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케이크 집단 식중독 의심 환자 급증

[취재N팩트] 케이크 집단 식중독 의심 환자 급증

2018.09.07. 오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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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 학교에서 급식으로 나온 케이크를 먹고 식중독 증세를 보인 환자가 잇따랐는데 계속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이 케이크가 무려 전국 150곳에 공급됐다고 하는데요.

각 지자체가 이 학교를 직접 조사했더니 의심 환자는 더 많았고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의심 환자가 직접 신고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취재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종호 기자!

지금까지 확인된 의심 환자 얼마나 됩니까?

[기자]
식약처가 어제 오후 집계한 통계를 보면 천 명이 조금 넘습니다.

하지만 오전에 지자체에 문의하니 그사이에 의심 환자가 더 늘었습니다.

식약처가 어제 오후에 각 지자체에 이번에 문제가 된 케이크가 납품된 학교를 통보했는데, 각 지자체가 담당 보건소에 연락해 학교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파악하니 계속 수가 느는 겁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의심 환자가 나온 곳은 부산입니다.

모두 7개 학교에서 6백여 명이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고 신고됐습니다.

부산에서는 초등학교 1곳이 더 의심 환자가 있다고 보고됐는데 오늘 오전 중에 다시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앞서 말씀드린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전북에서는 15곳에 케이크가 공급됐는데 15곳 모두에서 의심 환자가 나왔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보도를 통해 식중독 사태가 알려지면서 증상이 심하지 않아 그냥 넘어갔던 학생이나 교직원들의 신고가 잇따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 케이크를 먹은 학생과 교직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증상을 보였습니까?

[기자]
일반적인 식중독 증세에 시달렸습니다.

케이크를 먹은 뒤 두통이 있었고 조금 지나 구토와 설사 증세가 왔다는 겁니다.

집단 식중독 증세가 나타나지 학 학교는 급식을 중단하고 단축 수업에 들어가는 등 부산한 모습이었습니다.

또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경우는 대입 수시 모집 원서 접수를 앞둔 민감한 시기여서 학부모와 수험생의 걱정도 큽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 케이크가 납품된 학교는 150곳인데 의심환자가 나온 곳은 20여 곳입니다.

환자가 나오지 않은 학교에 문의하니 당일에 배송받아 곧바로 제공했는데 학교에는 의심 환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모두 같은 제품을 먹고 집단 식중독 사태가 벌어졌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제품입니까?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더블유원 에프엔비'에서 만들고 풀무원 푸드머스가 유통한 '우리밀 초코 블라썸 케이크'입니다.

우리 밀과 달걀 액, 사탕수수와 식물성 크림, 설탕 등이 주원료로 영하 18℃ 이하로 냉동 유통됩니다.

먹기 전에는 해동하지만, 가열은 하지 않는 제품입니다.

식약처는 이 제품이 유통되지 않도록 잠정 유통 판매 금지 조치했고, 유통 추적 조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어제 오후에는 제조 업체에 직원을 파견해 밀봉된 일반 상자와 냉동 상자 등 상자 10개 정도를 거둬갔습니다.

풀무원 측도 문제의 케이크를 모두 회수하고 유통과 판매를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유독 가을에 새 학기가 시작될 때 이런 일이 잦은 것 같습니다. 이번 식중독 사태의 원인은 나왔습니까?

[기자]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아 섣불리 결론은 내릴 수 없지만 여러 가지 의심해볼 부분이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 있는 급식 관계자는 해당 제품이 비닐로 포장돼 냉동 유통되는 제품이어서 유통 과정에 큰 문제가 없다고 가정한다면 포장 이전 그러니까 제조 과정에 문제가 있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케이크 주재료 가운데 하나인 '달걀 액'이 비교적 상하기가 쉬워 이게 원인이 됐을 거라는 분석이 현재로써는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같은 공장에서 제조된 제품을 먹고도 어떤 학교에서는 의심 환자가 백 명 이상 나오고 다른 학교에서는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곳도 있어 유통 과정이 달라서 생긴 문제로 볼 수 있는 여지도 있습니다.

여름이 지나면서 시작되는 2학기는 어느 때보다 식중독 위험이 큰 시기입니다.

특히 이번 여름은 기록적인 불볕더위 탓에 걱정이 더 컸습니다.

새 학기 시작과 함께 전국적인 집단 식중독 사태가 터지면서 관계 기관이 점검에 소홀하지 않았는지도 도마 위에 오를 수 있습니다.

식약처와 교육부, 질병 관리본부는 이번 사태 원인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의심 환자와 케이크에서는 모두 식중독 원인균인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는데요.

관계 당국은 최종 병원체 확인 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이 나오면 회수 폐기 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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