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과가 제일 소원'...故 김복득 할머니 영면

'진정한 사과가 제일 소원'...故 김복득 할머니 영면

2018.07.03. 오후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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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향년 101세로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故 김복득 할머니의 영결식이 경남 통영에서 열렸습니다.

김 할머니는 생전에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받기 원했지만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안타까운 생을 마감했습니다.

박종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많은 생을 살다 향년 101세에 고인이 된 고 김복득 할머니.

자녀 없는 할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에 조카와 조카 손주들이 인사를 올립니다.

시민들과 사회단체 활동가들은 눈물 어린 조사로 할머니의 넋을 위로합니다.

[이경희 /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 시민 모임 : 그 늠름하신 모습으로 차별 없고 폭력 없는 나라고 당당하게 들어가십시오.]

1918년에 태어난 김 할머니는 22살 꽃다운 나이에 돈 많이 벌게 해준다는 말에 속아 중국으로 끌려갔습니다.

중국과 필리핀에서 지옥처럼 끔찍한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한 시간만 7년.

해방되고 고향에 돌아온 뒤의 삶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故 김복득 할머니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009년) : (하고 싶었는데 못한 게 뭡니까?) 시집가는 거. (족두리 쓰고) 시집가서 알콩달콩 사는. 요즘 나이 많은 사람들도 손잡고 다니더라고. 그런 게 힘이 들어. 그렇게 한 번 살아봤으면 싶어.]

결혼할 수도 자식을 낳을 수도 없는 서러운 삶이었지만 김 할머니는 위안부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투사가 되었습니다.

일본 곳곳을 다니며 끔찍했던 위안부 피해 경험을 증언하고,

증언록인 '나를 잊지 마세요'를 발간해 위안부의 참상을 세상에 알리기도 했습니다.

어렵게 살면서 평생 모은 돈 4천만 원을 위안부 역사관 건립과 장학금으로 내놓기도 했습니다.

삶 자체가 아픈 역사였던 김 할머니의 평생소원은 단 하나, 일본의 진정 어린 사과.

[故 김복 득 할머니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009년) : 죽기 전에 사죄를 받고, (일본이) 잘못했다고…. 그게 옳다. 그게 제일 소원이다. 다른 건 없다.]

하지만 이루지 못한 소원으로 남긴 채 고인은 안타까운 생을 마감했습니다.

YTN 박종혁[johnpar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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