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펙트 BIFF①] 故 김지석의 유산, 부국제를 밝히다

[리스펙트 BIFF①] 故 김지석의 유산, 부국제를 밝히다

2017.10.22. 오전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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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펙트 BIFF①] 故 김지석의 유산, 부국제를 밝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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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Star는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열흘간의 항해를 마친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하 부국제)를 빛낸 이들의 행적을 쫓아 [리스펙트 BIFF]를 선보이게 됐다. 첫 번째 주자는 부국제의 시작을 함께했고, 아시아 영화인을 발굴하고 지지했던 故 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이자 부집행위원장이다. 고인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유산인 '지석상' '플랫폼 부산' 등은 부국제에 생생하게 살아있게 됐다.

1996년 부국제의 창설 멤버이자 기둥 역할을 튼튼하게 해왔던 김 프로그래머는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 출장 도중 별세했다. 20여 년 동안 아시아영화 발굴에 앞장선 그는 부국제를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국내 영화계는 물론 해외 영화계에서도 그 위상이 남다르다.

이번 부국제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은 단연 '김지석'이었다. 영화제 측은 김지석을 기리고자 모든 상영작에 "In Loving Memory of KIM Jiseok"(김지석을 추모하며)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지난 12일 열린 개막식에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김선우의 연주와 함께 5분간 영상을 통해 고인의 생전 다양한 모습이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나왔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윤아는 "영화인들의 멘토이자 친구, 선생님이셨던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님은 모든 분들의 마음에, 그리고 이 곳 영화의 바다에 언제까지나 함께 하실 것이다"고 말했다.

영화제는 아시아 영화인 발굴을 주도했던 그의 뜻을 기려 지석상을 신설했다. 올해 지석상은 아누차 분야와타나 감독의 '말리라: 이별의 꽃'과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의 '금구모궐'에게 돌아갔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지난 15일 열린 '김지석의 밤' 행사사에서 유족에게 보관문화훈장을 수여했다. 그 자리에는 이란의 모흐센 마흐말바파 감독, 말레이시아의 탄 취무이 감독,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등이 참석했다.

탄 취무이 감독은 "좋아하는 일을 평생 할 수 있고 그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걸 김지석 프로그래머를 통해 배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즐거운 추억밖에 없다. '어떤 영화를 재미있게 봤느냐'라면서 작은 눈을 가늘게 뜨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고 그를 기억했다.

뉴 커런스상 심사위원인 이란의 바흐만 고바디 감독은 "김지석은 나의 오랜 친구였다. 훌륭한 비전과 아시아 영화 선정에 있어서 안목을 가지고 있다. 모든 사람을 친절하고, 동등하게 대하고 겸손했다"면서 "모든 영화인에게 특별한 분이다. 영화제의 심장 같은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폐막작인 영화 '상애상친'의 실비아 창 감독은 "김지석이 그랬던 것처럼 나 역시 영화를 통해 따듯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반드시 영화제에 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리스펙트 BIFF①] 故 김지석의 유산, 부국제를 밝히다

부국제가 새롭게 준비한 플랫폼 부산은 고인이 생전에 의욕적으로 준비하던 아시아독립영화인 네트워크 프로그램으로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21개국 148명이 참석했다. 아시아의 젊은 영화인들의 연대와 공동발전 방향, 네트워크를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성공적인 첫발을 뗐다. 플랫폼 부산은 김 프로그래머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부국제의 도약을 위해 공을 들여 준비했던 프로젝트로 강수연 부국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안정적으로 시작을 했다.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광호 부국제 사무국장은 YTN Star와 만난 자리에서 "김지석 선생님이 부국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에 막막했다. 다행히 그가 타계한 이후에도 아시아영화인들이 영화를 위해 노력했던 그의 헌신과 사랑을 기억하며 힘을 실어줬다"고 밝혔다.

이어 "그가 가지고 있던 정신과 철학이 고스란히 부국제의 정신과 철학이 됐다"면서 "플랫폼 부산을 통해 아시아독립영화인에 대한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올해는 시작이다. 그들이 향후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과 공동제작, 글로벌 프로젝트가 형성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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