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펙트 BIFF③] 김영우 "부국제, 亞영화인들의 두번째 고향" (인터뷰)

[리스펙트 BIFF③] 김영우 "부국제, 亞영화인들의 두번째 고향" (인터뷰)

2017.10.22. 오전 11: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리스펙트 BIFF③] 김영우 "부국제, 亞영화인들의 두번째 고향" (인터뷰)
AD
YTN Star는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열흘간의 항해를 마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하 부국제)를 빛낸 이들의 행적을 쫓아 [리스펙트 BIFF]를 선보이게 됐다. 세 번째 주자는 아시아영화를 담당하고 있는 김영우 프로그래머다. 그에게 올해 부국제는 유독 바쁘게 다가왔다. 고(故)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와 함께 했던 아시아영화를 혼자 담당했고, 새롭게 신설한 아시아독립영화인 네트워크 프로그램 '플랫폼 부산'을 맡아 그 누구보다 정신없는 열흘을 보냈다.

김영우 프로그래머는 다양한 섹션 중에서도 아시아영화를 담당, 영화제에서 선보일 작품을 선정하고 있다. 수도 없이 쏟아지는 영화를 다 볼 수는 있는 걸까? 김 프로그래머는 "일 년 내내 영화를 보고 선정을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공식 출품작을 받기도 하고 제작지원이나 프로젝트 마켓을 통해 주요 작품들을 살펴본다. 세계 주요 영화제서 소개되는 작품이나 기존 네트워크에서 추천을 받는 등 굉장히 복잡하고 다양한 과정으로 영화들이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당연히 그는 그 모든 작품들을 보고 선정한다.

선정 기준에 대해 김 프로그래머는 "영화가 좋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영화제의 작품 선정은 그해 영화의 흐름을 소개하는 쇼케이스 기능과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의 영화나 신인 감독의 작품을 소개, 발굴하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관객들은 주로 쇼케이스에 관심이 있지만 영화제의 힘이나 정체성은 발굴에서 온다. 그 지점에서 균형을 맞추는 게 좋은데, 잘 맞는 해도 있고 아닌 해도 있다."

올해 아시아 영화의 동향에 대해 "전통적인 영화 강국들의 강세가 돋보였다"고 평했다. 일본, 대만, 홍콩, 중국 등에서 좋은 영화들이 많이 나왔다는 것. 중국에 대해서는 "외교 상황이 좋지 않지만 중국에서 좋은 영화가 나오는데, 외부적인 영향으로 영화를 걸지 못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정말 영화만 고려했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중요한 플랫폼이다"고 밝혔다.

'아시아 영화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가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타계했다. 이에 김 프로그래머는 아시아 영화를 혼자 담당하게 되면서 본의 아니게 어려움을 겪었다.

"김지석 선생님과 4년 동안 같이 일을 했다. 그 분이 아시아 영화인들과 관계를 맺는 방법은 친근하면서도 사적이다. 이상적인 방법이었다. 대체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 그가 가져왔던 네트워크는 다행히 나도 많이 아는 편이었고, 내가 모르더라도 김지석이라고 하면 여전히 도움과 협조, 격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았다. 그럼에도 물리적으로 힘든 부분이 컸다. 외형적으로 큰 차이는 없지만 분명 미흡한 부분이 있었을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플랫폼 부산은 고인이 생전에 의욕적으로 준비하던 프로그램으로 여러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아시아독립영화인들의 공동성장 방안을 제공하고자 신설됐다. 플랫폼 부산은 아시아의독립영화인이 실질적으로 모이고 교류하는 장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킨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 프로그래머는 "부국제가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한 프로젝트였다"면서 "칸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김지석 선생님과 구체적인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야기를 했다. 추상적인 형태만 있었다. 부국제의 시작은 독립영화의 지지와 지원이었는데 규모가 커지면서 색깔이 흐릿해졌다. 초심으로 돌아가 독립영화에 대한 지원과 발굴을 하려고 했다. 젊은 감독들이 부국제를 발판으로 세계로 나아가고 네트워크를 할 수 있는 장으로 만들고 싶었다. 부국제를 통해 교류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세계로 진출하고, 다시 부국제로 모이는. 그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 사실 시간이 모자라서 만족스럽지는 않았고, 숙소지원도 못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참가했다.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

김 프로그래머는 부국제만이 가지고 있는 힘을 믿고 있었다. 그는 "부국제는 꿈을 가지고 있는 젊은 아시아 영화인들에게 제2의 고향이 되어주고 있다. 실제로 많은 감독들이 부산을 자신의 두 번째 고향이라고 말한다"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물론 올해 영화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축제에 걸맞지 않게 한산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가 생각하고 있는 과제는 '관객과의 소통'이었다.

"항상 고민을 하고 있다. 한국 영화를 포함, 아시아 영화의 발굴과 지원이 영화제의 모토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객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꼭 '씨네 필'이 아니더라도 부국제가 대중들과 접점을 만드는 것이 향후 영화제의 성패를 좌우할 거 같다.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다가가겠다."

부산=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