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피플] '희망을 안고 더 큰 꿈을 꾸다', 아진산업(주) 서중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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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5. 오후 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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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앤피플] '희망을 안고 더 큰 꿈을 꾸다', 아진산업(주) 서중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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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 반갑습니데이. 밥은 드셨능교!”

정겨운 경상도 억양의 서중호 대표 목소리가 취재진을 반겼다. 여기가 정말 대표이사실이 맞나? 다시금 주위를 둘러보았다. 1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고 연매출 3,000억 원이 넘는 기업의 대표이사실이 너무나 소탈했기 때문이다.

아진산업 서중호 대표이사실 앞에는 비서실도 없고 운전기사도 없다. 그의 방은 대문이 없는 마당처럼 늘 활짝 열려 있다. 소파 근처에는 간식거리가 놓여져 있었다. 직원은 물론 방문한 사람들 누구에게나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겠다는 사려 깊은 배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는 무신 인터뷰요. 커피나 먼저 한 잔 하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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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지를 조심스럽게 펼치며 22일 상장식을 앞둔 대표이사로서의 포부 등을 묻기 위해 진지한 자세로 앉자, 서중호 대표 특유의 사투리가 튀어 나온다. 무장해제 미소에 극구 사양을 하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데, 멀리서 “안녕하세요!” 하는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밝은 인상의 수녀님이 환하게 인사를 하며 지나가는 길에 들렀다고 했다.

“경산 루도비꼬집 김요한네스 수녀 원장입니다!”

힘차게 소개하신 수녀 원장님은, 혹시 언론사에서 인터뷰를 하는 것이라면 서중호 대표의 사회공헌 활동 이야기를 꼭 좀 넣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아이코 무신 또 그리 쓸 데 없는 말씀을 하시능교? 수녀님도 커피나 드이소.”

일 이야기를 할 때와는 전혀 다른 수줍은 모습을 한 사장님의 반응에 아랑곳 하지 않고 원장수녀는 그에게 그동안 고마웠던 일들에 대해 술술 말했다.

“대표님께서 이번에 우리 수녀원의 노인 수녀님들 75명을 해외에 성지순례 여행을 보내주시는데,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몰라요. 몇 년 전에는 루도비꼬집 아이들과 직원들 50여 명을 상해로 여행 보내주었고요. 최고급 시설에 머물도록 배려도 해주셨어요. 한 달에 한 번 씩 주말에 오셔서 하루 종일 신입사원 직원들과 지적장애 아이들 식사부터 놀아주는 것 까지 꼭 봉사하고 가세요. 지난 10월 바자회 때도 바쁘실 텐데 행사 내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끝까지 같이 있으셨다니까요? 보통은 얼굴만 비추고 가잖아요. 정말 날개 없는 천사세요.”

선행에 대한 이야기가 알려지면 내심 뿌듯할 만도 한데, 그는 한사코 그런 소리는 그만 하라며 손사래를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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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서중호 사장은 통 큰 봉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진산업 총무팀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올해까지 아진산업이 장애인 관련시설 및 불우이웃 돕기 봉사, 교육기관을 통한 장학금, 후원금 사업 등으로 기부한 금액은 50억에 이른다.

경산 지역의 다문화가족과 주변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는 것은 물론이고 작년과 올해에는 미국의 6·25 참전 미군들을 미국 현지의 한 식당에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고 선물을 드리는 등 뜻 깊은 보은행사를 후원하기도 했다.

그에게 왜 끊임없이 베푸는 지 이유를 물었다.

“베풀기는요. 아이고 그런 말 좀 하지 마입시다. 지는 큰 기업의 대표다 아입니까. 돈도 많이 버는데, 당연히 이 정도는 해야지요. 저는 뭐 이런 게 큰일도 아이지만 계속 할 겁니더. 별거 없어요. 제가 조상님의 돈을 쓰는 것도 아이고. 제가 번 것에 대해서는 다 쓸 자신이 있습니더.”

많이 벌었을 때는 당연히 쓸 줄도 알아야 한다는 소신에 찬 눈빛을 보면서 “거인(巨人)이세요. 거인” 하는 수녀님의 말이 들려오자, 그는 특유의 장난 섞인 말투인 “노!” 를 외치며 웃었다.

코스닥 등록을 앞둔 아진산업의 이력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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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에 사업을 시작하셨죠?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 그때는 이렇게 될 줄 상상도 못했어요. 지금도 가끔은 이상할 때가 있어요. 미국, 중국 등 현지 공장에 가면 이게 내 공장이 맞나 싶고요. 지금 여기 내 방도 어색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대구 사월동에 가정집을 임대해서 시작했어요. 사무실이라고 해봐야 마루에 방 두 개 있었지요. 방 하나는 우리 직원들 기숙사로 쓰고, 또 다른 방 하나에는 책상 두 개 두고 일했어요. 그러다가 점점 커졌지요.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장소를 이동하여 회사 내부를 둘러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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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진산업이 성장한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 한 20년 죽도록 일한 것이 지금의 아진산업을 만든 원동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이 최고의 재산이라는 생각에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습니다. 즉 사람에 대한 투자가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중인데도 서중호 대표는 일하고 있는 직원들과 격의 없이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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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신입사원 뽑을 때 느그들이 면접관을 할 건디, 의견 있으면 말해봐. 느그들이 다 뽑자면 다 뽑는데이! 대신 책임은 니들이 지는거다!”

실제로 아진산업에 입사를 원하는 대학생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달 경북대학교에서 직접 대학생들을 만나고 온 서중호 사장은 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회사 입사를 희망했다며 근래 들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아진산업은 대졸 해외 인턴 프로그램과 계명문화대학 전문대 대상 해외 인턴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자문을 맡고 있는 대구대학교 공과대학 이덕영 교수는, 서중호 대표이사는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온몸으로 실천하면서도 내색을 하지 않는다며 아진산업의 선행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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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호 대표는 안전모를 건넨 뒤 경북 경산의 아진산업 공장으로 안내했다. 자동차 차체가 만들어지는 현장이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주력 차종에 부품을 공급하는 아진산업은 생각보다 다양한 공정을 시행하고 있었다.

자동차를 만드는 나라는 역사적으로 전쟁을 치렀던 국가들이다. 그만큼 첨단 기계공업의 정화인 하이테크놀러지의 기술이 필수적이다.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공정의 대부분은 로봇이 처리하고 있었다. 실제로 갈수록 로봇 기술이 발달되어 다축 관절의 복합적인 움직임과 정교함으로 인간의 손과 비슷한 수준까지 발전되고 있다고 한다. 속도는 빨라지고 실수는 0에 수렴하는 시대이다.

직원들 얼굴은 앳된 모습이었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한 직원도 많으며 월급을 열심히 모아 20대에 대구에 집을 마련한 청년도 여러 명 있다고 했다. 서중호 대표는 요즘 청년들이 서울에서 셋방에 살며 고생한다는 기사를 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다고 말한다. 열정은 응원하지만 처우가 좋은 공장에서 젊은 시절 꿈을 키우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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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기업이 공개되면 또 다른 포부도 있을 것 같은데요?”

서중호 대표는 다시 시작한다는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해야할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기업을 공개한다는 것은 투명한 경영의 첫 걸음이자 그만큼 책임이 더 무거워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서중호 대표는 무엇보다 이제는 일반 차체 뿐 만 아니라 탄소복합소재 등 친환경 차체 부품 분야에서도 뛰어난 기술을 선보이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아진산업만이 갖춘 강소기업의 글로벌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고 싶다는 큰 꿈이자 경영 포부였다.

기업의 진정한 책임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소외된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하는 서중호 대표의 앞날이 기대된다. 걸어오는 직원과 어깨동무를 하는 서중호 대표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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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PLUS] 취재 이윤지, 사진 정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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