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피플] "추억의 노래로 즐거움과 행복을“ 소프라노 김은경 씨

[피플앤피플] "추억의 노래로 즐거움과 행복을“ 소프라노 김은경 씨

2016.09.02. 오후 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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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앤피플] "추억의 노래로 즐거움과 행복을“ 소프라노 김은경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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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에 대한 편견, 안타깝죠. 클래식은 딱딱하고 고집스럽다는 편견을 깨트리고 싶었어요.”

소프라노 김은경 씨가 2년 만에 정규 음반 ‘아름다운 시절’을 선보였다. 이번 음반은 정통 클래식이 아닌 ‘즐거운 나의 집’, ‘클레멘타인’ 등 누구에게나 익숙한 외국 가곡들로 구성했다.

김은경 씨는 “이번에 선곡한 곡들은 어린 시절, 행복한 추억들을 떠오르게 한다”며 “생각만 해도 따뜻해지는 풋풋한 유년의 감성을 반추할 때마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음악을 들으면서 위로를 받고 따뜻한 공감대를 함께 느끼고 나눴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이러한 선곡의 음반을 냈다”고 설명했다.

[피플앤피플] "추억의 노래로 즐거움과 행복을“ 소프라노 김은경 씨

창법에도 신경을 썼다. 어릴 적 동심을 떠올리며 기교 없이 맑고 순수한 소리를 내려고 노력했다. 또, 일반인들도 따라 부르기 쉽도록 키를 낮춘 것도 이번 음반의 특징 중의 하나이다.

김 씨는 어릴 적 실향민인 아버지가 ‘클레멘타인’을 불러주시곤 하셨는데, 가사를 음미해 보면 절절한 심정이 느껴진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는 두고 온 고향의 부모님을 떠올리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소프라노 김은경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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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번 앨범 수록곡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곡은?

아티스트에게 음반은 내 자식과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곡마다 다른 추억이 담겨있는데, 추억을 담은 곡은 지나간 시간과 공간을 그대로 품어 언제나 다시 그 순간의 감성으로 돌아가게 하는 놀라운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린이 합창단 시절 배운 ‘할아버지 시계’와 ‘안녕 친구에게’, TV를 통해 보고 들으며 익힌 ‘즐거운 나의 집’, 그리고 아버지의 아픔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 ‘클레멘타인’ 등 한 곡 한 곡 모두 고심해서 선정한 곡들이다.

Q. 청중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바쁜 일상에 파묻혀 살다보면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잊고 살게 마련이다. 스스로 행복하고 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우리들은 부모님들에게 기쁨을 주는, 세상의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축복 그 자체였다. 파랑새를 찾아 여기저기 헤맨 틸틸과 미틸이 결국은 집안의 새장에서 파랑새를 찾았다는 이야기처럼 음악을 들으며 행복한 유년의 추억여행을 통해 우리 곁에 있는 행복을 느끼시길 기대한다.

Q. 음악 봉사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국내외 정상급 음악인들과 뜻을 모아 ‘마노아마노’라는 음악 봉사 단체를 만들었다. 문화 소외지역 주민들을 찾아가 연주를 하면서 클래식 음악의 감동을 나누고 있다. 이를 통해 문화 격차를 해소하고 음악을 통한 소통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클래식 음악에 대해 일부 편견과 거부감을 갖고 있던 분들도 클래식에 대해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연주에 해설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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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학문 앞에선 겸손하게, 그러나 도전은 과감하게, 그리고 약속 잘 지키기’를 항상 강조한다. 항상 노력해야 하며, 실패해도 포기하지 말고 용기있게 도전하라는 뜻이다. 음악을 하다보면 낙오의 과정을 겪게 된다. 이때 상처를 받고 포기하지 말고 자신을 성장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끝으로 약속을 잘 지키란 것은 물론 남들과의 약속도 그렇지만 자신과의 약속을 철저히 지키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자신이 목표했던 바는 꼭 이루도록 노력하라는 뜻이다. 음악은 예술이다. 시간과 노력이 어우러져야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것인 만큼 조급한 마음을 접고, 끈기 있게 자신이 세운 목표에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

Q. 비전공자를 위한 프로그램은 어떤 내용인가?

세종문화회관에서 매주 화요일 12시에서 1시까지 점심시간을 이용해 비전공자를 위한 노래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노래를 하면서 자신의 호흡에 온전히 집중하면서 그 시간을 즐기고 행복감을 느껴보자는 것이 취지이다. ‘힐링 성악 클래스’라고 보면 된다. 주변 직장인들부터 멀리서 오는 분들까지 모두 음악에 대한 열정이 뜨거워 가르치는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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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음악적 재능은 선천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음악은 선천적인 재능은 분명 필요하다. 천부적인 능력을 타고난 음악가들은 할 수 있는 게 많고, 실제 그런 음악가들을 볼 때 많이 부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재능만큼 노력 역시 절대적으로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족한 재능을 노력으로 채우고 빛내는 음악이 있다. 천재들이 갖고 있지 않은 인고의 흔적이 담긴 음악은 그 나름대로 특별한 매력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성악가의 길을 걸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오페라 데뷔 날도 기억에 남고, 대가들과의 연주도 기억에 남는다. 그렇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봉사단체 ‘마노아마노’의 첫 공연이다. 포천 장자마을 한센인(나병환자) 정착촌의 쓰지 않는 성당을 청소하고 만든 무대에서 처음으로 연주했는데, 그때 마을 주민들이 보내던 눈빛과 박수소리를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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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본인에게 클래식 음악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변치 않는 사랑이다! 어릴 적부터 항상 음악을 좋아하고 사랑해왔다. 때로는 그 사랑이 부디 나를 알아주길 애태우게 되는 짝사랑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내게만 냉정하고 인색한 것인가 좌절한 적도 있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음악을 항상 열망한다는 것이었다. 그걸 깨달은 지금 음악이란 오히려 내겐 편한 사랑이다.


[YTN PLUS] 취재 강승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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