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 인천광역버스 21일부터 중단 위기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 인천광역버스 21일부터 중단 위기

2018.08.10. 오후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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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출근길, 그나마 버스에 앉아서 잠시 눈을 붙이는 건 고단한 직장인들에게 꿀맛 같은 휴식이겠죠.

그런데 인천 시민들 일부는 이 찰나의 행복을 누리는 게 힘든 일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 업체들이 노선을 폐지하겠다며 어제 단체로 노선 폐지를 신청했기 때문입니다.

운행 중단 신청을 한 업체는 광역급행버스, 이른바 M버스를 제외한 인천시에 본사를 둔 광역버스 업체 6곳입니다.

오는 21일 첫차부터 19개 노선 259대의 운행을 중단하겠다며 폐선 신고서를 제출했는데요.

해당 노선은 1000번, 1100번, 1200번 등, 대부분 인천과 신촌, 서울역, 강남을 잇는 노선들입니다.

인천시는 오는 16일까지는 노선 폐지를 수용할지, 반려할지 업체에 회신해야 하는데요.

만약 노선 폐지로 결론이 난다면 당장 21일부터 인천 광역버스 전체 노선 70%가 운행이 중단돼 출근 대란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업체들은 최저 임금이 오른 데다 쉬는 시간을 보장하는 법이 새로 만들어져서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다고 호소했습니다.

적자의 상당 부분을 지원받는 준공영제 버스 업체와 경영, 임금 등의 격차가 더 심해져 더 이상은 운영이 힘들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지난 7일부터 시청 앞에서 버스 준공영제 도입과 재정 지원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한 광역버스 업계 관계자는 인천에서 서울로 오가는 버스를 운전하며 화장실 갈 시간도 없는데 월수입이 250만 원 수준이라면서, 준공영으로 운영되는 시내버스 기사가 350만 원 정도 받는데, 이런 격차 아래서는 도저히 노선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인천시도 이런 업계의 어려움을 알고 올해 재정 지원을 검토했었습니다.

하지만 준공영제 지원 대상이 아닌 광역버스 업계에 일시적으로 재정을 지원해주는 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제기됐습니다.

인천 광역버스의 대안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지하철을 타는 방안이 있지만 여러 번 갈아타야 하고 막차도 광역버스보다 일찍 끊깁니다.

지하철마저 놓치면 사실상 택시 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인데 요금 부담이 너무 큽니다.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시민들이 오롯이 불편을 떠안게 되는 상황에서 인천시의 고민은 커져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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