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천년고찰 '황용사'...'투조 금동귀면' 출토

되살아난 천년고찰 '황용사'...'투조 금동귀면' 출토

2018.09.09. 오전 01:3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경북 경주의 동대본산에는 지금은 사라진 사찰인 황용사 터가 있습니다.

9층 목탑으로 잘 알려진 경주 도심의 황룡사와는 다른 곳인데요.

이곳에서 금동으로 만들어진, 악귀 쫓는 화신 '귀면' 장식이 출토돼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리부리한 눈과 커다란 코, 날카로운 송곳니가 위압적입니다.

금속판을 도려내는 투조 기법으로 입체감이 돋보입니다.

통일신라 시대에 창건됐다가 지금은 사라진 경주 황용사 터에서 출토된 '투조 금동귀면'입니다.

귀면은 잡귀나 재앙을 막기 위한 것으로 기와나 문고리 등에서 많이 발견되는데, 이번에는 석탑 옥개석이 무너진 자리에서 수습됐습니다.

발굴팀은 모양과 출토된 장소를 토대로 탑 양 끝을 장식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최인창 / 불교문화재연구소 팀장 : 금동귀면이 탑에 장식되지 않았을까. 국내에서는 사례가 없는 경우거든요. 앞으로 계속 연구해서 밝혀진다면 첫 사례가 되는 아주 귀중한 자료입니다.]

금동귀면 외에 석불과 용 머리 조각 등 사찰의 격을 나타내는 각종 유물이 쏟아져 황용사의 위상을 짐작케 했습니다.

또 통일신라와 조선시대 양식이 뒤섞여 발견되면서 황용사가 다시 짓는 과정 등을 겪으며 오랫동안 사세를 유지해 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번 조사는 문화재청과 불교문화재연구소가 지난 2013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중요 폐사지 발굴조사 사업'의 성과입니다.

올해 첫 사업에서는 충남 홍성군의 옛 절터인 '상하리 사지'에서 돌 계단식 구조의 대형 석축 등 다양한 유물을 발굴했습니다.

[이윤정 / 문화재청 발굴제도과 : 아직 알려지지 않은 폐사지들을 조사하고 향후 불교 연구에 학술적인 목적으로 쓰고자 합니다. 올해는 시굴조사 4곳을 했고요. 앞으로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조사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에 흩어져 있는 폐사지는 3천여 곳에 달합니다.

가치를 알 수 없는 각종 유물 등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조사와 함께 보존과 정비를 위한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시급합니다.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