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일] 고강도 운동의 놀라운 효과...체중감량 효과↑ 대사질환 위험↓

[와이파일] 고강도 운동의 놀라운 효과...체중감량 효과↑ 대사질환 위험↓

2020.11.30.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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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분의 고강도 운동, 심장병·고혈압·당뇨·비만 위험 낮춰
하버드 연구팀 "고강도 운동, 신체 대사산물 80% 변화시켜"
"고강도 운동, 내장 지방 감소·체중 감량에도 더 효과적"
[와이파일] 고강도 운동의 놀라운 효과...체중감량 효과↑ 대사질환 위험↓
사진 출처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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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내외의 짧은 고강도 운동이 체중 감량에 탁월한 효과가 있을뿐 아니라 고혈압이나 당뇨, 심장질환 등 대사성 질환 위험을 크게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하버드 의대 메사추세츠 종합병원(MGH)이 45~66세의 중년 남녀 411명을 대상으로 12분 동안의 고강도 운동이 신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연구해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이, 중년 남녀 참가자들에게 12분 동안 자전거를 고강도(개인별 최대 심박수의 90% 이상에 도달)로 타도록 한뒤 혈액검사를 통해 대사체(대사 산물)를 측정했더니, 고강도 운동이 대사체의 80%를 크게 변화시켰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특히, 당뇨·심장병, 고혈압 등과 관련이 있는 대사체 글루타메이트가 29% 감소했고, 간질환, 당뇨병과 관련된 디메틸구아니딘 발레레이트(DMGV)의 수치는 18% 감소했습니다. 특히 여성 참가자들에서, 체질량 지수가 높은 사람들에게 고강도 운동의 효과가 더 좋았습니다.

이 연구를 진행한 메사추세츠 종합병원 심장내과의 그레고리 루이스 박사는 "12분 동안의 고강도 운동이 인슐린 저항성, 산화 스트레스, 혈관 반응성, 염증, 장수와 같은 주요 신체 기능을 좌우하는 대사물의 수준에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고 밝혔습니다.

규칙적인 운동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겁니다.

그래서, 운동의 강도와 횟수, 시간에 따라 우리 신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고자 하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는데요.

김광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 부소장은 "고강도 운동이 심장과 폐 기능을 높이는 등 효과가 크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연구는 고강도 운동의 효과를 우리 몸의 대사 산물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비교해 입증한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 고강도 운동이란?

그렇다면, 고강도 운동은 무엇일까요?

최대 심박수 (1분간 심장이 뛸 수 있는 가장 높은 수치의 심박수)의 90% 이상까지 도달하도록 하는 운동입니다. 예를들어, 최대 속도로 달리기, 버핏 테스트, 사이클, 수영 등 여러가지 운동이 있고 운동의 종류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운동을 진행하는 10분 내외 내내 최대 심박수의 90%를 유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한 번이라도 도달하면 됩니다.

심박수는 연령, 성별, 질환 유무, 심장의 기능, 자세 등에 따라 매우 차이가 크기 때문에 60~100회 범위를 정상으로 봅니다.

최대 심박수를 알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이나 전문 운동기관을 찾아서 검사해보면 좋겠지만, 보통은 신생아의 평균 최대 심박수인 220회를 기준으로 나이 한살 당 1씩 빼서 대략적인 최대심박수를 계산합니다.

즉, '220-(만 나이)'로 보면 된다는 것이죠. 이것의 90% 이상까지 심박수가 도달할 때까지 운동을 하는 겁니다.

-고강도 운동 : 최대 심박수의 90% 이상
-중등도 운동 : 최대 심박수의 70~80%
-저강도 운동 : 최대 심박수의 70% 미만



■ 최대 속도로 있는 힘껏 달려야 목표 심박수 도달 가능

제 나이로 계산해 본 저의 대략적인 최대 심박수는 175회. 제가 고강도 운동을 하고자 하면 심박수가 적어도 158회(목표 심박수) 이상이 되도록 적어도 10분간 운동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스마트 워치를 차고 러닝 머신에서 뛰면서 측정해 봤더니, 개인 차이가 있겠지만 대략 속도를 12로 높이고 죽을 힘을 다해 뛰어야 최고 심박수가 170회에 찍힌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숨이 너무 가빠서 오래 뛰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고강도 운동'의 정의가 운동을 진행하는 내내 목표 심박수(최대 심박수의 90% 이상)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운동하는 동안 목표 심박수에 도달하면 된다고 해서 1분 20초까지 참고 뛰다가, 속도를 다시 6으로 낮춰 걸으면서 숨을 고를 수 있었습니다. 고강도 운동에 이렇게 휴식기(1~2분)를 넣고 몇 세트 반복하면 바로 '고강도 인터벌 운동'이 되는 거겠죠?

고강도 운동은 그야말로 강도가 너무 높아 우리 몸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매일 하는 것보다는 회복기를 두고 일주일에 3~4번 정도 실시하면 된다고 합니다.


■ 고강도 운동의 효과

1) 심장·폐 기능 향상

2) 운동을 끝낸 뒤, 운동을 하지 않을 때도 운동 효과가 최대 48시간까지 유지

3) 지방 분해 (체지방 분해 효과가 중등도 운동보다 좋다)

4) 근육 생성·강화

5) 지방 형태의 변화 (백색지방을 갈색지방으로 변화시키는 효과)

6) 혈당 수치 감소·인슐린 저항성 개선

고강도 운동은 또 중등도 운동보다 투입해야 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시간 절약 효과도 있습니다.

고강도 운동의 효과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한 가지 더 소개하겠습니다.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스 의과학대학의 연구 결과인데요.

젊은 과체중 남성 46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고강도 운동을 하도록 했고, 다른 그룹에는 중등도 운동을 하도록 했습니다. 일주일에 각각 3차례씩, 20분 동안 운동하도록 했고 12주간 진행됐으며, 식단은 똑같이 제공했습니다.

고강도 운동 그룹은 체중이 평균 1.5kg 감소했고 (체지방 2kg 감소) 중등도 운동 그룹은 체중이 0.1kg 감소 (체지방 1.5kg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보다 더 놀라운 것은 고강도 운동 그룹은 내장지방이 운동 전보다 17%나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또, 실험 시작 6주째부터 허리둘레가 눈에 띄게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고강도 운동은 지방의 양만 감소시키는 게 아니라, 나쁜 지방인 백색 지방을 좋은 지방인 갈색 지방으로 변화시킵니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지방인 백색 지방은 체내에 필요 이상으로 많이 쌓일 경우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하고 암세포를 증식하는 원료로 사용됩니다. 반면, 갈색 지방은 비만의 원인이 되는 지방을 연소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는 흰색 지방은 줄이고 갈색 지방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 고강도 운동,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을까?

고강도 운동을 하면 건강에 좋고, 체중 감소에도 효과적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누구나 할 수 있는지 위험한 요소는 없는지 궁금하시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은 지난해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60세 이상 고령인구에서도 중등도 이상 고강도 운동을 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11%까지 크게 낮춘다는 대규모 연구결과를 내놨습니다.

따라서 평소에 운동을 잘 하지 않던 사람이라도 시작할 수 있고, 고령층이라더라도 고강도 운동을 하면 건강한 삶을 사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등도 운동보다 고강도 운동이 신체에 더 강력한 효과를 내는 이유는 뭘까요?

전문가들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중등도 운동을 하는 것으로는 몸에서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됐고, 운동에 대한 신체의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심박수를 거의 최대치로 올리는 강도의 운동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고강도 운동이 최고의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닙니다. 또, 모든 사람이 이같은 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김광준 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 부소장은 "고강도 운동이 모든 이에게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같은 고강도 운동을 해도 심혈관계 효과 (혈압과 혈당을 낮추는 등)는 여성에게서 더 좋고, 근육 강화나 생성 등은 남성에게서 반응이 더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위험을 줄이고 운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고강도 운동을 시작하기 전, 의료진과 본인의 건강 상태에 대해 점검해 보는 것이 필수"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부소장은 또, "고강도 운동은 대체적으로 건강에 큰 효과가 있지만, 관절이나 고관절에 문제가 있거나 심장 또는 폐질환자 등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갑작스럽게 고강도 운동을 하다가 부정맥이나 심근경색이 올 수도 있는 만큼 반드시 본인의 건강 상태를 파악한 뒤 운동 강도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습니다.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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