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②] 조승우, 곧 마흔 되는 심경 묻자.."아무 것도 없다"

[Y터뷰②] 조승우, 곧 마흔 되는 심경 묻자.."아무 것도 없다"

2018.09.23. 오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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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②] 조승우, 곧 마흔 되는 심경 묻자.."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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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에 군대에 있었는데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곧 마흔인데, 이번에도 아무것도 없을 것 같네요.(웃음)"

배우 조승우는 곧 마흔이 되는 심경을 묻자 이같이 답하며 껄껄 웃었다. 빠른년생이라 대부분의 친구가 마흔이라던 조승우는 "무뎌졌다. 별거 없을 거 같다"면서도 "배우는 인물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 제 경험을 빗대서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인물을 창조해야 하는데 나이가 쌓이면 그런 것이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고 이야기했다.

나이가 들수록 더 진해지고 있다. 최근 선보인 작품들이 그렇다. tvN '비밀의 숲'에서는 감정 없는 검사 황시목 역으로 정점을 찍더니 최근 종영한 JTBC '라이프'에서는 선과 악의 개념을 뛰어넘은, 논리와 실력으로 중무장한 병원 사장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펼쳤다.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명당'(박희곤)에서는 올곧은 신념의 지관 박재상 역으로 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단단하게 이끌어간다. 무엇보다 조승우가 '불꽃처럼 나비처럼'(2009) 이후 오랜만에 선보이는 사극이라 더 눈길이 간다.

[Y터뷰②] 조승우, 곧 마흔 되는 심경 묻자.."아무 것도 없다"

"딱히 사극이라서 어려운 건 없었어요. 연기는 늘 어렵죠.(웃음) 영화나 드라마 소재들이 정형화되고 있는데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는 게 흥미롭더라고요. 다양한 인물들의 관계나 사건들을 다르면서 실제 역사를 알아가는 과정도 새롭고 더 드라마틱하게 다가오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명당'은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담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흥선의 이야기를 실재와 허구를 엮어 흥미롭게 재탄생시켰다. 조승우는 흥선 역으로 열연한 지성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성에 대해 "연기를 하기 위해 태어난 배우"라며 "모든 배우가 지성 형이 현장에서 하는 걸 보면 입이 떡 벌어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내일은 없어'더라고요. 진지하고 성실하게 자신의 의무를 다해내고 지치지 않고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저게 배우인데'라고 생각했죠. 본인이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싶은 간절함이 있었어요. 깜짝 놀랐죠. 모든 배우가 훌륭하지만, 저 정도로까지 하는 배우는 처음 봤거든요. 고래를 많이 숙이게 됐습니다."

조승우 역시 많은 이들을 연기로 울리고 웃기고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든다. 이에 대해 "전 게으르다. 감독님이 '더 찍자'고 하면 '뭘 또 찍어'라고 말한다"고 웃으며 "지성 형은 현장에서 모든 것이 열려 있었다. 밤을 새워도 체력이 좋았다"고 엄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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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그리고 뮤지컬 무대까지 최근 들어 조승우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조승우는 최근 2년 만에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출연을 확정했다. 조승우는 2004년 초연 당시 '지킬앤하이드'에 출연, 한국 뮤지컬 스타에 등극했다. 그의 회차는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세 번이나 도망쳤던 작품이에요. 25살 때 섭외가 들어왔는데 음악을 들어보고 '내가 이걸 어떻게 하냐' '못한다'라고 하고 도망쳤죠. 미친척 하고 했는데 제 예상과 다르게 많은 분에게 인정을 받았습니다. 뮤지컬 배우로서 조승우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이죠. 모든 걸 한꺼번에 안겨줬어요. 자신감, 두려움, 건강을 버리기도 했고요. 관객들이 열광하는 모습에 희열과 보람을 느끼기도 했죠. 감동도 받았고요. 수없이 무대에 섰지만 또 서는 건 제가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기 때문입니다. 20대 중반 때와 지금은 작품을 바라보는 것이 달라요. 후배들이 '언제까지 할 거야'라고 쳐다볼 수도 있겠지만 아직도 못 본 관객들이 많다고 하네요.(웃음)"

[Y터뷰②] 조승우, 곧 마흔 되는 심경 묻자.."아무 것도 없다"

조승우는 '명당' 홍보차 나선 포털사이트 네이버 V앱 '배우What수다'에 출연해 다양한 매력을 방출했다. 사상 처음으로 좋아요 수가 1000만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의 모습은 친근했다. 조승우는 "까칠해 보인다는 말을 듣는다"면서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저를 겪고 친분을 다지면 제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비밀의 숲'이나 '라이프' 메이킹 필름을 보셨다면 알겠지만, 잘 놀아요. 현장에서 장난도 많이 치고 심심한 걸 못 견디거든요. '배우What수다'는 (박)경림씨가 너무 편하게 해줘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죠. 1시간 40분을 했더라고요. 재밌게 놀다 왔습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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