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래퍼2 우승자 김하온, 부모님 설득시킨 '자퇴계획서'

고등래퍼2 우승자 김하온, 부모님 설득시킨 '자퇴계획서'

2018.04.16. 오전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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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래퍼2 우승자 김하온, 부모님 설득시킨 '자퇴계획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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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고뇌와 꿈을 보여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끈 엠넷의 '고등래퍼2'가 명상 래퍼 김하온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김하온은 지난해 방영됐던 '고등래퍼1'에 판곡고 1학년 신분으로 출전했으나 별다른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통편집된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 대회에 싸이퍼부터 파이널 무대까지 6번의 무대에서 여유로움과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선풍적인 지지를 얻었다. 무엇이 김하온을 1년 만에 이렇게 달라지게 했을까?

고등래퍼2 우승자 김하온, 부모님 설득시킨 '자퇴계획서'

그 답은 김하온의 자퇴계획서에서 찾을 수 있다. 김하온은 자퇴하기 전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자신이 자퇴하려는 이유와 자퇴 뒤 인생 계획을 만들어 부모님께 제출했다. 그의 자퇴서에는 이미 '음악'으로 인생을 정했고 학교 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아깝고 무의미하다는 내용이 적혀져 있었다. 그의 자퇴계획서는 그 시간 동안 미디, 피아노, 영어 등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다른 실력을 키우겠다는 인생에 대한 도전장이었다.

고등래퍼2 우승자 김하온, 부모님 설득시킨 '자퇴계획서'

(▲김하온, 지난해 고등래퍼1 출연 모습/m.net)

자퇴계획서에는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 모든 걸 이루어내겠다는 의지가 돋보인다. (하루 영어 단어 '5개'를 외우겠다는 부분에서 그의 목표가 얼마나 현실적인지 감탄이 나온다.)

김하온은 계획서에 적어 낸 거의 모든 것들을 이루어냈다. 성인이 되기 전에 음악으로 무언가를 이루고, 활발히 공연 활동을 해서 실력을 키우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서 나를 알리고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는 꿈.

그는 자퇴계획서 말미에 "이젠 어떻게 해야 돋보일 수 있고 독보적일 수 있는지 알겠고 이젠 정말 말 그대로 시간문제이다. 게을러 보이기도 하는 나이지만, 기회를 준다면 2년 안에 성공하고 호강시켜드린다고 장담할 수 있다. 8시간(학교 수업 시간)이 3번 연속되면 24시간을 낭비하는 건데 그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그들이 틀렸다는 걸 내가 증명해 내겠다."고 말했고, 결국 주변의 우려와 조롱을 이겨내고 실력으로 모든 걸 증명해냈다.


아래: 김하온의 자퇴 이유 및 계획 전문

이유 1. 엄청난 시간 낭비이다. - 아침 9시부터 5시까지 90%의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게 되고 (8시간) 집 도착 후 옷 갈아입으면 5시 30분. 12시에 잔다고 했을 때 씻고, 밥 먹고, 운동하는 시간 최소 1시간 30분. 남은 건 5시간. 물론 뭔가를 해낼 수 있는 시간이긴 하나, 예술가로서 성장하고, 경험하는데엔 턱없이 부족하다 생각됨.

이유 2. 시간과 더불어 에너지 낭비이다. - 마찬가지로 9시까지 (최근 8시 50분까지로 변경됨) 정상적으로 등교하기 위해선 최대 7시 30분까지 일어나야 하며, 12시에 칼같이 침대에 눕는다 쳐도 충분한 잠을 7시간밖에 못 잠. 학교가 높은 곳에 위치해서 15분 정도를 등산하듯 걸어야 함. 학교에서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려 해도 선생님들이 제재하며 비몽사몽 한 상태로 가사를 쓰거나 창작 활동도 못하고 이럴 거면 학교 다니는 이유가 없고 불분명함. 제대로 휴식도 학습도 안 하고 못하는 8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오자마자 술술 창작이 되는 게 비정상. 결국 2시간은 또 낭비. 의욕도 생기지 않고 내가 뭐하나 싶음. 무기력해지고 멍만 때리다 해야 할 것들을 제대로 못 함.


이유 3. 각종 스트레스 - 외모, 행동, 학업 등으로 인한 선생님들과의 마찰, 친구들과의 관계, 아무것도 못 하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상황, 남들이 달리고 있을 때 나는 멍하니 서 있는 듯한 심리적 압박감, 불안감, 남들과 같아지는 듯한 느낌.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게 됨. 자유롭지 못한 상황, 이 시간에 다른 걸 할 수 있다는 생각 등으로 받는 스트레스.

결론 -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돈 낭비이고 대학을 안 가는 나에겐 정말 의미 없는 곳이며 다닐 이유가 없는 곳이다.

계획 - 우선 평소 부족하다 싶었던 미디와 피아노를 좀 더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앞으로의 작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녹음을 자주 할 수 있게 되어 더 많은 작업을 만들고 인터넷(사운드클라우스, 페이스북)에 올려 나를 알리도록 노력한다. 음악을 하는 지인들과 활발히 공연 활동을 한다. 물론 내 손으로 직접 쓴 가사 혹은 노래들로.

작업물과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나를 알리고 좋은 성적을 거둔다. 조금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영어 공부는 포기하지 않으며 주당 1,2회 원어민 화상통화와 하루 영단어 5개를 외운다. 아직은 덜 뚜렷한 나의 색깔을 찾고 어떤 식으로 나를 표현해낼지 연구하고, 성장 및 진화한다.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알바를 구해서 필요한 것을 사고 저축한다. 독서를 생활화 하고, 방안에만 갇혀있지 않는다. 그렇다고 너무 겉으로만 돌지 않는다.

목표 - 성인이 되기 전까지 음악으로 '무언가'를 이룬다. (오디션 프로에서 좋은 성적,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게 되는 것) 마찬가지로 성인이 되기 전까지 원어민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만큼의 영어 실력을 갖춘다. 남들이 대학을 가면서 부모님의 돈을 쓸 때 나는 부모님에게 용돈을 드린다. 그 시점에서 나는 스스로 의, 식, 주를 해결할 만큼의 돈을 모으고 독립한다. 돈을 모으지 못했고. 상황 또한 애매하다면 미리 갖춰둔 영어 실력으로 호주, 캐나다로 워킹홀리데이를 간다. 혹은 군대를 간다.

이젠 어떻게 해야 돋보일 수 있고 독보적일 수 있는지 알겠고 정말 말 그대로 시간문제이다. 게을러 보이기도 하는 나이지만 기회를 준다면 2년 안에 성공하고 호강시켜드린다고 장담할 수 있다. 8시간이 3번 연속되면 24시간을 낭비하는 건데 그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그들이 틀렸다는 걸 내가 증명해 내겠다.

YTN PLUS(mobilepd@ytnplus.co.kr)
[사진 출처=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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