해 표정 근육 발달이 많이 안 돼 있다. 약 30%의 근육을 덜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사할 신경 독소의 용량도 줄여야 한다. 이마 같은 경우 원래 용량의 절반 이하로 써야 적절하다. 또한 40대 이후 눈이 처진 동양인에게 기존 용량을 그대로 넣으면 눈썹이 처지고 눈이 작아지는 등 얼굴이 부자연스러워 진다.

유독 한국에서 크게 발달하거나 개발된 시술법도 있다. 사각턱, 침샘 보톡스 등 넓은 얼굴을 줄여주는 안면 윤곽 보톡스가 꾸준히 발달하고 있다. 근육을 안 쓰면 줄어드는 원리를 이용해 종아리 알통을 줄여 다리를 얇게 만들기도 한다. 어깨 승모근을 줄이는 시술 등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개발돼 세계에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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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국내 최초로 보툴리눔톡신을 이용해 다한증을 고치면서 ‘보톡스 시술 1세대 주자’로 불린다. 보톡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서울대병원에서 근무했던 1998년, 해외 피부과 학회지를 통해 우연히 보툴리눔톡신에 다한증 치료 기능이 있음을 알게 됐다. 당시 우리나라에선 다한증을 교감신경 절제 수술로 치료했다. 연구를 하다 보니 보툴리눔톡신에 주름 개선 효과도 있다는 걸 알고 한국인에 적합한 주름 개선법을 개발했다.

보툴리눔톡신으로 얼굴뿐만 아니라 종아리 등 체형을 개선하는 법도 연구했고, 임상 결과를 알리면서 대중화를 위해 노력했다. 그때의 보톡스 시술법이 지금은 국내외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이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서양 미인상의 차이를 분석해 흐름을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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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세계적인 출판사에서 의학 저서를 낸 소감은?

동양인 의사는 물론 동양인을 시술하는 서양 의사들에게 실질적인 가이드 라인을 주고자 했다. 개인 역량보다도 의료 한류, 즉 우리나라 의술이 세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국내 피부과 의사로서 처음이며 우리나라에서 먼저 출간된 교과서를 외국에서 영문 번역본으로 발행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출판사 ‘스프링거 네이처’는 의학, 과학 전문 출판사인 독일의 스프링거와 세계적 저널 네이처가 합병된 글로벌 회사이다. 노벨상 수상자들이 주요 저자로 활동할 정도로 권위가 높다.

단독 저자 형태도 이례적이다. 의학 교과서는 내용이 전문화돼 있기 때문에 여러 저자가 공동집필하거나 챕터별로 각각의 저자가 저술한 내용을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동안의 연구와 해외 강연, 논문 발표 등이 밑거름이 됐다. 앞으로 저술 활동뿐만 아니라 해외 학회 등에 참석하는 것도 의료 한류를 발전시키는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YTN PLUS] 취재 공영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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