뤽베송의 '루시' 호기심과 상상력이 만났을 때

뤽베송의 '루시' 호기심과 상상력이 만났을 때

2014.08.23. 오전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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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베송의 '루시' 호기심과 상상력이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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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지구에 태어났을까요? 특별한 목적이나 미션이 있는 걸까요? 우리에게 한계가 있을까요? 저 우주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프랑스 출신의 영화 제작자이자 감독인 뤽 베송이 언론 시사회에서 던진 질문이다. 그의 호기심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루시'는 인간의 뇌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이 평균 뇌 사용량인 10%를 넘어 100%를 모두 쓸 수 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력을 발휘했다.

뤽 베송 감독은 십 년 전 암세포의 핵을 연구하는 한 학자를 만났다가 우리 몸에 수천만 개의 세포가 있고 세포 한 개는 동시에 천여 개의 신호를 보낼 수 있다는 것, 인터넷을 초월하는 정보가 우리 몸에 존재한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학자와의 우연한 만남은 영화 '루시'의 시작점이 됐다. 극중 평범한 여자였던 '루시(스칼렛 요한슨)'는 극악무도한 사업가 '미스터 장(최민식)'에게 납치됐다가 몸에 강력한 합성 약물을 넣게 된다. 약물은 '루시' 몸의 모든 감각을 깨웠고, 그녀의 뇌 사용량은 100%에 다가간다.

피가 난무하는 복수극을 예상했지만 스토리는 전혀 다르다. '루시'는 인간의 한계라고 생각했던 선을 넘어서면서 두려움과 욕망은 사라지고 자신을 둘러싼 자연, 냄새, 목소리 등 모든 것을 오롯이 느끼게 된다. 인간들이 규정해 놓은 모든 것들이 그녀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뤽베송의 '루시' 호기심과 상상력이 만났을 때

영화에 자문가로 참여한 신경학자는 "뤽 베송 감독이 영화 전반에 걸쳐 환상적인 역학관계를 만들어냈다. 주인공 '루시'의 뇌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이야기가 좀 허구적으로 변해가지만 이 영화는 현실에 근거해서 만들어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뤽 베송 감독이 '레옹', '제5원소' 등에서 보여준 특유의 과감한 액션과 섬세한 연출은 '루시'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배경 음악과 입체감 있는 시각 효과는 몰입도를 높였다.

뤽베송의 '루시' 호기심과 상상력이 만났을 때

최민식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이라는 점에서 국내 영화 팬들의 기대도 높다. 할리우드의 대표 섹시 스타 스칼렛 요한슨 앞에서 능청스럽게 한국어로 연기하는 최민식의 모습이 흥미롭다. 영화가 여주인공 '루시'를 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미스터 장'의 분량은 많지 않지만 오랜만에 악역으로 돌아온 최민식은 비중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인간의 최대 뇌 사용량이 10%라는 것은 우리가 만든 한계가 아닐까? 그 너머의 영역에는 과연 어떤 세계가 펼쳐지는 걸까? 뤽 베송 감독은 과학자들이 풀지 못한 수수께끼를 영화적 상상력으로 풀었다. 이론적으로는 설명되지 않지만 모든 편견을 버리고 영화에 빠져든다면 생각지도 못했던 신세계를 만날 수 있다. 90분. 청소년관람불가. 9월 3일 개봉.

YTN PLUS 최영아 기자 (cya@ytnplus.co.kr)
[사진제공 = 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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