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피플] “술안주 '골뱅이'를 메인 요리로”…강규범 두웰 에프에스 대표이사

[피플앤피플] “술안주 '골뱅이'를 메인 요리로”…강규범 두웰 에프에스 대표이사

2016.12.20. 오전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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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앤피플] “술안주 '골뱅이'를 메인 요리로”…강규범 두웰 에프에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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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술안주인 골뱅이의 대부분이 영국에서 온단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골뱅이 무침이나 골뱅이 소면은 술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1980년대에 골뱅이 통조림이 인기를 끌면서 서울 중구 을지로에 ‘골뱅이 골목’이 생기기도 했다.

강규범 ‘두웰 에프에스’ 대표는 1990년대 초반부터 영국에 거주하면서 영국 골뱅이를 한국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수산물 메뉴를 개발해 식당에 원자재를 공급하면서 떠오른 아이디어였다.

당시 영국에서는 골뱅이를 낚시 미끼로 사용했다. 지금도 골뱅이가 식용인 나라는 한국, 프랑스, 일본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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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대표는 “국내에 유통되는 골뱅이의 99%가 영국, 아일랜드, 칠레 등에서 잡힌 것인데 그 중에서도 영국산의 비율이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또 “골뱅이는 이제 숙회, 초회, 튀김, 탕, 스테이크 등 다양한 요리로 재탄생하고 있다”며 “술안주 뿐 아니라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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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강규범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우리나라에서 유독 골뱅이를 많이 찾는 이유는?

우리나라 골뱅이는 통조림 형태로 많이 팔린다. 전국에서 20여 개의 업체가 골뱅이 통조림을 생산한다. 전 세계에서 골뱅이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며 골뱅이 통조림의 약 90%를 한국인이 먹는다. 예전에 을지로 주변 인쇄 골목 사람들이 술을 마실 때 안주로 먹기 시작한 골뱅이가 오늘날 인기 술안주로 자리 잡았다.

골뱅이는 대표적인 저열량 식품이며 필수아미노산과 불포화지방산, 미네랄, 비타민A, 타우린 등이 포함돼 있다. 동의보감에도 골뱅이가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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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국내산과 수입산은 어떤 차이가 있나?

맛이 다른 것이 아니라 유통 관리와 조업 환경의 차이가 크다. 특히 한국산은 상품에 따라 품질에서 차이가 난다. 대부분 유통 관리의 문제 때문이고 조업 기간도 약 6개월 정도로 짧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10% 정도이다. 또한 한국에서 골뱅이를 수확하려면 수심이 100m인 데 비해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는 수심 20~30m에서도 조업할 수 있고 1년 내내 거둘 수 있다.

국내산 골뱅이는 동해에서 채취돼 살아있는 상태 그대로 가공을 한다. 수입산은 운반 과정 때문에 냉동으로 공급된다. 국내산은 생물로 맛볼 수 있지만 수입산 보다 가격이 20~30% 비싸다. 따라서 대부분 수입산 냉동 원료로 수입해 국내에서 사용한다. 영국산 골뱅이 역시 냉동으로 수입되지만 국내산에 뒤지지 않는 식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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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국 골뱅이를 한국에 수출하면서 어려운 점은?

처음 시작할 때는 생산에 어려움이 많았다. 영국에선 식용으로 쓰지 않는 골뱅이인데 제가 많은 양을 한꺼번에 주문하니 현지에선 이상하게 보며 믿어주지 않았다. 또한 생산 설비 등을 구하기 위해 수개월 발품을 팔아야 했다. 골뱅이를 삶고 살과 껍질을 분리하고 세척하는 일 등 모든 일을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 생산 속도가 늦었다. 부족한 물량을 맞추기 위해 영국 전역 30여 곳에서 투자받아 현지인들에게 작은 공장을 만들어 가공하게 했다. 수출 물량 수거를 위해 돌아다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그러나 공장마다 다른 품질과 포장 단위를 맞추기 위해 직접 공장을 하나씩 확인했던 경험이 지금과 같은 기반을 쌓는 밑거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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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직까지 골뱅이는 ‘술안주’란 인식이 지배적이다.

골뱅이는 원재료 가격이 비싼 편으로, 고급 식재료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통조림 형태로 주로 유통됐다. 이는 골뱅이를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요리’가 되기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골뱅이의 인기는 꾸준할 것으로 생각된다. 골뱅이 시장이 통조림뿐만 아니라 냉장, 냉동식품으로도 유통망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1975년부터 통조림 산업이 사양화되면서 큰 공장들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미 일본, 홍콩에서는 골뱅이 스시, 튀김, 데리야끼 등 메인 요리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달팽이 요리인 ‘에스카르고’에 쓰이기도 한다. 식용 달팽이가 귀하고 자연산으로 전 처리 과정을 거쳐야 안전하기 때문에 골뱅이를 쓰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통조림 시장도 제조 과정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기대가 크다.

[YTN PLUS] 취재 공영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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