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앞두고 재산을 금괴로 바꿔 숨겼지만...

수사 앞두고 재산을 금괴로 바꿔 숨겼지만...

2018.08.13. 오후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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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범죄 수익으로 몰수될까 봐 재산을 금괴로 바꿔 숨긴 사업가가 경찰에 붙잡혀 금괴를 모두 압수당했습니다.

계약과 달리 저화질 중국산 단속 CCTV를 시청에 납품한 업체 대표인데요.

그동안 CCTV 성능 때문에 단속 업무에 상당한 차질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공장 사무실 천장 마감재를 열고 안으로 손을 넣어 무언가를 찾습니다.

경찰관 손에 1kg 금괴 하나가 잡힙니다.

장소를 바꿔 전기 설비 안에서도 경찰이 금괴를 찾아냅니다.

금괴를 음식물 속에 넣고 꽁꽁 얼린 사실까지 드러납니다.

[경찰관 : 아니! 이게 (금괴가) 한 개씩 들어갔어요? (네)]

금괴 주인은 부산시에 2백만 화소 국산 CCTV를 납품한다고 계약하고는 40만 화소 중국산을 버스전용차로와 간선 버스 급행 차로에 설치한 A 씨.

납품 비리가 드러나면서 경찰이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가 본격화하자 그대로 달아난 뒤 처남을 시켜 재산 25억 원을 금괴로 바꿔 숨겼습니다.

범죄 수익으로 몰수당할까 봐 벌인 일이었지만 A 씨는 금괴를 산 지 이틀 만에 붙잡혔고 자금 추적으로 금괴 존재도 금세 드러났습니다.

[박노준 / 부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조직범죄수사1팀장 : 이 범죄 수익금을 (기존 재산과) 같이 빼돌려서 금괴로 세탁했기 때문에 (모두 압수했습니다.)]

A 씨는 지난 2016년 2월부터 2년여 사이 계약과 다른 CCTV 24대를 설치하고 유지 보수 계약까지 맺어 8억여 원을 챙겼습니다.

유지 보수도 소홀히 하는 통에 CCTV는 비가 오거나 어두워지면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그마저도 고장이 잦았습니다.

단속 업무는 지금까지도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원래 있던 버스전용차로 단속 CCTV가 없습니다.

경찰이 지난 4월에 중국산을 압수해갔는데 그 이후 정상 제품을 아직까지 설치하지 않은 겁니다.

경찰은 A 씨를 구속하고 감독 업무를 소홀히 하거나 수사 정보를 흘린 공무원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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