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을 지켜라...수산물도 '종자 은행' 있다

토종을 지켜라...수산물도 '종자 은행' 있다

2018.08.20. 오전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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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종자 은행'을 아십니까?

말 그대로 씨앗들을 전문적으로 저장하는 곳인데요, 벼와 콩, 옥수수 같은 농작물은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수산물도 이런 종자 은행이 이미 문을 열고 성업 중입니다.

이승배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핑크빛을 띠는 알갱이가 유리병에 가득 찼습니다.

언뜻 보면 젤리 같기도 하고, 개구리 알 같기도 합니다.

진짜 정체는 김 씨앗!

돌김과 일반 김을 섞어 만든 '전해연'이라는 신품종입니다.

[김혜경 / 전남 해양수산기술원 수산 종자연구원 : 보통 김 씨앗은 여름 동안에 씨앗으로 보관되거든요. 그래서 실험실 온도를 (영상) 17도에서 20도 정도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양식 틀을 들어 올리자 거대한 전복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웬만한 어른 손바닥보다 훨씬 큽니다.

말발굽을 닮았다 해서 이름이 '말전복'입니다.

껍데기마다 하얀 껌딱지 같은 게 붙어 있습니다.

안에는 전복 정보를 담은 작은 칩을 넣어놨습니다.

[강성원 / 전남 해양수산기술원 수산 종자연구원 : 인식 칩마다 번호를 매겨서 이 어미 전복이 어디에서 왔고 어느 크기로 어떻게 관리가 되고 있는지를 저희가 기록으로 남겨서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곳 연구소의 1차 목표는 지역마다 이름난 다양한 수산물의 종자를 수집하는 것.

우수한 명맥이 끊기지 않게 씨앗을 배양해 동결 등 여러 방법으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해조류는 8년 전, 전복 은행은 6년 전에 문을 열었고, 김과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는 11종, 전복은 6종류 종자를 확보했습니다.

종자마다 가진 좋은 특성만을 골라 급격한 기후 변화에도 끄떡없는 새로운 토종 품종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유병동 / 전남 해양수산기술원 수산 종자연구소 팀장 : 보존된 유전자원을 가지고 교잡이라든지 선발 육종의 방법을 통해서 기후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있을 때 지키지 못하면 되살리기 힘든 소중한 우리 토종 수산물.

손에 잡히는 결과가 당장 나오지 않더라도 종자 보존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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