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플러스라이프] “팔 이식 수술, 공여자를 기다립니다”, 우상현 W병원 병원장

[헬스플러스라이프] “팔 이식 수술, 공여자를 기다립니다”, 우상현 W병원 병원장

2016.04.28. 오후 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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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플러스라이프] “팔 이식 수술, 공여자를 기다립니다”, 우상현 W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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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10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신(新) 의료기술’로 승인받았다.

우 병원장은 “미세수술을 전공으로 삼은 때부터 줄곧 수부외과의 최고정점에 위치한 팔 이식 수술을 국내에서 성공시키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한다.

미세수술은 1mm 정도의 혈관을 잇기 위해 몇 시간이고 현미경을 들여다봐야 하는 집중력과 정교함이 요구된다. 더욱이 팔은 간이나 심장과 같은 단일조직과는 달리 복합조직이기 때문에 더 큰 부작용의 위험이 따른다.

[헬스플러스라이프] “팔 이식 수술, 공여자를 기다립니다”, 우상현 W병원 병원장

우 병원장은 “팔은 근육, 뼈, 골수, 인대, 관절, 손톱 등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부위로 그중에서도 피부는 인체에서 면역 거부 반응이 가장 심하기 때문에 팔 이식 수술이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 병원장은 팔 이식 수술에 필요한 준비를 끝냈기 때문에 팔 이식 공여자가 나타나기만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병원장은 “팔 이식은 국내에서 아직 전례가 없고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개념이라 뇌사자 가족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데 이를 바로잡는 것이 급선무”라며 “공여자를 찾는 일에 의료계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헬스플러스라이프] “팔 이식 수술, 공여자를 기다립니다”, 우상현 W병원 병원장

다음은 우상현 병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수부외과에서 어떤 치료를 하는지 설명해달라.

수부외과는 손과 팔의 손상과 질환에 대하여 치료하는 학문이다. 손과 팔이 아프거나 다쳤을 때 진료를 하는 영역으로, 손과 팔은 뼈, 관절, 인대, 건, 근육, 신경, 피부와 혈관 등 모든 조직이 복합적으로 형성된 유일한 신체 부위이다. 이처럼 복합적인 부위에 대한 치료는 복잡하고 민감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요구된다. 수부외과에서는 주로 손가락, 손목, 팔꿈치에서 발생되는 통증, 손발의 선천성 기형, 손 저림 등의 신경 문제, 손 시림 같은 혈관 문제, 손과 팔의 관절염, 종양 그리고 손과 팔에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외상과 변형 등을 치료하고 있다.


Q. ‘미세수술’하면 정밀한 수술로 생각되는데, 의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나?

미세수술은 수술 현미경을 이용해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 혈관과 신경 임파선들을 봉합하는 수술이다. 잘린 손가락을 접합하려면 동맥과 정맥 등을 연결해야 하는데 지름 0.1mm 정도 되는 혈관을 붙이려면 현미경을 이용해야 한다. 산업 현장이나 일상생활에서 손이나 발, 심지어 팔이나 다리가 절단되어 원래의 위치와 기능을 복원시키는 재접합 수술에서 가장 흔하게 시행되고 있다.


Q. 수부외과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는?

전공의 시절, 은사님께서 “의사로서 보람을 느끼려면 남이 안 하는 힘든 분야를 가라”고 하셨고 “의사의 스트레스가 높아질수록 환자의 행복과 기쁨은 더 커진다”고 늘 이야기하셨던 것이 치료 철학으로 굳어졌다. 은사님께서 대만, 일본, 미국, 독일 등 의료 선진국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해주셨는데, 은사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 같다.

[헬스플러스라이프] “팔 이식 수술, 공여자를 기다립니다”, 우상현 W병원 병원장

Q. 팔 이식 수술을 국내 최초로 준비하고 있는데 가장 큰 애로사항은?

가장 큰 문제는 팔 이식 공여자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환자 입장에서도 다른 사람의 신체를 이식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면역 억제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것도 환자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또, 팔 이식 수술은 높은 수준의 의료 기술이 요구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관심과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생각 한다. 수술에 적합한 공여자가 나타나면 언제라도 수술을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Q. 손가락을 잃은 환자에게 발가락을 이식하는 수술도 있던데, 사고나 선천적인 기형인 경우에도 수술이 가능한가?

예전에 맨홀을 만드는 공장에서 무게 2톤 정도의 콘크리트 하수관이 손 위로 떨어지면서 오른손 손가락 다섯 개가 모두 절단된 환자가 있었다. 사고 당시 손가락뼈와 피부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손상이 심해 접합이 불가능했다. 일단 절단 부위를 봉합하고 넉 달을 기다려 환자에게 먼저 왼발 엄지발가락을 떼어 오른손 엄지 자리에 붙이는 족지이전술을 시행했다. 이후 오른발 두 번째와 세 번째 발가락을 떼어내 검지와 중지 자리에 옮기는 수술을 18시간에 걸쳐 진행했다. 이식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선천적인 기형을 가진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족지이전술이 가능하다. 현재 족지전이전술 성공률은 95% 정도이다. 수술로 손가락 기능을 약 80%까지도 향상시킬 수 있다.

[헬스플러스라이프] “팔 이식 수술, 공여자를 기다립니다”, 우상현 W병원 병원장

Q. 지난 해 손가락 접합 수술 골든타임이 6시간을 넘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기존에는 손가락이 절단되면 골든타임인 6시간 안에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상식이었다. 하지만 절단된 손가락은 보관만 잘 이루어진다면 12~18시간까지도 큰 문제가 없다. 한밤중이나 새벽에 손가락이 절단된 환자가 급하게 병원을 찾아 응급 수술을 받는 일이 많지만 의사의 컨디션이 좋은 아침이 되어 수술해도 성공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지난 해 SCI급 국제 학술 잡지인 ‘미국 수부외과학회지’에 발표했다. 다만 팔뚝처럼 근육이 많은 부위는 6시간을 넘기지 않고 가능한 한 빨리 접합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헬스플러스라이프] “팔 이식 수술, 공여자를 기다립니다”, 우상현 W병원 병원장

Q. 손가락이 절단됐을 경우 올바른 응급 대처법은?

손가락이 절단되었을 땐 절단된 부위는 생리식염수로 가볍게 씻어주고, 절단된 손가락을 젖은 거즈에 싼 후 방수가 되는 비닐팩에 담는다. 그리고 비닐팩을 차가운 생리식염수에 넣는다. 이러한 응급 처치 후 수부외과 세부전문의가 있는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이제야 다친 아이의 부모의 심정을 헤아리게 된 듯 싶다. 목표는 환자와 그 가족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의사, 즉 ‘심의(心醫)’가 되는 것이다. 지금은 다지증 환자가 오면 부모님에게 “복덩이 데리고 오셨네요!”라고 인사부터 건넨다. 남들은 다섯 개 밖에 없는 것을 한 개 더 받았으니 복덩이라 생각한다. 또 한 가지 꿈은 국내에서 팔 이식 수술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YTN PLUS] 취재 강승민 기자, 사진 정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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