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내 인생' 담담해서 더 뭉클한 가족

'두근두근 내 인생' 담담해서 더 뭉클한 가족

2014.08.30.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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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담담해서 더 뭉클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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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가족이 있다. 열일곱 나이에 부모가 된 남자와 여자. 열일곱을 앞두고 여든 살의 신체 나이가 된 아들. 슬픈 이별을 준비하는 가족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밝고 유쾌하다. 그래서 더 마음을 울린다.

'대수(강동원)'와 '미라(송혜교)'는 학창시절 아들 '아름이(조성목)'를 낳아 부모로 살며 청춘을 보냈다. 아름이는 선천성 조로증(유전자 이상으로 조기 노화를 보이는 질환)을 앓고 있다. 매일매일이 도전의 연속이지만 세 사람의 얼굴엔 이상하게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2011년 출간 3개월 만에 14만 부의 판매고를 기록한 김애란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는 소설의 감성을 그대로 전한다. 김 작가 특유의 따뜻하고 위트 있는 묘사는 영화에도 표현됐다. 뻔한 스토리에 예상 가능한 줄거리지만 캐릭터는 배우들의 연기로 빛났다.

'두근두근 내 인생' 담담해서 더 뭉클한 가족

태권도 유망주에서 지금은 아들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24시간이 모자란 아빠 '대수'로 변신한 강동원. '군도'에서 칼을 휘두르며 날카로운 눈빛을 날리던 '조윤'과는 전혀 다르다. 촬영을 앞두고 몸무게를 10kg이나 늘리며 역할에 몰입한 강동원은 "아빠가 된다면 대수와 비슷할 것 같다"고 밝힐 만큼 편하고 자유롭게 연기했다.

아무렇게나 묶은 머리에 화장기 없는 얼굴을 하고 억척스러운 엄마 '미라'로 분한 송혜교의 변신은 새롭다. 화려함을 내려놓고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이전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눈빛과 분위기다.

'두근두근 내 인생' 담담해서 더 뭉클한 가족

선천성 조로증으로 16살에 신체 나이가 80살이 된 '아름이' 역에는 120대1의 경쟁률을 뚫은 조성목 군이 낙점됐다. 비중이 높은 아역에 신중을 기한 이재용 감독은 언론 시사회에서 "눈이 정말 예쁜 친구다. 그런 눈으로 아주 많은 얘기를 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라며 아역 조성목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조성목은 아픈 만큼 철이 들어버린 아들 아름이의 모습을 나직한 목소리와 정형화되지 않은 연기로 보여준다. 삭막한 현실 앞에 때 묻지 않은 아름이의 순수함에 영화가 전하려는 메시지가 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아픈 가족의 사연을 담았지만 담담하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가족으로 만나서 고마웠고 반가웠다고 말하는 이들. 후회 없이 사랑했고 이별했다. 사랑의 방법을 알려주는 한편의 따뜻한 동화를 본 듯하다. 117분. 12세이상관람가. 9월 3일 개봉.

YTN PLUS 최영아 기자 (cya@ytnplus.co.kr)
[사진제공 = 영화사 집/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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