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여고 성희롱 폭로...학교 곳곳에 'ME TOO' 대자보

사립여고 성희롱 폭로...학교 곳곳에 'ME TOO' 대자보

2018.07.23. 오후 5:2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부산의 한 사립여고 학생들이 교사들의 성희롱, 성차별 발언을 폭로하는 대자보를 학교에 붙이고 이른바 '미투 운동'에 동참하고 나섰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관련 글이 올라왔는데, 더는 피해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의 한 사립여고에 붙은 대자보입니다.

미투(ME TOO),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글에서 학생들은 그동안 교사들에게서 들은 성희롱, 성차별 발언을 폭로했습니다.

한 교사는 '여자는 애 낳는 기계'라고 말하는가 하면, 또 다른 교사는 학생들의 신체 부위를 만지고,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 발언들을 했다고 학생들은 주장했습니다.

학교 복도 등에는 교사들의 성희롱 발언과 부조리 등을 고발하는 게시물들이 곳곳에 나붙어 있습니다.

최근 대자보가 게시되자 일부 학생들은 피해사례가 적힌 쪽지들을 추가로 붙이며 '미투 운동'에 동참하고 나섰습니다.

학생들은 계속되는 성희롱, 성차별 발언에 대해 학교에 문제 제기를 해왔지만, 바뀌는 게 없어 행동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고 3학년 : 몇 년 전에도 말을 했는데 바뀌는 게 없었고, 올해에도 학년 부장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는데 다 들으시고 나서는 '나는 여기서 아무것도 들은 게 없는 거로 하겠다.' 이러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 학교 교사들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와 3일 만에 5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대자보 내용의 사실 여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사안에 따라 투명하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부산시교육청도 진상 조사에 나섰습니다.

학생들이 주장한 피해 사례들이 모두 사실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더는 피해를 보고도 모른 체하거나 참지 않겠다는 용기는 교육 당국의 조사까지 끌어냈습니다.

YTN 차상은[chase@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